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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폭탄 맞은 미국 주식, 더 주저앉나…코스피는 '저가 메리트' [스프]

[경제탈곡기] 미국이 도발한 관세전쟁 초반 관전평 (글 :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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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상반기 글로벌 증시는 관세전쟁으로 홍역을 치렀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하자마자 관세 폭탄이라는 무기를 전방위적으로 난사했다. 마약 밀수 근절을 명분으로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 등에 부과한 펜타닐 관세, 철강과 자동차에 부과한 품목별 관세, 모든 국가에 부과한 보편관세, 미국의 국가별 무역수지 적자를 기반으로 산정된 상호관세 등이 혼재되면서 관세율 계산이 쉽지 않을 지경이었다.

급기야 여러 가지 관세가 중첩된 중국에 적용되는 합계 관세율이 '125%가 아닌 펜타닐 관세 20%가 포함된 145%'라고 백악관 관계자가 따로 확인해 줄 정도였다. 이후 뜬금없게도 대중국 관세율이 245%라고 기재된 자료가 백악관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미국 무역법 301조에 의거해 바이든 행정부 때부터 부과된 관세를 포함하면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대중국 관세가 245%라는 설명이었다.

관세 폭탄을 맞은 글로벌 주식시장은 큰 폭으로 하락했고, 미국 국채금리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폭등했다. 그래도 관세 논란을 거치면서 한 가지는 확실해졌다. 미국이 도발하고 있는 관세전쟁이 중국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상호관세율 발표 이후 미국 증시가 급락하고, 국채금리가 치솟자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시행을 90일간 유예했지만, 중국에 대한 관세율 인상은 그대로 강행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는 중국에 대한 적대성을 여과 없이 드러냈지만, 관세전쟁 초기의 기상도는 미국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형국이다. 상호 파괴적인 관세 부과는 미국과 중국 양국에 타격을 주겠지만, 고통을 감내하는 내구력은 중국이 미국보다 더 강해 보인다. 정치적 리더십을 비교하면 미국은 상대적으로 열린 체제이고, 중국은 갇힌 체제이다. 트럼프라고 하는 이질적인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백악관에 들어가기는 했지만, 그래도 미국은 중간선거 포함 2년마다 유권자들이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고, 주식과 채권시장에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의 원성도 정치가 외면하기는 힘들다.

반면 중국의 정치체제는 미국보다 훨씬 더 권위주의적이다. 시진핑 주석은 개혁개방 이후 장쩌민, 후진타오 등 자신의 전임자들이 유지했던 10년 임기 제한을 깨고 사실상 영구집권의 길에 접어들었다. 이런 정치 구조가 장기적으로 중국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 가늠하기는 힘들지만, 요즘과 같은 극단적 대립 구도 하에서는 나름 장점을 가질 수 있다. 외부로부터 오는 자극을 묵묵히 견디는 힘은 미국보다 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탈곡기

또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바이든 정권을 거쳐 지속되고 있는 미국의 경제봉쇄 정책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과 '전기차'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의미 있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최근 중국 기업들의 약진은 현기증이 날 지경이지만, 최근 필자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가전업체 '샤오미'가 출시한 전기차였다. 샤오미의 전기차는 출시 직전 24만 대의 선주문을 받았는데, 이 수치는 현대차 제네시스의 작년 글로벌 판매량과 비슷하다. 글로벌 증시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애플은 얼마 전 전기차 사업을 포기했다. 왜 애플은 실패했는데, 샤오미는 성공했을까. 제조업 경쟁력이 기반이 된 공급망 우위가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었다. 중국은 배터리를 비롯해 모든 부품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지만, 미국은 그렇지 못하다. 중국 경제는 미국의 공격을 받으면서도 선방하고 있다.

트럼프 2기의 관세전쟁의 초반 기상도는 선공을 날린 미국의 금융시장이 더 크게 타격을 받고 있고, 중국은 상대적으로 잘 버티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시장을 달래고 있다. 다만 이제 막 집권 4개월 차에 들어선 트럼프 정부가 보호무역의 깃발을 당장 내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긴장의 강화와 완화라는 과정을 반복할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이 벌인 냉전은 1991년에 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되기까지 46년 동안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가장 결정적인 위기의 순간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였을 것이다. 세계는 핵전쟁의 일보 직전에 도달했다는 공포감이 커졌다. 그렇지만 공멸을 불러올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냉전이 끝나지도 않았다.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로도 냉전은 30여 년 가까이 더 지속됐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경기의 침체 가능성이 가장 큰 리스크이다. 관세 논란 이후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의 장기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작년 9월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해 총 1%p의 금리인하를 단행(5.25~5.5%→4.25~4.5%)했지만,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기준금리 인하 직전의 3.71%(2024년 9월18일)에서 4.31%(2025년 4월24일)까지 오히려 상승했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보호무역에서 촉발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이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높은 금리가 오랫동안 높게 유지되고 있어 소비 위축을 매개로 미국 경제의 성장률은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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