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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쇼] 최준영 "지정학적 요충지? 대한민국, '한반도 천동설' 벗어나야"

[대선특집 리부트2025⑥ 최준영 박사]

- 트럼프 재등장? 미국인 '화' 건드려 당선돼
- 무역적자, 자산유출…美 이중착취 막겠단 것
- 관세전쟁 목표는 중국, 강하게 나와 당황한 美
- 동맹국들도 반발…美, 정리해가는 단계로 봐
- 한국 관세 대응은? 미국 원하는 걸로 '밀당'해야
- 中, 美와 '헤어질 결심'...새 글로벌 질서 구축하려
- 美 40년 만에 리노베이션, 집 무너질까 걱정도
- 美中 싸우면 미국이 유리…中 고령화 등 어려움
- 한국, 미중 사이 양자택일? 복합적 게임 준비해야
- 한반도 천동설 벗어나자…여러 판 짜고 연습 필요
- 한국 글로벌 전략 리부트? '상상력'이 필요하다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09:00)
■ 일자 : 2025년 6월 13일(월)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최준영 박사


[계엄과 탄핵을 지나 다시 활짝 피어날 대한민국. 각계의 전문가들과 함께 새로운 미래 지도를 그립니다. 김태현의 정치쇼 특별 기획 리부트 2025]
 
▷김태현 : 김태현의 정치쇼가 준비한 리부트 2025. 오늘의 키워드는 트럼프입니다. 트럼프 2기에 대응해서 새 정부의 외교 통상 전략도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이런 말이 나오죠. G2, 미국과 중국 사이에 지정학적으로 끼어 있는 우리나라가 살아나는 법 이분께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력이 굉장히 광범위한 분입니다. 공학박사 소지자시고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회 입법조사처를 거쳐서 지금은 법무법인 율촌의 수석전문위원이시고 구독자 58만 명을 거느린 유튜버이기도 합니다. 지구본연구소 최준영 박사와 함께합니다. 박사님, 안녕하세요.
 
▶최준영 : 안녕하세요. 최준영입니다.
 
▷김태현 : 박사님, 이 트럼프라는 사람이요. 등장도 놀랍고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로 퇴장도 놀랍고. 그런데 다시 재등장했거든요. 어떤 면에서 보면 어떻게 미국에서 트럼프라는 사람이 두 번이나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을까 이런 의구심도 들긴 하는데 미국의 민주주의를 뒤흔들면서 트럼프가 재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 이건 뭐예요?
 
▶최준영 : 어떻게 보면 정치인이라는 것을 한번 원론적으로 이야기해 보죠. 어떤 정치인이 잘나서 사회를 바꿔 놓을까요 아니면 그 정치인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변화가 있어서 그거를 캐치한 정치인이 등장하는 걸까요? 어느 쪽이 더 가까울까요?
 
▷김태현 : 후자가 맞을 것 같은데요.
 
▶최준영 : 글쎄요. 역사적으로 보면 양쪽 다 있을 것 같기는 한데 현재 2025년 트럼프 지난 첫 번째 당선 때부터 지금까지 한 10년을 생각을 해 보면 두 번째 후자 쪽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미국 국민들이 뭔가 지금은 아닌 것 같아, 이대로는 아닌 것 같아라고 했는데 그걸 바꾸고 싶어라고 하는 생각을 구체화시키고 “당신도 이런 생각하고 있지? 그런 생각하고 있잖아. 솔직히 말해 봐”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트럼프였고 그렇기 때문에 당선이 됐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김태현 : 그럼 미국 백인 주류들이 속으로는 내가 피해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그 속마음을 잘 긁었다 이런 거죠?
 
▶최준영 : 그러니까 꼭 백인뿐만 아니고요. 실제로 미국 사람들에 관한 여러 가지 심리 상태를 여론조사해 보면 한 단어로 정리해 볼 수 있어요.
 
▷김태현 : 피해 의식?
 
▶최준영 : 화, 앵그리.
 
▷김태현 : 앵그리.
 
