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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날벼락"…미 유학 준비생들 '갈수록 태산'

"이게 무슨 날벼락"…미 유학 준비생들 '갈수록 태산'
▲ 하버드 대학교

미국 당국이 전 세계 외교 공관에 유학생 비자 인터뷰를 일시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는 보도가 28일 새벽 나오자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회원 38만여 명이 모인 네이버 카페 '미준모'는 이날 오전 그야말로 폭탄이 떨어진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미국 이민과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이 카페 회원들은 충격에 휩싸인 채 너도나도 걱정을 쏟아냈습니다.

이 카페 이용자 '즐거운**'은 "전 인스타에서 먼저 보고 가짜뉴스인 줄 알았어요. 세상에"라고 썼고, '호수**'는 "아직 I-20 안 나와서 비자 인터뷰 예약 못 했습니다. 입학이 8월 중순경인데 입학 시기 놓치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라며 걱정했습니다.

I-20은 유학생 자격증명서를 말하며, I-20이 없다면 학생(F·J 등) 비자를 받을 수 없습니다.

'별달**'은 "7월 출국 계획했는데 인터뷰 예약을 못 해서 정말 난감하네요"라고 했고, '벨깅***'은 "아직 비자 인터뷰 신청 못 했는데 막막하네요. 얼른 재개되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적었습니다.

또 'hyu***'는 "미국 비자가 일시 중단된 게 맞나요. 머리가 하얘지네요. 고등학생 1학년 i-20 기다리고 있는데 걱정이네요", '해피**'는 "언제 재개될지 모르겠지만 밀린 인터뷰들 몰려서 날짜도 뒤로 밀리고, 비자 발급까지 시간도 더 걸릴 거 같은데 갈수록 태산이네요"라고 썼습니다.

특히 당장 9월 가을학기 미국 학교 입학을 준비하는 유학생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가을학기를 준비하는 유학생들은 이르면 5월, 늦으면 6월 중으로 비자 인터뷰를 예약합니다.

'Lee****'는 "전화 확인했는데 검토 중이라더니 인터뷰 신청 막혔습니다. 내일 어떻게 될지 결정한다고 합니다"라고 전했고, '딩디**'는 "아침에 소식을 기사로 접하고 놀라서 카페에 들어왔는데…아직 I-20도 안 나왔는데 너무 걱정이네요. 8월 초에 나갈 수 있을런지"라고 토로했습니다.

'khr***'는 "이번 주에 비자 신청서 작성 마무리해서 신청하려고 했는데 날벼락"이라며 "나중에 풀리게 되더라도 인터뷰 예약 경쟁이 심할 것 같다"고 적었습니다.

또 'har***'는 "7월 초 비행기표 예약해뒀는데 비자 프로그램 서류가 오지 않아 인터뷰 신청을 하지 못했다"며 "비행기표를 취소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썼습니다.

앞서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 당국이 현지에 유학하려는 학생에 대해 소셜미디어(SNS) 심사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또 미 국무부는 이 같은 제도 도입을 준비하기 위해 전 세계 외교 공관에 유학생 비자 인터뷰를 일시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이미 예약된 인터뷰는 예정대로 진행하도록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올 가을학기 미국 박사 과정을 준비 중인 이 모(26) 씨는 "내달 11일에 비자 인터뷰가 예약돼있는 상황이지만 불안하긴 마찬가지"라고 토로했습니다.

이 씨는 "현재 예약된 인터뷰에서 비자가 거절되면 2차 인터뷰를 잡을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며 "최근 F1 비자가 거절되는 경우가 많아져서 불안감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행히 이번 조치가 시행되기 전 인터뷰를 예약해뒀으나, 그와 함께 박사 진학을 준비하는 이들 중 신규 인터뷰 예약을 잡지 못한 이들은 속절없이 온라인 슬롯이 열리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이 씨는 "가장 걱정되는 것은 아예 박사 입학이 취소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미국 대학에 입학 연기 제도가 있긴 하지만 웬만하면 받아주지 않는다. 인터뷰를 미리 안 한 학생 탓이라고 학교 측이 거절하면 입학이 아예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며칠 전 미 당국이 하버드대 유학생 비자 거절 조치 후 하루 만에 이를 철회한 만큼 이번에도 빠르게 해결될 수 있으니 이번 주까지는 지켜보자는 생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유학원들도 비상입니다.

목동에서 유학원을 운영하는 박 모 씨는 전화통화에서 "어떠한 유예기간 없이 바로 오늘부터 예약 창구를 닫아버리니 몹시 당황스러운 상황"이라며 "학부모들도 지금 난리가 났다. 피해를 보는 학생이 너무 많다"고 밝혔습니다.

박 씨는 "보통 가을학기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이 시즌에 입학허가서를 받고 6월 말부터 7월 초에 비자 인터뷰를 받고 출국한다"며 "6월 중으로 인터뷰 중단 조치가 해제되지 않는다면 가을학기 입학에 중대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저희도 상담하는 부모님들에게 정 해결되지 않으면 내년 봄학기를 준비해보자고 얘기해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씨는 앞으로 학생들의 SNS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일 계획입니다.

그는 " 초등학생이면 몰라도 중고등학생 중 SNS를 하나도 하지 않는 친구는 없지 않나"라며 "비교적 국내에는 반유대주의적 정치성향을 가진 학생이 적기 때문에 문제가 될 여지가 적어보이지만 미국 혹은 트럼프에 반대하는 게시물은 올리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어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더반포유학그룹 벤자민 유 대표도 "이번 소식을 듣고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안이 더욱 고조된 상태"라며 "정부와 대학 간 힘겨루기일 수 있으니 최대한 안심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학생들에게 SNS에 정치성향을 최대한 드러내지 말고, 게시물을 잘못 올리게 되면 학업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실히 알려주려고 한다"며 "비자 지원서에 SNS 유무를 확인하는 난이 있는데 최대한 적지 않는 것이 좋으며, 기재하더라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조언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미국 비자 인터뷰 온라인 예약 창구는 접속량이 많아 접근이 어려운 상태입니다.

강남의 또다른 유학 관계자는 "접속이 안 되니 예약 창구가 닫혀있는지 확인조차 어렵다"며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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