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부고등학교의 상담 교실.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지원하는 베이킹 수업이 열렸습니다.
서툰 손으로 밀가루를 반죽하고 재료를 올리다 보면 어느새 머릿속 가득했던 고민이 사라집니다.
[손으로 반죽하면 돼요. 수제비 하듯이 동그랗게. (안 뭉쳐져요, 이게.)]
학생들을 위해 '마음이 쉬어가는 교실'을 기획한 사람은 김도경 전문상담교사입니다.
수학과 영어를 가르치지 않지만, 김 교사는 학생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지난해 11월, 김 교사와의 만남이 인생을 바꿨다는 김지우 학생.
힘들었던 순간,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준 대화들을 원동력 삼아 항공 승무원이라는 꿈을 꿀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김지우/동부고 3학년 : 핑계 대고 학교 빠지고 했었는데 솔직히, 선생님 덕분에 그래도 좀 나오게 되고, 지금 웃으면서 이렇게 예쁜 옷 입고 화장도 하고 이렇게 할 수 있는 것도 다 선생님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정서적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부터 학교 부적응 학생까지, 지금도 하루에 네댓 명의 학생들이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그녀와 교감하고 있습니다.
[김도경/동부고 전문상담교사 : 다양한 문제들로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교우 관계라든지 학업 스트레스라든지 가정환경에서의 어려움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요인으로 작용해서 학업 중단의 위기에 있는 학생들도 있고….]
아동 학대 사실을 조기에 발견했고, 기초생활수급 대상 학생에게 생계비 지원을 직접 연결하기도 했습니다.
민감할 수 있는 나이, 속 깊은 대화가 아니었다면 쉽게 털어놓을 수 없는 얘기들이었습니다.
[김도경/동부고 전문상담교사 : 선생님 생각보다 힘이 세니까 선생님 손 꽉 잡고 가자 이런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하거든요. 어려운 상황에서 선생님을 믿고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 이런 말들을 많이 해주고 싶습니다.]
학교 폭력, 교권 침해로 갈수록 의미를 잃어가는 스승의 날, 지금 교육 현장에 필요한 건 학생들을 향한 스승의 따뜻한 시선일지도 모릅니다.
[선생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