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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불황에 부동산 안정 시급…"공급 청사진 제시해야"

서울의 한 건설 현장
▲ 서울의 한 건설 현장

새 정부의 부동산·건설 분야 최대 과제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와 건설 경기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입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서울과 지방의 집값 양극화 속에 공급 절벽 우려가 커지고 있고, 건설 경기는 공사비 상승과 지방 미분양 등으로 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조만간 건설사의 줄도산이 일어날 수 있다는 '7월 위기설'도 고개를 드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업계는 공급 확대 및 건설사의 수익성 확보 정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건설업계는 무엇보다 공공 공사비 적정화와 지방 미분양 적체를 시급한 해결 과제로 꼽습니다.

정부가 지난달 공공 공사 발주 때 건설사들이 적정 단가를 확보할 수 있도록 공사비를 현실화하는 내용의 정책을 내놨으나, 최근 3~4년간 급등한 공사비 상승분을 메우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오늘(4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공사비지수는 2020년 이후 30% 가까이 급등했으며 대형 건설사조차 수입보다 지출이 커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습니다.

부동산R114 분석을 보면 지난해 상위 10대 건설사(시공능력평가 기준)의 매출 대비 원가율은 93%에 육박하며 2곳은 100%를 웃돌았습니다.

통상 원가율이 80% 수준이어야 안정적이라고 판단합니다.

공사비 상승 속에 지방에선 미분양이 적체되면서 지방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중소형 건설사의 줄도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공능력평가기준 200위권 이내의 중견 건설사만도 올해 11곳이 법정관리를 신청했으며 등록말소·폐업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내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 등을 기점으로 건설업의 유동성 위기가 고조되며 건설사 줄도산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7월 위기설'도 등장했습니다.

업계는 건설사 수익성 확보 정책과 함께 지방 미분양 해소 등을 위해선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다주택자 세제 중과 폐지나 미분양 주택 취득 시 양도세 한시 감면, 취득세 중과 배제 등의 정책이 시행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동주 한국주택협회 상무는 "집값 상승 우려로 손을 못 대고 있으나 지방의 미분양 주택 해소를 위한 과감한 금융 및 세제 정책을 내놔야 한다"며 "지방에서 민간임대사업자가 아파트를 매입해 등록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를 통한 일감 창출도 시급한 과제로 손꼽힙니다.

대한건설협회는 최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에 내년 SOC 예산이 30조 원 이상 편성되도록 건의했습니다.

서울 응봉산에서 바라본 강남구 압구정동, 청담동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부동산시장은 서울과 지방의 집값 격차가 커지는 양극화 현상과 함께 당장 공급 절벽 우려에 직면해 있습니다.

국토부가 최근 발표한 주택통계에 따르면 1~4월 누계 인허가는 9만 14가구로 작년 동기 대비 12.2% 줄었습니다.

1~4월 주택 착공(5만 9천65가구)은 33.8%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분양(4만 1천685가구)도 41.0% 줄었습니다.

1~4월 준공(13만 9천139가구)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9.8% 줄어드는 등 각종 주택 공급 지표가 일제히 하락세입니다.

지난 3월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가 공동 발표한 내년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도 19만 773가구로 올해(27만 4천360가구)보다 30.5%가량 감소합니다.

특히 서울은 올해 4만 6천710가구에서 내년에는 2만 4천462가구로 거의 반토막 납니다.

서울의 연간 적정 공급 물량은 약 4만 5천여 가구입니다.

이러한 공급 절벽은 시장 불안을 키우며 집값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속에 서울은 집값이 오르고 지방은 하락하며 집값 격차가 커지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됩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5분위(상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은 13억 4천18만 원으로, 5분위와 1분위(하위 20%) 아파트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11.6배 기록했습니다.

이는 KB부동산이 해당 통계를 조사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최대치입니다.

이제는 '양극화'를 넘어 '초양극화'라는 평도 나옵니다.

이러한 시장 양극화는 주택 공급과도 연관돼 있습니다.

공사비 상승세 속에 서울 주변부의 재건축 단지는 사업성이 낮아 재건축이 진행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주택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감이 지금 시장 불안의 핵심"이라며 "공급 계획을 더 구체화해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강남은 외부 유입된 수요가 많아 공급만으로 집값을 잡기 어렵다"면서 "지방은 수요 진작, 수도권은 수요 조절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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