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아이유, 확실히 '인간계' 아냐"…배우 선배가 극찬한 이유 [스프]

[주즐레]

아이유
 

'주말에 뭐 볼까?' 주말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을 스프가 알려드립니다.
 

(SBS 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아이유는 확실히 인간계가 아니라 본다. 보통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너무나 많은 것들을 감당하고 있는데, 그걸 또 잘 소화하고 헤쳐나가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극본 임상춘, 연출 김원석)에 출연한 배우 문소리는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아이유에 대해 "인간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기와 노래, 예능을 모두 아우르는 만능 엔터테이너가 많지만, 아이유만큼 모든 분야에서 '톱'을 찍은 스타 중의 스타는 흔치 않다.

아이유는 현존하는 한국 솔로 여가수 중 최고로 평가받는다.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고, 단독 공연으로 잠실 주경기장, 상암월드컵경기장 같은 대형 스타디움을 매진시킬 티켓 파워가 있는 유일무이한 여성 솔로 가수다. 배우로서도 드라마 '나의 아저씨', '호텔 델루나', 영화 '브로커'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유의미한 성과를 보여 온 아이유지만, 가수로서의 업적이 워낙 대단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배우로서의 활약은 살짝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배우' 아이유의 위상은 '폭싹 속았수다' 전과 후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아이유는 '폭싹 속았수다'에서 배우로서 쏟아낼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발휘했다. 새로운 도전이었던 1인 2역을 완벽하게 소화했고, 나이가 들어가는 캐릭터의 변화를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몰입도 높게 표현하며, '인생 작품', '인생 캐릭터'를 새로이 썼다는 극찬을 이끌어냈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과 '팔불출 무쇠' 관식의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작품이다. 제주에서 함께 나고 자란 애순과 관식, 그들의 순수했던 10대 시절과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었던 청년 시절, 인생이 던진 숙제와 맞부딪히며 세월을 겪어 낸 중장년 시절까지, 1960년 제주부터 2025년 서울까지 파란만장했던 그들의 70년 일생을 담았다.

청년 애순과 관식을 아이유와 박보검이, 중년 애순과 관식을 문소리와 박해준이 각각 연기했다. 여기에 아이유는 애순과 관식의 큰딸 금명 캐릭터까지 소화하며, 1인 2역을 책임졌다. 역할이 두 가지이다 보니 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한데, 아이유는 그 중심을 단단히 잡으며 흔들림 없이 16부를 이끌었다.

아이유는 '폭싹 속았수다'의 대본을 보고 홀딱 반해버렸다. '폭싹 속았수다'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따스한 시선으로 담아내고, 다양한 캐릭터의 서사를 생동감 있게 표현하기로 유명한 임상춘 작가의 작품이다.

"16부까지 전부는 아니었지만, 초반 분량을 읽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특히 전 3부를 좋아하는데, 관식이가 헤엄쳐 돌아와 애순이와 재회하는 장면이 머리에서 도파민이 팡팡 터지는 느낌이었어요. 둘이 힘들게 재회해서 끌어안고 한다는 얘기가 애틋한 게 아니고, 애순이는 '나 옷값 물어내야 한다'고, 관식이는 '나 돈 있다'고 하죠. 그 부분의 대본을 읽는데 충격적으로 재미있었어요. 절절했다가 유쾌했다가, 눈물 흘리게 했다가 바로 웃게 했다가,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싶었죠. 그렇게 초반 대본이 너무 재밌고 인물들이 살아 숨 쉬는 느낌이라, 후반까지 쭉 재밌을 거 같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젊은 애순과 애순의 딸 금명, 똑같은 얼굴로 두 가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애순의 10대부터 30대까지, 금명의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나이대를 표현해야 하는 미션이 주어졌다. 분명 부담되는 일이긴 했으나, 배우로서 도전 의식을 자극하기도 했다.

