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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무단결석 지도하다 항의 받아…밥도 못 먹을 만큼 스트레스" 숨진 제주 교사 유족의 호소

어제(22일) 새벽 제주도의 한 중학교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된 40대 교사의 유족은 고인이 최근 학생 가족의 지속적인 민원으로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할 만큼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밝혔습니다.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던 고인은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등교를 제대로 하지 않고 일탈행동을 해온 학생 1명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학생 가족으로부터 '아동학대'라는 항의를 지속적으로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유족이 갖고 있는 고인의 휴대전화에는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학생 가족이 많게는 하루 10여 차례씩 아침부터 저녁까지 전화를 걸어온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유족은, 고인이 항의를 받으면서도 해당 학생이 수업일수 미달로 중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게 될까 걱정돼, 끝까지 가족에게 등교 여부를 전달하고 진단서 등을 발급받아 무단결석 처리를 막으려 했다고 전했습니다.

고인은 지난 19일 두통을 호소하며 학교 측에 병가를 사용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사용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지난 21일에도 학생 가족이 학교에 찾아오겠다고 해 병가를 미뤘지만 학생 가족은 약속을 어기고 오지 않았다고 유족은 전했습니다.

고인의 아내는 "심지어 남편은 잘못하지 않았음에도 학생 가족에게 사과까지 했지만 상대측은 '사과하지 말라' '벌은 알아서 받으라'며 괴롭혔다고 말했습니다. 또 "20년 교직생활 동안 고인은 누구보다도 학생을 사랑했고 "모범 교사상을 받을 정도로 착실했다" 고 전했습니다.

제주도교육청은 숨진 교사의 분향소를 교육청 앞마당에 설치하고 오는 25일까지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재작년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학교의 민원대응팀과 교원 안심번호 서비스 등 교육활동 보호체계가 강화됐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취재 : 조지현 / 영상편집 : 김수영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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