▶최준영 : 그러니까 연방정부는 이상한 데 돈 쓰는 것 같고 내가 지금 죽겠는데 어디 저 지구 반대편에 가서 엉뚱한 짓거리 하고 있고.
 
▷김태현 : 남의 나라 전쟁 도와주고 이런 거.
 
▶최준영 : 내가 비싼 돈 들여서 힘들게 해서 자식 대학 보냈더니 이상한 거나 배우고 와서 가르치려고 덤벼들고라는. 그러면 정부는 도대체 뭐 하냐, 내 세금 가져가서라는 질문에 대해서 정치인들은 답을 해야죠. 그리고 그게 1, 2년 사이에 벌어진 일도 아니고 지난 30년 동안 벌어졌던 일이란 말이죠.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미국 국민들 입장에서 봤을 때는 정치인들이 말한 30년 동안의 약속을 우리는 지켜봤어. 그런데 틀렸잖아. 틀렸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정치인이 왜 아무도 없어라고 했는데 트럼프는 틀렸어. 잘못된 거야. 내가 바꿔놓을게라고 말했던 첫 번째이자 유일한 정치인이라고 저는 보거든요.
 
▷김태현 : 그래요?
 
▶최준영 : 그거를 쉽고 간단하게 원래 알던 트럼프가 설명해 준 거죠. 내가 왜 이렇게 힘들게 살지? 다 중국 때문이야라고 누가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었잖아요.
 
▷김태현 : 없었죠.
 
▶최준영 : 그런데 트럼프라는 사람은 미국 국민들 중에서 원래부터 모르던 사람이 있을까요? 다 알던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이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어떻든 간에 간단명료하게 가르치려고 덤벼들지 않고 이야기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정치인이 가져야 될 덕목 중의 하나죠.
 
▷김태현 : 그래서 재선이 됐어요. 관세, 집권하자마자 관세 폭탄을 전 세계에 뿌리고 다니잖아요. 트럼프가 이렇게 관세에 꽂힌 이유는 뭐예요?
 
▶최준영 : 그러니까 미국 입장에서 봤을 때는 지식인들도 그렇고 평범한 사람도 그렇고 미국이 이중착취를 당하고 있다는 생각들을 많이 해요.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 미국은 연간 한 9000억 달러 정도의 무역 적자를 봅니다. 무역 적자를 본다는 것은 일시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론적으로 보면 결국은 환율이 변해서 이것이 결국은 균형점을 찾아가요. 그런데 계속 적자를 본단 말이죠. 그러니까 많은 미국 사람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이건 뭔가 상대가 불공정한 수단을 써서 반칙을 해 가지고 우리한테 계속 돈을 벌어가네라고 생각하는 게 첫 번째. 그다음에 두 번째 이거는 조금 어려운 이야기이긴 한데 그렇게 돈 벌어가지고 뭐 하냐. 그러면 결국은 그 돈 가지고 미국의 자산을 사들인다. 결국은 미국 사람들이 쌓아올린, 수백 년 동안 힘들게 노력해서 쌓아 올렸던 자산을 외국 애들이 반칙해서 벌어간 돈으로 쪽쪽 빼가고 있다.
 
▷김태현 : 국채도 사고 부동산도 사고.
 
▶최준영 : 그렇죠, 주식도 사고. 대한민국 주식만 해도 1000억 달러가 넘지 않습니까?
 
▷김태현 : 그렇죠.
 
▶최준영 : 그러니까 우리 입장에서 봤을 때는 너희들 국채 안 사주면 너희들 2조 달러 그 재정 적자 어떻게 메꿀 거냐. 우리 한국 사람들이 열심히 테슬라 사주고 하니까 미국 주식 올라서 너희들 은퇴 생활을 우리가 보장해 주는 거 아니냐고 우리는 이야기하지만 미국 사람들 생각에는 또 반대일 수도 있는 거죠.
 
