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로펌·대학 이어 시민단체에도 압박…"면세 박탈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명 로펌과 명문대에 이어 껄끄러운 관계의 시민단체에게도 압박을 가했습니다.

17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DC의 비영리 단체인 '워싱턴의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CREW)의 '면세 지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CREW에 대해 "그것은 공익단체여야 한다"면서 "그들의 유일한 공익은 도널드 트럼프를 쫓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살펴보고 있다. 우리는 많은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CREW 외에 자신의 석유 증산 정책에 반대하는 환경단체들의 면세 지위도 언급했습니다.

이어 "면세 지위는 특권이다. 정말 특권인데, 하버드대보다 훨씬 더 많은 곳에서 남용하고 있다"며 "우리는 몇 가지 성명을 발표할 것이다. 이건 큰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CREW가 미 정가의 대표적인 정부·정치인 부패 폭로 단체로서 트럼프 대통령을 오랫동안 감시해왔다는 점에서 면세 지위 박탈 위협은 보복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1·6 의사당 폭동 사태를 선동한 혐의를 받았던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를 막으려는 소송에 참여했고, 최근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직원 대규모 해고에 반대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창립자인 노엄 아이젠은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임기 당시 탄핵 소추를 당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반대파와 진보진영을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범위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자신에 대한 수사에 관여했던 인사들이 속해있거나 자신의 반대파를 변호했던 로펌들을 겨냥해 보복성 제재 조치를 내놨습니다.

또 대학을 상대로는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근절 등을 명분으로 교내 정책 변경을 강압적으로 요구습니다.

이에 반기를 든 하버드대에 대해서는 22억 달러(약 3조 1천억 원) 규모의 연방 보조금을 동결하고 면세 지위 박탈까지 추진하고 있습니다.

시민단체나 대학과 같은 비영리 단체들이 면세 지위를 잃게 되면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하고 세금 공제 혜택을 바탕으로 유치하던 기부금도 줄게 되는 만큼 재정에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