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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대통령 "집단학살 없어"…미 언론도 "트럼프 주장 틀려"

남아공 대통령 "집단학살 없어"…미 언론도 "트럼프 주장 틀려"
▲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 만난 트럼프 미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현지시간 21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과의 정상회담에서 거론한 '백인 농부 집단학살' 의혹에 대해 정면 반박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라마포사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등 방미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남아공에서 집단학살은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극좌 정치인의 연설 등을 담은 동영상을 상영해가며 남아공에서 백인 농부들이 집단으로 살해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회담 때 남아공 내 범죄 희생자 중 다수는 흑인들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1차 반박한 데 이어, 특정 인종을 겨냥한 집단적인 학살이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님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미국 주류 언론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조직적이고 집단적인 학살을 의미하는 '제노사이드'가 남아공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한 데 대해 "근거가 없다"거나 "잘못된 주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학살'의 증거로 제시한 영상과 관련해 잘못된 설명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영상 속의 한 장소를 지목하며 '백인 농부 1천명이 매장된 곳'이라고 했는데, 분석 결과 해당 장소는 2020년 9월 남아공 뉴캐슬 인근에서 열린 백인 농부 부부 피살 추모 행진 장면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남아공은 매우 높은 살인 발생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경찰 통계에는 백인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폭력 범죄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있지 않다"면서, "사실상 모든 경제지표에서 백인 남아공인이 흑인 남아공인보다 잘 산다"고도 지적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양자간 정상회담에서 상영된 영상은 남아공 태생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SNS에 적어도 두 차례 게시됐던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머스크는 남아공 정부가 백인을 차별한다고 비난해왔으며 이번 회담에 배석했습니다.

회담 중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 주장을 펴며 강도 높게 압박하자 라마포사 대통령은 웃음을 지으며 "죄송하다. 저는 드릴 항공기가 없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카타르 왕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호화 항공기를 선물한 일을 끌어와 격해진 분위기를 누그러뜨릴 겸 나름대로 '뼈 있는 농담'을 한 것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랬으면 좋았을 것이고 나는 받았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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