"1인 2역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근데 딱 그 지점이 너무 욕심나는 포인트이기도 했어요. '작가님께서 절 믿고 맡겨 주신 거니 그 믿음에 내가 보답해 드리겠다', '무조건 해내겠다', 그런 마음으로 불태웠던 거 같아요. 그리고 설레는 마음도 컸어요. 1인 2역이기도 하지만, 나이대로 성장해 가는 과정이 섬세하게 묘사돼 있어서, 그걸 제가 연기할 수 있다는 설렘, 진짜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죠."

아이유는 애순과 금명을 다른 인물로 시청자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김원석 감독과 상의하며 목소리 톤부터 우는 방식까지, 여러 가지를 다르게 시도했다. 임상춘 작가의 탄탄한 대본과 김원석 감독의 믿음을 바탕으로, 아이유는 애순과 금명을 완성해 나갔다.

"작가님께서 그 둘을 닮았지만 명확히 다르게 너무 잘 써주셨어요. 거기에 제가 퐁당 몰입만 한다면, 이건 잘 나올 거라는 믿음이 있었죠. 물론 저도 '얼굴이 똑같은데 다르게 보일까' 불안하긴 했어요. 하지만 제가 불안해하면 사람들은 그 둘을 다르게 봐주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대본을 믿고, 다르다고 생각하며 연기하려 했죠. 특히 목소리에 대해 감독님과 많이 상의했는데요. 애순이의 10대부터 30대까지 연기하며, 점점 문소리 선배님과 가까워지는 말투를 쓰려 했어요. 그러데이션으로 선배님과 닮아갈 수 있도록요. 10대 땐 제가 잘 안 쓰는 발성을 썼는데, '남들이 듣기 싫어하는 목소리면 어쩌나' 걱정되기도 했어요. 근데 감독님이 자기를 믿으라 하시더라고요. 제가 불안이 많다는 걸 감독님은 알고 계셨고, 그럴 때마다 제게 '애순이 같아요', '금명이 같아요' 이런 말들을 해주셨어요. 저한텐 그 말이 최고의 오케이 사인이었죠."

아이유는 애순과 금명 중 실제 자신과 더 비슷한 쪽은 애순이라 여겼다. 그런데 아이유를 딸로 둔 아이유의 부친은, 금명에게서 아이유가 보인다고 했다고 한다. 아이유는 "뭐 애순이 딸이 금명이니, 둘이 닮은 구석이 있지 않겠나. 아빠가 그렇게 말씀하시는 걸 보니, 제가 둘 다 닮은 거 같기도 하다"라며 웃어 보였다.

'폭싹 속았수다'에서 애순과 금명의 서사는, 딸, 아내, 엄마로 이어지는 평범한 우리네 일상을 그린다. 가난에 부딪히고 시대적 환경적 제약에 시련을 겪지만 순수한 마음으로 꿈을 품었던 어린 시절, 오로지 나만 좋아해 주는 무쇠 같은 관식을 만나 뜨겁게 사랑하고 가정을 꾸리는 청년 시절, 자녀를 키우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며 굳세게 나아가는 중년 시절. 애순이 겪는 이 모든 과정은 특별할 것 없지만 시끌벅적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로 공감대를 높인다. 애순과 관식의 사랑을 먹고 자란 금명의 서사 역시,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부모-자식 간의 애틋한 사랑을 바탕으로 해 감동을 자아낸다. '폭싹 속았수다'가 많은 시청자들의 "인생 드라마"라 극찬받는 건, 공감을 넘어 감동으로 다가오는 순간들이 많이 때문이다.

그 중심에서 두 캐릭터를 연기한 아이유는 청년 관식이 박보검이라서, 중년 애순이 문소리라서, 아빠 관식이 박해준이라서 다행이었다며, 모든 공을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동료들에게 돌렸다.