▷김태현 : 박사님, 이 관세 전쟁 시작하면 결국 미국도 손해가 될 것이다라는 전망이 있었고 그리고 실제로 지금 들어가서 보니까 미국도 물가 오르고 미국도 제조업 기반 무너지고 안 좋다는 거잖아요. 근데 그런 부작용은 계산 안 했을까요, 트럼프가? 아니면 본인이 계산했는데도 밀어붙인 거예요 아니면 아예 계산을 못 한 거예요? 단순하니까.
 
▶최준영 : 제가 보기에는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보면.
 
▷김태현 : 후자가 맞았군요.
 
▶최준영 :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는 거죠. 관세를 맞기 싫으면 미국에 투자할 거 아니냐.
 
▷김태현 : 심플하게.
 
▶최준영 : 네. 대한민국의 현대차 그룹이 미국에 210억 달러 투자하는 것처럼 관세 맞기 싫으면 와서 뭔가 투자하면 미국에 일자리 생기고 미국 산업 발전하고 제조업 다시 올라갈 텐데 그때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 그러니까 국민들이 좀 참아달라.
 
▷김태현 : 버티면 우리나라가 이긴다?
 
▶최준영 : 그렇죠. 그런 생각을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봤을 때는 미국 국민들이 인내심이 좀 없네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김태현 : 역시 트럼프의 최종 목표는 이제 중국일 거 아니에요, 박사님. 근데 중국과의 관세 전쟁, 이거 지금 흘러가는 걸 보니까 양측이 다 보복 관세를 145, 125까지 올렸다가 일시 휴전했다가 중국이 강하게 저항하거든요. 희토류 수출 금지 카드 꺼내들면서. 그러다가 지금은 좀 수그러든 모양새잖아요.
 
▶최준영 : 그렇습니다. 협상 진행 중이죠.
 
▷김태현 : 트럼프는 중국이 이렇게 세게 반박할 걸 예상 못했을까요?
 
▶최준영 : 어떻게 보면 중국이 생각보다 강하게 나온다는 점에 대해서 좀 당황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중국이 그동안에 트럼프가 당선되면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를 열심히 연구를 한 것도 있고 나름대로 준비도 많이 해 놓은 거죠. 그러니까 이를테면 실질적으로 지금 중국이 미국한테 수출하는 액수는 어마어마하게 보이지만 중국 전체 GDP로 보면 2%밖에 안 돼요.
 
▷김태현 : 그래요?
 
▶최준영 : 그 말은 무슨 말이냐? 중국이 바로 다이렉트로 미국에 수출하는 게 아니고 스리쿠션으로 베트남을 경유하든 캄보디아를 경유하든 태국을 경유하든 한국을 경유하든 어떤 형태로든 다양한 루트를 통해서 미국에 수출하는 루트들을 확보를 해 놓고 있다고 볼 수가 있는 거죠. 그러니까 이제 미국 입장에서 봤을 때는 이것을 전부 다 틀어막아야겠다고 생각해서 전 세계적인 어떤 관세 부과를 했는데 하다 보니까 평소에 사이가 안 좋았던 국가들은 괜찮은데 평소에 그래도 우방이라고 생각했던, 동맹이라고 생각했던 국가들의 입장까지 다 입이 나와 가지고 왜 우리한테 이러느냐고 하니까 미국 입장에서 봤을 때도 이게 생각보다는 좀 복잡하네라고 생각을 할 텐데 어쨌든 미국 입장에서 봤을 때는 이제 정리를 해 나가는 단계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시작한 지 아직 다섯 달도 안 됐어요.
 
▷김태현 : 그러네요. 그럼 일단은 초반 장세는 중국이 나름대로 트럼프가 집권하면 어떻게 할 줄 알고 트럼프의 스타일을 면밀히 연구해서 나름대로 준비를 했다.
 
▶최준영 : 맞습니다.
 
▷김태현 : 근데 박사님, 우리나라는 이 관세 전쟁에서 중국처럼 대응하기는 쉽지 않은 거잖아요.
 
