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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까지 번질까 걱정돼 잠 못 잤다"…뜬눈 밤샌 대구 산불 이재민들

"집까지 번질까 걱정돼 잠 못 잤다"…뜬눈 밤샌 대구 산불 이재민들
▲ 고단한 밤

"집 뒷산에 불기둥이 환히 보였어요. 너무 걱정돼서 밤새 한숨도 못 잤습니다."

오늘(29일) 오전 6시쯤 대구 북구 동변중 강당은 전날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로 대피해 온 조야동, 서변동 등 주민들의 대화 소리로 웅성거렸습니다.

아직 잠을 청할 시간이었지만, 강당 밖 복도에는 어르신들이 굳은 표정으로 멀리 피어오르는 산불 연기를 바라봤습니다.

이따금 굉음을 내며 지나가는 헬기가 보이면 손으로 가리키기도 했습니다.

밤새 뜬눈으로 지새웠다는 70대 어르신은 "아무래도 잠들기 쉽지 않더라"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그는 "밤새 잠을 설치다가 다시 누웠다가를 몇 번 반복했는지를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불이 꺼져있는 강당 내 주민들도 쉽게 잠에 못 든 건 매한가지였습니다.

텐트에서는 여기저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안부 전화를 받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한 어르신은 "텐트가 너무 답답하다"며 강당 내 의자에 앉아 뉴스를 봤습니다.

오늘은 집에 가도 되냐며 공무원에게 묻는 주민도 있었습니다.

김 모(45)씨는 "오전 3시에 강당으로 대피했다"며 "집에 있어도 되겠다 싶었는데 소방관들이 문을 두들기면서 빨리 대피하라고 하더라"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집 앞 공원에 나가니 불기둥이 벌겋게 보이더라"며 "불이 집까지 번질까 싶어서 걱정돼 잠을 거의 못 잤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출근해야 하는 데 연차를 쓸까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윤 모(58)씨도 "아파트 뒷산에 밤하늘이 환할 정도로 불길이 보이더라"며 "너무 걱정돼서 상황 보고 집을 살펴보려 한다"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윤 씨는 강당 밖에 주차된 차를 손으로 가리키며 "자녀들은 불편하다고 차에서 밤새 지냈다"고 했습니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팔달초 180명, 매천초 102명, 동변중 92명, 연경초 66명, 동평초 16명 등 주민 456명이 대피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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