"보검 씨의 눈이, 절 너무 몰입하게 만들었어요. 부담이 있다가도 그 눈을 보면 까먹었어요. 그런 보검 씨의 맑고 순수한 눈이 너무 관식이로 보여서 몰입에 도움이 됐어요. 문소리 선배님과 제가 2인 1역으로 같은 역할을 연기한다는 건, 그 자체가 너무 좋으면서도 떨렸어요. '선배님의 생각의 평수만큼 제가 표현할 수 있을까' 그게 가장 떨리는 일이었는데, 처음부터 선배님께서 편하게 다가와 주셨어요. 선배님 작업실에 놀러 가서 여쭙고 싶은 거 다 여쭤봤어요. 후배 입장에서 대선배님한테 여쭙고 상의하는 게 어려운데, 그걸 다 받아주셨죠. 선배님 덕에 힌트를 얻어서 입체감 있게 한 인물을 그릴 수 있던 거 같아요. 너무 즐겁게 작업했어요."

애순과 금명으로서 모녀 연기를 할 때도, 아이유는 문소리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선배님이 정말 정감 있게 대해 주시니까, 그게 애순이로 느껴졌어요. 그냥 평상시 소리 선배님이실 땐 진짜 멋있고 카리스마 있으세요. 근데 현장에서 애순이처럼 묶은 머리를 하고 꽃무늬 옷을 입으면 그냥 애순이 그 자체로 계셨어요. 그래서 제가 금명이로서 몰입하기 좋았죠. 제가 금명이와 애순이를 연기하는 데 있어서 선배님은 좋은 교과서로서 자리하고 계셨어요. 선배님의 배려를 많이 받아 감사해요. 끝까지 애순이가 진짜 인물인 것처럼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건, 문소리 선배님의 고민과 연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제가 그 청년 시절을 연기했다는 게, 저도 덕을 본 거예요."

중년 관식과 금명이로 부녀 연기 호흡을 맞춘 박해준은 현장에서 아이유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는 존재였다.

"해준 선배님은 진짜 재밌으신 분이세요. 제가 애순이와 금명이를 오가며 후반으로 갈수록 현장에서 정신이 멍해질 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해준 선배님이 오셔서 장난을 쳐주셨어요. 그게 뭔가 마른 흙에 물을 졸졸 주는 거 같은 느낌이었어요. 선배님의 마음을 너무 알겠더라고요. 농담을 하지만, 그게 저한테 힘을 주려고, 기운 내라고, 재미있게 분위기를 이끌어주시는 거구나. 그게 너무 아빠 관식 같았어요. 그래서 금명이가 관식을 아빠로 대할 땐 너무 몰입이 잘 됐어요. 제겐 다시 같이 작업하고 싶은 선배님들이 많은데 그중에 저한테 1위는 해준 선배님이에요. 선배님으로서도 너무 대단하시고, 같이 현장에서 연기한 파트너로서도 늘 웃고 힘든 티를 한 번도 안내는, 그런 여유가 너무 멋있었어요."

아이유는 한 가정의 딸이자 누나로서, 같은 상황에 놓인 금명에게 크게 공감했다. 금명은 제주 가족을 떠나 홀로 서울로 대학 진학을 하는데, 수화기 너머 안부를 묻는 엄마 애순은 잔소리 끝에 매번 딸의 끼니를 걱정한다. 아빠 관식은 천안에 볼일이 있어 왔다가, 딸 금명의 얼굴 한 번 보고자 먼 길을 달려 서울까지 오고, 딸의 기숙사 앞에서 하루 종일 기다린다. 이런 부모를 향해 금명이 내뱉는 말은 "짜증 나"다.

"그게 정말 짜증 나서 하는 말이 아니잖아요. '엄마 아빠는 왜 그렇게 나한테 잘해줘', '미안해, 고마워' 그런 의미가 함축적으로 담긴 '짜증 나'이죠. 그런 경험이 저한테도 있어서 금명이의 마음을 너무 잘 알 거 같았어요. 아마 저만 그러진 않을 거예요. 물론, 지금의 저도, 그렇게 표현할 나이는 지났지만요. 금명이가 남동생 은명(강유석 분)을 대하는 것도, 실제 제 경험을 많이 녹였어요. 지금은 제가 30대이고 동생도 성인이라 그러진 않지만, 어릴 시절 동생과 투덕거렸던 경험이 몸에 배어 있어서 자연스럽게 나온 거 같아요."