▶최준영 : 우리나라 입장에서 봤을 때는 이 관세라는 게 미국이 무엇을 원하느냐. 그러니까 미국이 베트남에 대해서 원하는 거랑 대한민국에서 원하는 거랑 일본에서 원하는 거랑 다 다를 수 있단 말이죠. 그러니까 미국이 왜 화가 났는지를, 상대방이 화가 났는데 그냥 무조건 내가 잘못했어라고 이야기할 필요는 없단 말이죠. 왜 화가 났는지,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뭔지 그리고 또 나름대로 거기에 대해서 밀고 당기기를 또 해 봐야죠.
 
▷김태현 : 결국 우리나라는 뭘 줘야 돼요, 그러면? 방위비요?
 
▶최준영 : 여러 가지 카드들을 할 수가 있는 거죠. 아닌 말로 방금 방위비 말씀하셨는데 방위비라는 것도 그냥 단순히 현금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우리가 지원해 주는 것을 금액으로 환산할 수 있을 것이냐가 다르단 말이죠. 가령 이를테면 미국 입장에서 봤을 때는 중국과의 해군력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두려움이 되게 큽니다. 왜냐하면 미국은 1년에 두 척 만들기도 힘든데 중국은 수십 척씩 찍어내고 있으니까. 그러면 우리나라 입장에서 봤을 때는 대한민국 정부 예산으로 미군이 쓰는 군함까지는 우리가 모르겠다. 그런데 해군이 전쟁을 하려면 많은 배들이 필요합니다. 급유함, 수송함 등등. 이런 거 만들어서 우리가 미국한테 30년 무상 리스로 줄게. 쓰세요.
 
▷김태현 : 예를 들어 아이디어로.
 
▶최준영 : 그렇죠.
 
▷김태현 : 괜찮네요, 그거.
 
▶최준영 : 그렇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결국은 이제 관세 전쟁의 최종 목표는 중국일 건데 대중 포위, 대중 압박 이거는 사실은 바이든 때부터도 그랬으니까 모든 미국 대통령들이 하고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트럼프 때 더 세졌단 말이죠. 그럼 미국의 중국에 대한 최종 목표는 뭐예요? G2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건가요, 중국을?
 
▶최준영 : 글쎄요. 이게 상당히 헷갈려요. 그러니까 미국도 중국도 사실은 근본적인 목표가 무엇이냐에 대해서 서로가 좀 헷갈리는 면들이 있고 특히나 미국이 더 헷갈리죠. 중국 같은 경우에 보면 이제 한 향후 10년 정도를 보는 글로벌 목표는 분명합니다. 일구양제예요.
 
▷김태현 : 일구양제.
 
▶최준영 : 그러니까 하나의 지구에 두 가지 제도, 즉 미국 유럽이 중심이 되는 서구 중심의, 서방 중심의 글로벌 질서라고 하는 일반적인 질서가 하나 있고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그게 특색 사회주의가 됐든 뭐가 됐든 좌우간 나머지 한 150개 국가들이랑 같이할 수 있는 또 다른 제도가 왜 안 되느냐.
 
▷김태현 : 진짜 G2네요, 그럼.
 
▶최준영 : 그렇죠. 단지 중국은 미국을 끌어내려서 내가 그 지위로 올라가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어요. 중국 입장에서 봤을 때는 미국이 그동안 80년 동안 한 일은 너무나 희생이 많고 들인 품에 비해서 얻는 건 없고 왜 그런 일을 해야 되는지 잘 모르겠다는 게 중국의 입장이거든요. 그러니까 미국과 유럽은 너희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해, 우리한테 간섭하지 말고. 중국은 전 세계 4분의 3 이상의 나라인 글로벌 사우스랑 같이 뭔가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서 해 볼 테니까 간섭하지 마라는 거고. 다 겉으로 보면 미국 좋아하는 것 같지만 세상에 보면 미국 싫어하는 나라도 많고 다름대로 대안적인 걸 찾는 나라 많아라는 게.
 
▷김태현 : 왜 너희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드냐 이런 건가요?
 
▶최준영 : 그렇죠. 그러니까 결국은 생각해 보면 미국과 중국 모두 서로가 헤어질 결심은 이미 했어요. 헤어질 결심은 했는데 나는 덜 아프고 남은 더 아프게 하는, 어떻게 보면 이혼 협상을 진행해야 되는 그런 상황에 있는 거죠.
 
