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쉬워하는 울산 HD 선수들
K리그를 대표해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출전한 울산 HD가 브라질 명문 플루미넨시에 패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습니다.
김판곤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은 오늘(22일)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플루미넨시에 4대 2로 졌습니다.
지난 18일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에 1대 0으로 패한 울산은 F조 최강으로 꼽히는 플루미넨시를 상대로 선전했지만 2연패로 16강 진출의 꿈은 좌절됐습니다.
승점이 없는 울산이 26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TQL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도르트문트(독일)와 최종전을 이겨도 이미 승점 4를 쌓은 도르트문트, 플루미넨시(이상 1승 1무)를 넘을 수 없습니다.
김판곤 감독은 전력 열세를 인정하고 투톱인 에릭과 엄원상을 제외한 나머지를 후방으로 내렸습니다.
루빅손-이재익-밀로시 트로야크-김영권-강상우로 이어진 파이브백 위로 이진현-고승범-보야니치의 중원 조합을 내세워 간혹 나오는 역습 기회를 살린다는 전략을 꺼냈습니다.
하지만, 플루미넨시의 초반 공세는 예상보다 더 매서웠습니다.
킥오프 2분도 안 돼 간수의 연속 슈팅을 조현우가 몸을 날려 쳐내면서 어렵게 실점을 막아낸 울산은 전반 21분에도 실점 위기를 맞았습니다.
페널티박스 배후를 파고든 스트라이커 헤르만 카노가 손쉽게 김영권을 제친 뒤 반대편 골대를 보고 오른발로 찼습니다.
카노의 발을 떠난 공이 크로스바를 넘겨 울산이 한숨을 돌렸습니다.
그러나 5분 뒤 보야니치가 패스를 받은 뒤 어처구니없는 드리블 실수로 프리킥 찬스를 줘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페널티아크 뒤에서 존 아리아스가 찬 프리킥이 날카로운 궤적을 그리며 골대 상단 구석을 정확히 찔러 플루미넨시에 리드를 안겼습니다.
조현우가 방향을 읽고 몸을 날렸으나 공의 속도가 빨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아쉬움을 뒤로한 조현우는 전반 30분 케빈 세르나의 왼발 강슛을 쳐낸 데 이어 1분 뒤 아리아스의 슈팅도 선방해 연속 실점은 저지했습니다.
조현우가 유효슈팅 4개를 선방, 필드골 실점을 막아내 어렵게 버티던 울산 전반에 단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역습 도중 오른 측면을 질주한 엄원상이 페널티지역 깊숙한 지역에서 중앙으로 컷백을 배달했습니다.
골키퍼 파비우가 황급히 손을 뻗었으나 속도가 붙은 공이 그를 지나쳐 반대편으로 쇄도하던 이진현에게 전달됐습니다.
슈팅 각도가 쉽게 나오지 않는 상황에도 이진현이 침착하게 왼발로 차 넣어 1대 1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이는 울산의 대회 첫 골입니다.
자신감을 찾은 이진현은 전반 추가 시간에는 엄원상의 역전골로 이어지는 '택배 크로스'도 배달했습니다.
엄원상이 이진현의 크로스를 다이빙 헤딩으로 마무리해 플루미넨시 팬들을 침묵에 빠뜨렸습니다.
후반 들어 울산이 라인을 올리면서 치열한 중원 싸움이 전개된 가운데 끌려가던 플루미넨시가 후반 21분 저력을 발휘해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페널티박스에서 트로야크가 멀리 걷어내지 못한 공이 하필 노나토의 앞에 떨어졌고, 노나토가 오른발로 골대 구석을 노려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플루미넨시는 후반 38분 페널티박스 내 혼전 상황에서 센터백 후안 프레이테스가 결승 골을 터뜨려 3대 2로 다시 앞서갔습니다.
이에 김판곤 감독은 베테랑 이청용과 정우영을 동시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으나 경기가 끝날 때까지 추가 득점을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후반 추가 시간 케노에게 네 번째 실점을 허용하면서 두 골 차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이날 울산과 플루미넨시의 경기에는 2만 9천321명의 관중이 입장했습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도 현장을 찾았습니다.
두 팀이 치열하게 맞붙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은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이 열리는 장소입니다.
(사진=울산 HD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