실제 경험이 바탕이 되어 공감 가는 상황도 많았지만, 아이유가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인생의 희로애락들도 있었다. 그중 하나는, 폭풍우가 치던 어느 날, 애순이 이제 겨우 세 살 난 막내아들 동명을 잃고, 주검으로 돌아온 아이를 끌어안고 슬퍼하는 장면이다. '아이 엄마'를 연기하는 아이유의 모습 자체가 낯선 그림인데, 심지어 아이를 잃은 엄마의 절절함까지 연기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였다.

"엄청 길게 촬영했던 장면이에요. 감독님이 그 구간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날씨를 꼼꼼하게 따지셨어요. 다 준비하고도 날이 너무 맑으면 과감히 촬영을 접을 정도로요. 그래서 실제로 흐렸던 날, 진짜 태풍 같은 물벼락 기계들의 도움을 받아서 촬영이 진행됐어요. 상황이 그러다 보니 몰입이 확 됐던 거 같아요. 전 아이를 안고 있어서 상황이 더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게 있었어요. 아이의 발을 주무르는데, 동명이를 연기하는 새벽 군의 발이 점점 차가워지고, 마을 주민들이 나와서 둘러싸고 있는 그 상황이 모두 진짜처럼 느껴졌어요. 그 앞에선 보검 씨가 무릎을 꿇으며 오열하고 있고. 그 장면이, 늘 울던 애순은 울지 않고, 한 번도 울지 않았던 무쇠 관식이 무너지는, 두 명의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신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눈물이 나오려 하면, 감독님이 '애순이는 울지 않는다'라고 잡아주고 그러셨어요. 그렇게 섬세하게 나온 장면이에요."

아이유에게서 본 적 없었던 또 하나의 낯선 그림, 바로 '출산' 장면이다. 금명이 오랜 산고 끝에 첫 아이를 출산하는 장면에서, 아이유는 얼굴의 실핏줄이 터질 정도로 괴로워하고 온몸에 힘이 빠지다 못해 기절까지 하는 극심한 고통을 표현했다.

"출산 연기를 앞두고는 주변 경험자들한테 많이 여쭤봤어요. 근데 다 다르고, 정해진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대본에 쓰여있는 대로 충실히 표현하고자 했어요. 금명이 '기절할 거 같아요'라는 말을 계속하는데, 그럼 기절하기 직전은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목소리가 제대로 안 나올 정도겠구나, 그럼 톤이 좀 올라가겠구나. 또 얼굴의 실핏줄이 터지려면 얼굴에 힘이 얼마나 들어갔을까, 목 부분 울대 근육 이런 데에 힘을 많이 썼겠구나. 그런 것들을 충실히 표현하려 했어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인생의 사계절을 담은 '폭싹 속았수다'는 배우들의 열연, 공감과 감동이 어우러진 스토리텔링 등이 전 세계인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넷플릭스 국내 순위 1위, 글로벌 TOP 10 시리즈 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다. 그 중심에서 극을 이끈 아이유는 '인생 연기'를 경신했다는 호평을 듣고 있다. 배우로서의 성장을 몸소 보여줬지만, 아이유는 이 '성장'이라는 단어에 생각이 많아 보였다.

