▲ 국민의힘 의원들이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추가경정예산 시정연설을 듣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26일)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특별히 협조를 구했습니다.
국민의힘은 피켓 시위나 야유는 하지 않고 이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할 때 기립해 맞으면서도, 연설을 들으며 박수는 치지 않고 침묵으로 대응했습니다.
다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고 퇴장할 때는 기립해 악수 인사를 하며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오늘 오전 10시 6분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민주당 의석이 있는 중앙 입구로 들어오자, 여당 의원들은 문 앞부터 연단 앞까지 양측으로 서서 박수를 치며 환영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문 앞이 자리인 박찬대 의원과 가장 먼저 인사를 나눴습니다.
뒤이어 추미애·안규백 의원, 김병기 원내대표 등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과 연이어 악수를 하며 연단으로 이동했습니다.
국무총리 후보자인 김민석 의원도 오늘 본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연단에 올라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먼저 인사한 뒤, 국민의힘 의원들이 앉은 자리를 향해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했습니다.
국무위원 의석을 향해서도 인사한 뒤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10시 9분부터 17분간 시정 연설을 하는 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총 12차례 박수 호응을 보낸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수를 치지 않았습니다.
여당 의원들은 연설 초반 이 대통령이 "외교에는 색깔이 없다"며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강조한 대목에서 첫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때 국민의힘 의원들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이 대통령은 "(여당의 박수에) 감사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응이 없는데 좀 쑥스러우니까…"라고 웃으며 에둘러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 연설 중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거나, 내용을 메모하는 등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와 달리 국민의힘 의원 중 일부는 눈을 감거나 휴대전화를 봤습니다.
이 대통령은 애초 연설 원고에 '국회의원 여러분'이라고 쓰인 대목에서 원고에 없던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조국혁신당을 포함한"이라는 말을 즉석에서 추가해 언급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또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정부가 추경안에 담지 못한 내용이 있다면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주저하지 마시고 의견을 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우리 야당 의원님들께서도 삭감에 주력하시겠지만 필요한 예산 항목이 있거나 추가할 게 있다면 언제든 의견을 내주시기 부탁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다시 야당 의석을 보며 "대한민국 경제 활력을 되찾고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데에 국회가 적극 협조해달라. 우리 국민의힘 의원들께서 어려운 자리에 함께해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언급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민주당 의원들만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중앙 의석은 물론 국민의힘 의석을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했고, 우 의장과는 악수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퇴장 때는 국민의힘 의석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립해 이 대통령과 악수 인사를 나눴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연설 중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과 달리 대체로 적극적인 태도로 이 대통령을 배웅하고, 짧은 대화도 나눴습니다.
강명구 의원은 악수를 청하는 이 대통령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고, 박성민 의원은 양손으로 맞잡은 뒤 여러 차례 허리를 깊숙이 숙여 예우를 표했습니다.
두 사람은 모두 옛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로 분류됩니다.
김성원·조경태 의원 등은 밝은 표정으로 이 대통령과 악수했습니다.
임종득·유용원 의원 등 일부는 이 대통령에게 귀엣말을 했습니다.
이 대통령과 '내란 특검' 대상자인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악수 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가장 뒷줄에 자리한 권성동·윤상현·나경원 의원 등 중진들 역시 이 대통령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습니다.
이 대통령은 중앙대학교 동문 사이인 권 의원과 대화 중 웃으며 어깨를 치기도 했는데, 권 의원이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하자 보인 반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권 의원을 포함해 나경원, 임종득 의원 등이 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청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 의원들과 인사를 마친 이 대통령 주변으로 다시 모여 인사했습니다.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박찬대 의원은 나란히 서 있자, 이 대통령은 두 사람의 손을 함께 맞잡으며 격려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소수 정당 의석으로 가 인사했습니다.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반갑게 이 대통령을 맞으며 사진 촬영도 했습니다.
진보당 전종덕 의원은 이 대통령을 향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을 철회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탈당 인사인 무소속 김종민 의원과도 사진 촬영을 한 뒤 본회의장을 떠났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