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
중원의 선택은 또다시 '정권 교체'였습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대전과 충남은 이재명 후보를 선택했습니다.
2022년 제20대 대선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며 정권 교체를 이끌었던 이 지역 민심은 또 정권 교체 카드를 꺼냈고, 이번엔 민주당이었습니다.
대전과 충남은 역대 선거마다 유동적인 표심을 보이며 판세를 좌우해왔습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민심 바로미터'의 위상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대전과 충남에서 승리하는 후보가 대권을 잡는다'는 공식은 또 지켜진 셈입니다.
오늘(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대전에서 49.50%, 충남에서 47.68%를 득표하며 두 지역 모두 1위를 차지했습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대전 40.58%, 충남 43.26%를,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각각 9.76%와 8.00%를 얻었습니다.
전국적으로 이 대통령은 49.42%,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8.34%를 각각 기록한 것과 비교해보면 대전의 '표심'은 광역 지자체별로 볼 때 최종 결과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1987년 이후 치러진 모든 대선에서 대전과 충남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가 대통령에 오르지 못한 사례는 단 한 번뿐입니다.
지역감정이 극심했던 1987년 제13대 대선으로, 신민주공화당 김종필 후보는 충남에서 45.03%를 얻으며 1위를 기록했지만 전국 득표율 8.6%에 그치면 낙선했습니다.
이를 제외하면 대전·충남의 선택은 늘 정권의 향배를 가늠하는 신호탄이 됐습니다.
역대 대선 결과가 증명합니다.
제20대 대선에서 대전과 충남은 윤석열 후보를 선택하며 그의 대통령 당선의 토대를 만들었습니다.
당시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0.73%포인트(p)에 불과했지만, 대전에서는 3.11%p, 충남에서는 6.12%p의 격차가 났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제19대 대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대전에서 42.93%, 충남에서 38.62%를 얻으며 청와대 입성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2012년 제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각각 51.55%와 48.02%의 최종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박 후보는 대전과 충남에서 각각 49.95%와 56.66%를 얻어 49.70%와 42.79%를 얻은 문 후보를 누를 수 있는 기반이 됐습니다.
제17대 대선에서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대전과 충남에서 각각 11.73%p와 13.18%p 차이로 제쳤습니다.
제15대 대선과 제16대 대선에서 충남 출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호남 출신 김대중 후보와 영남 출신 노무현 후보에게 연달아 패배했습니다.
이회창 후보는 두 번의 대선에서 대전과 충남 어디서도 1위 득표를 하지 못하는 등 이 지역에서의 열세가 결정적인 요인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전과 충남 유권자들이 특정 정당보다는 인물과 실리를 우선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합니다.
이념이나 지역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이익에 따라 지지여부를 결정한다는 설명입니다.
이재현 배재대 자율전공학부 교수(한국지방정치학회장)는 연합뉴스에 "대전·충남 유권자는 영남이나 호남처럼 강한 지역주의적 투표보다 실리적 측면, 즉 후보의 역량이나 실현 가능성, 통합 리더십을 중시하는 성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전·충남 표심은 전국 결과에 수렴하거나 유사한 패턴을 보여 대표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대전·충남지역 민심이 분열보다 균형을 선택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공동취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