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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심판론' 무색한 경남…보수 강세 또 한번 입증

'계엄 심판론' 무색한 경남…보수 강세 또 한번 입증
▲ 연설하는 이재명 후보

경남 유권자들은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역대 대선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경남에서 이재명 당선인은 85만 1천733표를 얻어 득표율 39.4%를 기록했습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112만 3천843 표를 획득해 득표율 51.99%를 보였습니다.

김 후보와 이 당선인의 득표율 차는 12.59% 포인트입니다.

경남의 경우에는 역대 대선에서 대통령 당선인의 소속 정당과 관계없이 국민의힘 계열 후보가 무조건 우위에 섰습니다.

국민의힘 계열 후보와 민주당 계열 후보 간 득표율 차는 2000년대에는 40% 포인트 상당을, 2010년대 들어서는 20% 포인트 상당을 보이는 등 민주당에게 경남은 늘 고배를 안기는 지역이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도 이변은 없었습니다.

김 후보가 이 당선인을 12.59% 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경남 유권자 절반 이상인 51.99%의 선택을 받으면서 경남은 또 한 번 보수 강세지역임을 입증했습니다.

합천에서는 두 당 간 득표율 차가 45.97% 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창원 성산·진해, 김해, 거제, 양산을 제외(이 중 민주당 득표 우위 지역은 김해·거제)한 전 지역에서 득표율 차가 두 자릿수로 벌어졌습니다.

민주당이 탄핵 정국 내내 강조한 계엄 심판론은 결과적으로 경남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 모양새입니다.

유사한 탄핵 정국 하에서 치러진 19대 대선(2017년) 때 민주당의 성적표와도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홍준표 후보를 경남에서 역대 가장 근소한 차인 0.51% 포인트로 따라붙었고, 당선에도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이 당선인의 경우 19대 때처럼 유사한 탄핵 정국에서 선거를 치렀음에도 국민의힘 후보와 표 차를 근소하게 좁히지는 못했습니다.

또 민주당이 경남에서 가장 선전한 성적표를 받아 든 19대 때 창원 의창·성산·진해, 김해, 거제, 양산 등 6곳에서 득표 우위를 차지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김해(5.01% 포인트 차)·거제(3.82% 포인트 차) 지역에서만 더 많은 표를 얻는 데 그쳤습니다.

김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고, 거제는 2018년에 이어 지난 4월 치러진 거제시장 재선거에서 민주당 당선인을 배출한 곳입니다.

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귀향한 양산과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이 있는 창원 성산에서도 국민의힘보다 각각 1.96% 포인트, 6.32% 포인트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탄핵 정국에서 선전을 기대한 민주당으로서는 경남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든 셈입니다.

민주당은 경남에서 이번 대선 득표율이 직전 대선(37.38%) 때 보다 5% 포인트 이상 늘 것으로 기대해 왔습니다.

지역정가에서는 이 같은 결과를 두고 막판 보수 결집 때문이라거나, 전통적 보수 성향을 지닌 데다 유권자 연령층이 높은 경남 유권자들 사이에서 이 당선인의 '사법 리스크' 등으로 인한 비호감이 적지 않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분석합니다.

민주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직전 대선에 비해서는 득표율 면에서 도약이 있었다"면서도 "막판에 보수 결집이 일어난 결과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조재욱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보수 성향인 경남의 유권자 연령층이 높고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가 많지 않은 데다, 계엄도 잘못이지만 민주당도 잘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 유권자들도 여전히 있었을 수 있다"며 "그럼에도 이번 대선에서는 정치적 분위기가 민주당에 우호적으로 조성된 부분이 있기에 민주당으로서는 경남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든 셈"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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