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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권 유지하려 이스라엘과 생사 대결 대신 미와 협상 택해"

이란이 이스라엘의 공습에 큰 피해를 봤지만 미국이 강제한 휴전을 받아들인 것은 정권을 보전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이란 정권은 미국의 핵시설 폭격에 보복한다며 카타르 내 미군 기지를 '상징적'으로 공격한 후 곧바로 휴전을 받아들였습니다.

이스라엘과 생사를 건 대결을 강행하는 것보다 항복한다는 인상은 주지 않으면서 미국과 협상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의 이란 전문가인 베르나르 우르카드는 "이란 정권의 입장에서 우선순위는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 정권을 구하는 것이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이란 지도부는 도널드 트럼프와 관계를 단절하지 않으려 했다"며 "왜냐하면 그가 이스라엘과 전쟁을 중단시킬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자문업체 유라시아 그룹의 이란 전문가 그레고리 브루도 "정권은 굴욕을 당했지만 여전히 살아남았고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르피가로는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한 데 대한 이란의 '신중한 보복'은 존재적 위협에 직면한 '실용주의'를 보여준다고 진단했습니다.

실제 이란은 카타르의 알우데이드 미 공군기지를 공격하기에 앞서 미국에 사전 통보해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카타르에도 이번 공격이 '형제이자 친구인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거듭 해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의 보복 뒤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공격 계획을 사전에 통보해줘 인명피해가 나오지 않도록 해준 데에 감사하다"고 밝혔습니다.

피가로는 이란이 자세를 낮추고 휴전을 받아들이게 된 데에는 12일간의 전쟁으로 이슬람공화국의 취약점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라고도 분석했습니다.

우선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에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심각하게 훼손됐고 분쟁 첫날부터 이스라엘에 제공권을 빼앗기는 약점을 드러냈습니다.

또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국가 최고위층까지 침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란은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취약점을 노출했습니다.

피가로는 이런 군사적 충돌이 장기화할 경우 이란 정권에 더 큰 리스크였을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와 같은 권력 핵심부가 계속 타격을 입었다면 권력이 약화해 내부 분열이나 이탈, 시민들의 반정부 시위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피가로는 이란이 이번 전쟁으로 취약성을 드러내긴 했으나 여전히 회복력을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의 폭격에 대한 신속한 보복은 지휘 체계가 무너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라고 피가로는 설명했습니다.

이란으로서는 핵 카드도 완전히 잃은 건 아닙니다.

미국의 핵확산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는 "400㎏의 고농축 우라늄이 어디에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카드를 들고 조만간 서방과 핵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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