▷김태현 : 중국은 그렇고 미국의 목표는 뭐예요?
 
▶최준영 : 미국의 목표는 어떻게 보면 지금 이제 새로운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도모하고 있다고 저는 봐요. 그러니까 미국이라는 나라는 역사적으로 보면 한 40년마다 큰 변화를 택해 왔습니다. 1930년대에 루스벨트 대통령이 돼서 뉴딜이라는 걸 만들었죠. 그러면서 미국을 국가 주도, 어떻게 보면 큰 정부. 많은 세금으로 대표되는 그러한 사회로 만들었어요. 그래서 40년 동안 잘 작동했습니다. 그러다가 1970년대에 아주 여러 가지 혼란을 겪었죠. 80년대에 레이건 대통령이 등장해서 다시 40년 동안 시장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규제를 철폐해야 된다. 그 모드로 40년을 갔어요. 두 번 다 모두 어떻게 보면 쉽지 않은 결정이고 시도였는데 성공을 했어요.
 
▷김태현 : 그랬죠.
 
▶최준영 :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미국이라는 나라는 그 큰 나라가, 그렇게 힘세고 잘사는 나라가 한 40년마다 스스로 변신의 어떤 판단을 하고 도전을 하는 거죠. 그래서 잘돼서 여기까지 온 건데.
 
▷김태현 : 거의 진짜 30~40년이네요, 텀이.
 
▶최준영 : 주기적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번 텀이 과연 어떻게 될 것이냐에 따라서 많은 것들이 바뀌겠죠,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고.
 
▷김태현 : 그래요? 미국이랑 중국이랑 싸우면 누가 이겨요? 질문 너무 초딩스러운 거 아니에요?
 
▶최준영 :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제일 궁금해 하시는데 그러면 제가 거꾸로 질문드려볼게요. 자녀분이 미국 국적을 취득해서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에서 일하는 걸 원하세요 아니면 중국 국적을 취득해 가지고 북경이나 상해에서 일하는 걸 원하세요?
 
▷김태현 : 아메리카 시티즌이 돼서 인 뉴욕에서 사는 걸 원합니다.
 
▶최준영 : 대한민국 국민들 99%는 아마 동일한 대답을 할 거예요.
 
▷김태현 : 그래요?
 
▶최준영 : 그러면 대한민국 입장에서 봤을 때는 누가 이길 거냐는 질문은 무의미해요. 한국 사람들은 무조건 미국이 이겨야 된다는 당위로 이기지 않으면 큰일나라는 것으로 이미 다 선택을 한 거예요.
 
▷김태현 : 한국 사람들은.
 
▶최준영 : 단지 걱정스러운 거는 그게 만약에 틀리면 어떡하지? 그게 걱정스러울 따름이지 그러니까 승리라는 거를 몇 년 후에 따져볼 것이냐를 이야기해 볼 필요가 있는데 보통 한 세대 30년 정도를 놓고 한번 생각을 해 보면 객관적인 조건으로 보면 미국이 유리합니다. 왜 그러냐 하면 전 세계적으로 지금 나타나는 현상이 늙어가고 애를 안 낳고 그러거든요. 결국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요. 경제 규모가 다 쪼그라들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전 세계에서 아프리카를 제외한 지역에서 향후 30년 동안 생산 연령 인구, 만 15세에서부터 64세까지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거라고 예상되는 지역은 북미 지역밖에 없어요.
 
▷김태현 : 많은 이민자.
 
▶최준영 : 이민자 멕시코, 캐나다. 그리고 북미 대륙은 잘 아시겠습니다만 대서양 태평양으로 둘러싸여 있으니까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마음만 먹으면 눈 딱 감고 그냥 문 닫아 걸고.
 
▷김태현 : 고립주의를 선택할 수 있구나.
 
