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다음주 '미 관세폭탄' 대응 동남아 3국 순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과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다음 주 동남아 3개국 순방에 나섭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오는 14∼18일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를 국빈 방문할 예정입니다.

시 주석은 14일부터 이틀간 베트남에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회담합니다.

이어 15∼18일은 올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순회 회장국인 말레이시아, 캄보디아에 머물며 각각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와도 만납니다.

시 주석의 올해 첫 해외 방문으로,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미국과 갈등이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이 우방국과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국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에 대한 누적 관세율이 145%라고 밝힌 가운데 중국은 전날 84% 대미 맞불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고 미국 여행 자제령, 미국 영화 수입 축소 등 비관세 조치도 쏟아내는 한편 대미 연합전선 구축을 위한 외교전에도 나섰습니다.

이들 3국은 최근 들어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트럼프 1기 이후 중국 공급망 다변화의 혜택을 받은 국가들입니다.

특히 베트남은 아세안에서 중국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이며, 캄보디아는 동남아의 대표적인 친중 국가입니다.

화교 인구 비중이 높은 말레이시아는 미중 사이에서 중립 외교 노선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깊은 경제적 연결고리 때문에 이들 3개국은 중국만큼은 아니지만 미국 고관세의 표적이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90일간 유예한 상호관세는 캄보디아와 베트남이 각각 49%와 46%, 말레이시아 24%입니다.

앞서 시 주석을 비롯한 중국 최고 지도부는 주변국들과 운명 공동체 구축이라는 외교 방침을 재천명했습니다.

주변국과 외교 문제를 다루는 '중앙주변공작회의'를 통해 운명 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해 전략적 상호 신뢰를 강화하고 공급망 협력을 확대한다는 주변국 외교 기조를 정한 것입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주변국 운명 공동체 구축에 집중하고, 주변국 업무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중국 외교부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