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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졸업인데"…'유학 차단' 발표에 하버드 한인 학생 '노심초사'

하버드대 로고 (사진=AP, 연합뉴스)
트럼프 미 행정부가 22일(현지 시간) 정부의 요구에 반기를 든 세계적 명문 하버드대를 상대로 외국인 학생 등록을 받지 못하도록 인증을 취소했다는 소식에 하버드대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을 앞둔 한인 학생들은 충격과 함께 불안감에 휩싸인 분위기입니다.

정부의 이례적이고 극단적인 조치로 인해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계속 머무르며 학업을 이어 나갈 수 있을지 누구도 뚜렷한 대답을 해주지 못하는 가운데, 학생들은 사태 전개 상황을 지켜보며 대학 측의 공식 설명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버드 한인학생회 황정호 회장(컴퓨터사이언스·4학년)은 이날 통화에서 "소식을 접한 유학생들 모두 굉장히 당황스러워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국토안보부는 지난달 16일 하버드대에 서한을 보내 캠퍼스 내 외국인 학생들의 범죄 행위와 폭력 행위 이력 등에 대한 정보 제공을 4월 30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당시 국토안보부는 4월 30일까지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SEVP 인증 종료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당시에도 다소 불안감이 조성되기도 했지만, 제출 마감일 이후에도 별다른 추가 소식이 들리지 않자 다들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생각했다고 황 씨는 전했습니다.

그는 "괜찮아진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늘 갑자기 뉴스로 소식을 접해 너무 당황스럽고 걱정들을 많이 한다"며 "아직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연락 받은 것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일부 한인 학생은 '지금 당장 비행기표를 구해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나', '이러다가 미국에서 쫓겨나는 것은 아닌가'라는 반응을 보이며 불안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버드대는 2024∼2025학년도 학사일정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다음 주에 졸업식을 앞둔 상황입니다.

방학이 시작되다 보니 현재 캠퍼스 기숙사에는 졸업 예정자 등 일부만 남아 있다고 합니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하버드대가 법을 준수하지 않음에 따라 학생 및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Student and Exchange Visitor Program·SEVP) 인증을 상실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국토안보부는 SEVP 인증 상실에 따라 하버드대가 더 이상 외국인 학생을 등록받을 수 없다며 기존 외국인 재학생은 다른 학교로 편입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법적 지위(체류 자격)를 상실하게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SEVP는 유학생 비자 등을 관리하는 국토안보부의 프로그램으로, SEVP 인증이 있어야 외국인 학생 등에 유학생 자격증명서(I-20) 등을 발급할 수 있습니다.

I-20는 F·J 등 학생 비자 승인에 필요한 핵심 서류입니다.

황 씨는 재학생뿐만 아니라 자신과 같은 졸업 예정자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설명했습니다.

황 씨는 "재학생은 새 학기가 시작하는 9월까지 일단 상황을 지켜볼 시간이 있는데, 이미 취업했거나 취업을 앞둔 졸업생들은 일을 할 수 있는지, 체류 신분이 어떻게 유지될지 몰라 막막해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유학생 가운데 많은 수는 대학 졸업 후 전문직 비자(H-1B)를 취득할 때까지 일정 기간 학생비자 신분으로 취업할 수 있는데, 이번 조치로 학생비자가 취소될 경우 미국 내 구직 및 취업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졸업 예정자를 포함해 이미 졸업한 뒤 학생비자 신분으로 취업비자 취득을 대기 중인 졸업생들도 이번 조치로 영향을 영향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황 씨는 "당장 6월 출근을 앞둔 친구들도 있는데 자신이 일을 할 수 있는지조차 알지 못해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대학의 공식 입장이나 설명이 나오기를 모두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하버드대 한인 유학생은 학부 한인회 기준으로 약 40명 수준입니다.

대학원생까지 포함하면 한인 학생 규모는 이보다 더 늘어납니다.

하버드대에 따르면 올해 기준 하버드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약 6천800명으로 전체 학생의 약 27%에 해당합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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