"'성장'이라는 단어가 좀 모호한 거 같아요. 이 일을 하며 '내가 성장했다'고 스스로 느끼는 구간은 명확하지 않아요. 그럼 다음 작품이 결과가 안 좋으면 퇴보가 되는 건가요? 성장과 퇴보의 기준은, 이 일을 계속하면서도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냥 '폭싹 속았수다'가 너무 좋았고, 제가 이 작품의 열렬한 팬으로서 열심히 표현하고자 했을 뿐이에요. 이 작품을 이루는 모든 분이 정말 대가셨기에 그분들이 부려준 마법이라 생각해요. 제가 작품 덕을 너무 많이 본 거죠. 1년 동안 작품을 찍은 건 이번이 처음인데, 그 사이에 진짜 성실하고 꾸준하고자 했어요. '폭싹 속았수다'가 성실함의 가치를 다루는 작품인데, 이런 작품에 출연하는 사람으로서 저도 '촬영장에 나갈 땐 매일 성실하게 준비하고 후련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하자'고 약속했어요. 적어도 그 부분에 있어선 약속을 지키지 못한 날이 없어요. 진짜 제가 할 수 있는 열심을 다 했어요. 그런 게 만약 성장이라면, 그런 의미에서 성장이라 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성장'이라는 단어로 정의 내릴 순 없어도, '폭싹 속았수다'는 아이유가 더 나은 배우가 되는 데에 있어 자양분이 된 건 확실하다. 나아가 '인간 이지은'이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폭싹 속았수다'와 한 3년 정도의 시간을 같이 했어요. 제가 애순이와 금명이를 연기하고 품고 지낸 그 시간이, 제 성격 자체를 변하게 한 거 같아요. 제가 전에는, 좋게 포장하자면 약간 인생에 대해 시니컬한 부분이 있었어요. 근데 이 작품을 찍고 나선, 인생을 조금 더 좋게, 낙관하는 태도가 생긴 거 같아요. '애순이, 관식이의 정신으로'라는 내레이션이 나오는데, 그렇게 힘내보자는 생각이 들어요. 주변 분들은 제가 너무 과몰입했다고 말해주시기도 해요. 대본을 너무 달달 외워서 그런지, 어떤 상황에 닥치면 임상춘 작가님의 시점으로 내레이션을 막 해요. 말투도, 애순이나 금명이 말투를 쓸 때가 있고요. 그럼 다들 '너 방금 폭싹 같았어'라고 해요. 그럴 정도로, 이 작품이 제 인생에 영향을 많이 준 거 같아요."

이 작품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은 저마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겪는다. 부모를 일찍 여읜 탓에 어린 나이부터 가난에 허덕이기도 하고, 자식을 잃은 고통을 평생 가슴에 묻은 채 살기도 하고, 그런 고난의 순간을 지나 꿈꾸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을 땐 가슴에 두 손을 얻고 "너~무 좋아"라며 기뻐하기도 한다. 사람이 살아가며 겪는 인생의 사계절 속에서 '폭싹 속았수다'가 건네는 담백한 위로는, '살면 살아진다'는 거다.

"저희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메시지가 굉장히 많은데, 그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건, '살면 살아진다'는 거예요. 애순과 관식한테 많은 고난들이 오고, 애순이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 자식에 대한 슬픈 일을 겪으며 인생이 평탄하지 않아요. 그럴 때마다 애순이는 그걸 외면하지 않고 충분히 슬퍼하고 느낀 다음에 극복해요. 이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해요. 사람의 일생을 다루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많은 이별을 보여주는데, 그게 시절인연으로 지나가는 사람으로서의 이별이든, 삶과 죽음의 이별이든, 헤어짐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다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중요하다고 이 작품이 말해주는 거 같아요. 저한테는 배우로 참여하면서도, 시청자로서도, 거기에 크게 마음의 울림이 있었어요. '살면 살아진다', 그게 지금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제일 크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어요. 드라마 속 모든 인물들이 그걸 몸소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더 깊고 인사이트 넘치는 이야기는 스브스프리미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콘텐츠의 남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하단 버튼 클릭! | 스브스프리미엄 바로가기 버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SBS 연예뉴스 가십보단 팩트를, 재미있지만 품격있게!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연합뉴스 배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