▶최준영 : 자기들끼리 땅 파서 그 안에 있는 거 파먹고 살면 한 세대 정도는 얼마든지 잘 버틸 수가 있어요. 그러니까 시간이 지날수록 중국 같은 경우는 동아시아 국가답게 출산율도 떨어지고 고령화도 심해지고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이 있단 말이죠. 그러니까 단기적으로 한 5, 6년 사이에서는 중국과 미국 이렇게 보면 중국이 상당히 공세적으로 나오면서 미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마는 계속 똑같은 패턴으로 갈 수는 없거든요. 우리 1990년대에 일본이 이렇게 될 거라고 누가 예상했습니까?
 
▷김태현 : 맞아요.
 
▶최준영 : 그런 것처럼 이제 길게 봐야 되거든요. 길게 보면 미국이 유리하다는 것이 인구 구조를 비롯한 여러 가지 측면에서의 일인데 문제는 미국이 용감하게 자기들의 체질 개선, 리노베이션을 선택을 했다고 보면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취하는 방식은 옆에서 지켜보기에는 좀 겁이 납니다. 그러니까 이제 기둥을 잘 바꿔야 되는데 너무 급하게 건드리다 보니까 리노베이션 하다가 집이 오히려 무너지지 않을까.
 
▷김태현 : 알겠습니다. 결국 이제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상 선택의 순간이 다가온다는 표현들을 많이 하더라고요, 많은 언론에서.
 
▶최준영 : 그거를 왜 그렇게만 보시는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김태현 : 그래요? 왜냐하면 우리 전통적으로 안미경중 이런 얘기 많이 했잖아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근데 미국에서 국방부 장관이 안 된다던데?
 
▶최준영 : 지금은 미국이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이잖아요. 한국은 놀랍게도 현명하게 그런 데 맞춰서, 트렌드를 맞춰서 잘 바꿔오고 있단 말이죠. 그러니까 우리는 자꾸 양자택일이라고 그러는데 세상일 중에서 정말 양자택일할 것은 진짜 전쟁이 터졌을 때 그때를 제외하고 나면 여러 가지 카드들이 많단 말이죠. 그러니까 미국과 중국, 우리 셋만 있는 게임이 아니잖아요. 아시아에는 여러 나라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우리 옆에는 우리랑 별로 사이가 안 좋지만 그래도 여전히 세계 3, 4위의 경제력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이라는 나라가 있어요. 그러니까 우리는 많은 청취자분들께서 생각하지만 중국이 싫은 이유가 뭘까요? 중국이 우리를 자꾸 무시하는 것 같단 말이죠. 옛날식으로 대하는 게 싫은 거예요. 그러면 우리 혼자서 아무리 중국이랑 맞서려고 해도 이게 잘 안 돼. 그러면 미국은 그걸 뻔히 알고 자기들 마음대로 과도한 요구를 우리한테 하는 것도 싫어.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요, 우리 입장에서 봤을 때는? 보통 그동안의 상황을 보면 우리가 일본하고 관계가 좋아지면 중국도 우리한테 대해서 그렇게 막 대하지 못했어요. 그다음에 미국도 어떻게 보면 한국과 일본은 원래 사이가 안 좋은 걸 잘 알죠. 그런데 두 나라가 비슷한 목소리, 사실은 한국과 일본은 비슷한 상황입니다. 같이 늙어가고.
 
▷김태현 : 상황 자체가.
 
▶최준영 : 같이 늙어가고 제조업 중심 국가고 여러 가지로 비슷한 고민들을 하고 있는 나라예요. 그렇다고 해서 완벽하게 믿고 신뢰할 수는 없겠지만 이러한 상황, 여러 가지로 지금 정신없이 돌아가는 상황에서는 한 5, 6년 정도는 일본과 어떻게 보면 우리가 여러 가지 이해관계를 같이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친한 척, 대외적으로 봤을 때 그냥 부지런히 서로 만나고 여러 가지 일에 대해서 논의하고 그러면 두 나라가 경제력을 합치면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도 만만치 않거든요.
 
▷김태현 : 그런데 박사님, 일본이랑 가깝게 지내려는 시도가 이게 정치인들 입장에서는 워낙 쉬운 게 아니어서 국민 감정 때문에.
 
