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가 피해 막아라…대구 산불, 민가 방화선 구축 주력

오늘(28일) 대구의 관문인 북대구IC 인근 함지산 자락에서 발생한 산불로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된 가운데 소방당국이 민가 피해를 막기 위해 불길 차단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대구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오늘 오후 2시 2분 북구 노곡동 산12에서 시작된 산불이 북구 서변동과 조야동 민가 쪽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소방 당국은 불이 민가 일대로 번지지 않도록 방화선을 치고 건축물에 사전에 물을 뿌리는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습니다.

산불은 다량의 연기를 내뿜어 발화 지점에서 수㎞ 떨어진 도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산불은 발생 1시간여 만에 1㎞ 떨어진 북구 조야동 민가로 번지며 '산불 2단계'와 국가소방동원령, 소방 대응 1단계가 발령됐습니다.

오늘 산불 진화 헬기는 일몰 때인 오후 7시까지 가동됩니다.

관계 당국은 오후 6시부터 상황판단 회의를 실시합니다.

바람은 오후 10시쯤에야 잦아들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앞서 당국은 북구 조야동, 노곡동, 관문동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을 발령했습니다.

조야동 일대에는 "산불이 번지고 있어 주민들께서는 인근 초등학교로 대피하시기를 바란다"는 재난안내 방송이 이어졌습니다.


목격자들은 산불이 발생한 지 5분도 안 돼 불이 바람을 타고 산을 뛰어넘었다고 전했습니다.

고 모(45·조야동) 씨는 "산에 불이 붙었다가 봉우리에서 또 저쪽 봉우리로 뛰어넘어갔다"며 "산불이 엄청나게 빠르게 넘어가서 감당이 안 될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조야동 주민 A(60대)씨는 "집 바로 근처까지 불길이 왔는데 건물주가 소방용 호스로 물을 막 뿌려 불을 막았다"라며 "집에서 귀중품만 챙겨서 빠져나왔다"고 했습니다.

관문동 한 관계자는 "집집마다 어두워지기 전에 대피를 해야 한다고 알리고 있다"며 "다들 짐만 싸서 아직 안 나가려고 하시는데 어두워지기 전에 대피 대상 지역을 비워놓는 게 목표"라고 전했습니다.

한전은 배전선로 일부 구간에 피해가 예상돼 조야동 일대 7가구에 전기를 사전 차단했습니다.

발화 지점은 금호강과 북대구IC 주변입니다.

대구 북구와 인접한 중·서구는 물론이고 발화 지점에서 19㎞ 떨어진 경북 경산시 압량읍에서도 산불로 인한 연기가 맨눈으로 확인됐습니다.

발화 지점에서 직선거리로 7㎞ 떨어진 동구 신암동 동구청에서는 연기와 함께 탄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산불이 발생한 북구 일대에는 한때 순간최대풍속 11㎧의 강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강풍이 만들어낸 시커면 연기로 인해 산불이 발생한 지점으로부터 일대 수백m 상공에서 시야가 확보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구시에 따르면 오늘 오후 6시 기준 산불영향구역은 57㏊, 진화율은 14.5%입니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진화 헬기 24대 등 진화 장비 81대, 진화대원 704명을 투입해 진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