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볼리비아에서 때아닌 폭우로 홍수가 나 50여 명이 숨지고, 중국 북부 지역은 폭설에 파묻혔습니다. 이런 이상 기상 현상이 세계 곳곳에 잇따르고 있는데요. 바다가 해온 온난화 완충 역할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탐사보도 시그널, 서동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볼리비아 북동부, 마을 하나가 온통 물에 잠겼습니다.
주민들은 배를 타고, 노를 저어 이동하고 있습니다.
[마야 페랄타/볼리비아 수해민 : 매일 물이 차오르면서 우리는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어요.]
농작물도 모두 물에 잠겨 버렸고, 가축들은 간신히 물 위로 머리를 내밀고 목숨을 건졌지만 먹을 게 없어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이례적 폭우로 홍수가 나면서 볼리비아에서는 숨진 사람만 50여 명, 피해 가구는 30만 가구가 넘습니다.
중국 북부에는 때아닌 폭설이 쏟아졌습니다.
소들은 얼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을 뒤집어썼고, 차량도 눈 속에 파묻혔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15cm 이상의 적설이 기록되기도 했습니다.
세계 곳곳에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잦아진 건, 지구 온난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동안에는 바다가 많은 열을 흡수하며 기후 변화를 늦추는 역할을 해줬는데, 최근에는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인류가 배출하는 대표적 온실가스, 이산화탄소의 30%는 해양에 흡수됩니다.
특히 해류가 바닷속 깊이 내려가는 북대서양에 많은 양이 녹아 들어갑니다.
그런데 최근 서울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 기후변화가 계속되면 2050년쯤에는 이 북대서양에 더 이상 이산화탄소가 녹아들지 못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물은 따뜻할수록, 염분의 농도가 낮을수록 가벼운데요.
온난화로 해수면 온도가 오르고, 빙하가 녹은 물이 섞이며 염분 농도가 떨어지면 물이 가벼워지는데, 그러면 심해로 가라앉지 않고 안정화 상태가 됩니다.
그러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해수면에 점점 차면서, 이산화탄소를 더 이상은 흡수할 수 없게 되는 겁니다.
결국 온난화 속도가 더 빨라지는 악순환을 맞게 됩니다.
[국종성/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 기후 변화가 기후 변화 임계점을 넘어가게 되면은 우리가 점진적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급격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해양 기능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이상 기후가 앞으론 더 급격하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최혜영, 디자인 : 서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