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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소나무만 살린 '숲 가꾸기'…"활엽수 잘라 피해 키워"

화마가 덮친 의성의 한 야산. 산불로 불에 탄 수종이 대부분 소나무입니다.

소나무와 활엽수가 섞여 있는 혼합림 지역인데도 활엽수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숲 가꾸기 사업이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숲 가꾸기 사업을 통해 잘린 나무들을 보면 대부분 활엽숩니다.

숲 가꾸기로 혼합림에서 소나무 위주의 단순림으로 전락해 산불 피해가 커졌다는 게 전문가의 주장입니다.

[홍석환/부산대 조경학과 교수 : 여기서 치고 올라와서 활엽수가 안 잘리고 계속 같이 소나무랑 자랐더라면 불이 못 밀고 오는 거죠. 정부는 불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 계속 국가 세금을 여기다 퍼붓고 있었던 거죠. ]

이를 뒷받침해 주듯 인근 또 다른 피해 지역의 소나무에서 송진이 줄줄 흐르고 있습니다.

이곳 역시 숲 가꾸기 사업으로 수분이 많은 활엽수가 대부분 잘려나간 상탭니다.

숲 가꾸기 사업으로 모두 베어져 잘 자란 활엽수를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현장에서 불에 탄 소나무와 활엽수 마른 줄기를 비교해 봤습니다.

소나무 줄기는 모두 불에 탄 반면 활엽수 줄기는 거의 멀쩡합니다.

이번 의성 산불 현장 가운데 피해가 가장 극심한 2곳에서 숲 가꾸기 사업이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산림 당국은 이에 대해 활엽수만 골라 베는 숲 가꾸기 사업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김진헌/산림청 산림자원과 사무관 : 특정 수종만 획일적으로 베어버리는 사업이 아닙니다. 숲 가꾸기 효과가 산불 예방에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번 경북 산불에도) 그 효과는 있었다고 판단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2021년부터는 산불예방 숲 가꾸기라는 명목으로 소나무림만을 특정해 솎아 베고 있습니다.

최근 5년 동안 경북 숲 가꾸기 사업에 들어간 예산만 3천억 원, 숲 가꾸기 사업이 1973년부터 시작된 것을 감안하면 지금까지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취재 : 안상혁 TBC, 영상취재 : 노태희 TBC,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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