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천연기념물인 팔색조가 최근 유리창에 부딪혀 죽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걸 막으려고 조례까지 만들어졌지만, 달라진 건 없다고 합니다.
KNN 박명선 기자입니다.
<기자>
바닥에 누워 딱딱하게 굳어 폐사한 채 발견된 새 한 마리.
천연기념물인 여름 철새, 팔색조입니다.
이 팔색조는 지난 25일 경남 거제의 한 주택 유리창에 충돌해 폐사했습니다.
[김소원/경남 거제 : 팔색조가 거제도에서 정말 귀한 새로 알려졌는데 하필이면 유리창에 비친 자연이라고 생각하고 유리창에 돌진해서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지난 19일에도 역시 거제의 한 학교에서 유리창에 충돌해 폐사한 팔색조가 발견됐습니다.
팔색조 번식지인 동부면 학동리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만큼 팔색조가 많은 거제에서 폐사 역시 빈발하는 것입니다.
숲과 가까운 주택 건물의 통유리창은 언제든지 조류 충돌의 위험이 큽니다.
전 세계에서 1만여 마리뿐인 팔색조는 여름철 남해안에 번식을 위해 찾아오는데, 오자마자 죽음의 위기를 맞는 것입니다.
조류는 주변 상황을 판단하는 시력이 좋지 않은데, 특히 철새는 지형지물에 익숙하지 않아 위험이 더 큽니다.
팔색조를 포함해 이렇게 건물 유리창에 충돌해 죽은 야생조류 수만 우리나라에서 한 해 800여만 마리에 이릅니다.
팔색조 등 야생조류 폐사가 잇따르면서 거제시는 지난해 야생조류 충돌 예방 조례까지 만들었지만 이후로도 바뀐 건 없습니다.
흔히 사용하는 맹금류 스티커는 사실상 예방 효과가 없는 만큼, 조류가 인식할 수 있는 격자무늬 스티커 도입 등 팔색조를 포함한 야생조류를 보호할 수 있는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정창욱 KNN)
KNN 박명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