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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관세 맞서 내수 강조하는 중국…정작 소비자 44%는 "실직 걱정"

미 관세 맞서 내수 강조하는 중국…정작 소비자 44%는 "실직 걱정"
중국이 미국과의 관세전쟁 대응을 위해 내수 진작을 강조하고 있지만 중국인들은 '관세폭탄'으로 일자리를 잃을 걱정을 하면서 소비도 줄일 생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가 미국의 대중 고율 관세 부과 이후인 지난 8∼11일 중국 1∼4선 도시 주민 2천3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4%가 자신이나 가족이 실직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직이 걱정된다는 응답 비율은 모건스탠리가 2020년 해당 설문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또 응답자의 39%는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로 1년 전보다 실직을 더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급여 삭감이 걱정된다는 응답자도 40%에 달했습니다.

조사 대상자들이 예상한 향후 12개월간 소득 증가율은 5.7%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번 조사 때보다 0.5%포인트 낮아졌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지출 계획도 설문했는데 다음 분기에 지출을 늘리겠다는 응답은 조사 참가자 중 23%에 그쳤습니다.

이는 3개월 전보다 8%포인트 낮아진 수치로,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벗어난 이후 가장 낮다고 모건스탠리는 설명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관세 폭탄이 현실화하면서 중국 당국은 연일 내수 확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5% 안팎'의 성장률 목표를 잡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내수 진작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습니다.

왕원타오 상무부장은 이날 중국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 최신호에서 "소비를 크게 진작하고 국내 수요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하는 데에 서비스 소비가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서비스 소비를 늘리기 위해 "음식, 숙박, 가사서비스, 노인복지와 보육, 문화·엔터테인먼트·관광, 교육·스포츠 등 대중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에서 지원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지방정부들도 미국의 대중 관세로 타격을 받는 기업에 대출을 제공하는 등 지원에 나섰고 텐센트, 더우인, 징둥, 알리바바, 핀둬둬 등 대기업들도 수출길이 막힌 무역업체들을 대상으로 국내 판로 개척을 돕겠다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경제에서 가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 등에서 이러한 지원에도 수출업체들이 국내 시장으로 판매를 전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습니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에서 가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이르지만 중국은 4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이 매체는 짚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도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 이전에도 중국의 내수는 부진했으며,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수출이 급격히 둔화할 경우 임금 하락이나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내수진작'을 통한 관세 위기 극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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