▶최준영 : 그렇죠. 그런데 1년에 1000만 명씩 놀러 가는데. 사실 생각해 보면 지금 그 감정이라는 것이 지금 10대, 20대 이런 친구들한테는 일본이라는 나라는 전혀 위협적이지 않아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우리는 지금 1960년대의 눈으로, 70년대 초반생의 눈으로 자꾸 모든 것을 판단하는 우를 범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미래 세대의 생각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어떻든 간에 전 세계에는 200개 가까운 나라가 있고 아시아만 해도 수많은 나라들이 존재한다고 생각을 해 보면 그 속에서 우리가 복합적인 게임을 할 준비를 해야 된다. 저는 이제 한반도 천동설에서 벗어나야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김태현 : 한반도 천동설.
 
▶최준영 : 다 한국 사람들은 자꾸 대한민국 한반도가 세계에서 지정학적으로 제일 중요한 곳이다라고 자꾸 생각들을 하시는데 그렇지 않아요. 그렇게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곳은 전 세계에 많습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우리는 원 오브 뎀이에요. 그러면 원 오브 뎀이면 거기에 걸맞게 여러 가지 판을 짜고 넓게 보고 동남아부터 시작을 해서 큰 그림을 그렸다가 지웠다가 수정했다가 하는 연습과 실전을 거듭해 봐야 되는 거죠. 그러려고 지금 몸집을 키웠지 않습니까? 여기까지.
 
▷김태현 : 그러네요.
 
▶최준영 : 최근에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님께서도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셨잖아요. 그러니까 산업적으로 봤을 때 서로가 손을 잡으면 도움이 될 게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과 대만은 지금 손을 잡았잖아요.
 
▷김태현 : 반도체로.
 
▶최준영 : 양쪽은 하드웨어 최강자예요. 일본은 로봇 하드웨어의 최강자, 대만은 AI 반도체의 최강자. 그러면 우리도 어떻게 보면 그러한 삼각형을 구성해서 잘할 수 있는 것들은 더 강하게, 서로가 약점이 있으면 좀 보완하는 이러한 구조로 가보는 시도를 해야죠.
 
▷김태현 : 알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인데요. 저희 기획 제목이 리부트 2025인데 한국이 통상 분야에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 리부트하기 위해서 제일 필요한 게 뭐다. 하나만 뽑아주신다면요?
 
▶최준영 : 어떻게 보면...
 
▷김태현 : 우리 박사님의 전문 분야에서요.
 
▶최준영 : 상상력이죠.
 
▷김태현 : 상상력?
 
▶최준영 : 네. 대한민국은 상상력이 부족해요. 정책이라는 것도 그다음에 대외 관계라는 것도 결국은 누군가 머릿속에서 그전까지 없던 그림을 그려서 그것을 가지고 상대방을 설득을 하고 국내적으로 지지를 얻고 하는 그림을 그려봐야 된다는 거죠. 어떻게 보면 우리는 1990년대 중반에 4강 외교 그다음에 한반도 평화, 햇볕 정책. 그 이후에 새로운 것을 과연 만들어 냈느냐고 생각하면 없단 말이죠. 그거는 탈냉전 이후에 1990년대에는 맞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지금 상황이 바뀌었다는 것은 모두가 다 인정한단 말이죠. 그러면 거기에 걸맞은 새로운 무엇인가를 그려보려고 노력을 해야 되는 것이고 어떻게 보면 지금 우리한테는 또 그럴 만한 여건이 갖춰지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앞서 말씀하셨던 시야를 넓게 가지고 세계 지도를 놓고 그렸다 지웠다, 그렸다 지웠다 하는 이런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런 말씀이셨어요. 오늘 저희 정치쇼가 마련한 특집 리부트 2025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지구본연구소의 최준영 박사와 함께했습니다. 박사님, 감사합니다.
 
▶최준영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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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SBS 김태현의 정치쇼]

김태현의 정치쇼 (시간 수정/오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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