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킹 피해를 당한 SK텔레콤 유심 무상교체가 이뤄진 첫날, 대리점마다 유심을 바꾸려는 가입자들이 몰렸습니다. 유심 재고가 금방 동이 나면서 곳곳에서 혼란이 이어졌습니다.
박원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양천구의 SK텔레콤 대리점 앞입니다.
문을 열기 30분 전인데도 2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줄을 섰습니다.
서울 서초구와 용산역, 을지로와 신촌 등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주요 지역은 물론이고, 전국 대부분의 SK텔레콤 대리점 앞에서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김문식/서울 양천구 : 사람들이 이게 다 지금 이렇게 난리라서 저도 지나가다가 동참했거든요. 금융 정보가 새나가면 무섭잖아요. 그래서 무서워가지고 이제 동참한 거예요.]
SK텔레콤이 유심보호서비스 가입만으로도 해킹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며, 피해가 발생하면 100% 보상하겠다고까지 했지만, 가입자들을 안심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동호/서울 양천구 : 개인 정보 피해 입으면 결론은 SKT에서 보상해 줄 것이라는 것도 못 믿겨 가지고 여기 그냥 줄 서 있는 거거든요. 나중에 피해 생기면 어떻게 될지, 저희가 다 독박을 쓰게 될 텐데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대리점에서는 줄을 선 사람들에게 번호표를 나눠줬는데, 가족 휴대전화도 가져왔다며 번호표를 더 달라는 요청도 있고,
[SK텔레콤 가입자 : 지금 여기 제 전화기하고 애들 아빠도 있는데 왜 안 된다는 거죠?]
번호표부터 주고 나서 설명을 하라는 항의도 빗발쳤습니다.
[SK텔레콤 가입자 : 번호표부터 주고 하라니까.]
이 대리점이 확보한 유심이 100개뿐이어서 번호표 배부가 중간에서 끊기자, 원성은 더 높아졌습니다.
[SK텔레콤 가입자 : 여기 뒤에 1시간 기다리는 사람은 내일 우선 주든지 아니면 무슨 이유가, 얘기가 있어야지. 이거는 무조건 가라고 그러면 어떻게 해요? 1시간 기다렸는데.]
대리점 직원은 유심이 언제 추가로 들어올지 알 수 없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습니다.
[SK텔레콤 대리점 직원 : 저희도 SK본사에 계속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고, 저희도 유심이 언제, 몇 시에 들어올지 모르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유심 교체 온라인 예약 신청 사이트도 접속자들이 몰리면서 장애를 빚었습니다.
매장 혼란을 막기 위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고 홍보한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사이트도, 한때 대기자가 50만 명 넘게 늘어나면서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다음 달까지 SK텔레콤이 확보하겠다고 밝힌 유심 물량은 600만 개로, 전체 가입자 2천300만 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합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이상학, 영상편집 : 우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