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천년고찰로 산불 근접해 '긴장'…소강상태로 한시름 덜어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청송군 주왕산 국립공원까지 번지며 천년고찰 대전사까지 위협했으나 다행히 사찰로 번지지는 않았습니다.

불길은 오늘(27일) 오전 2∼3시 강한 바람을 타고 주왕산 산등성이를 훌쩍 넘어 대전사에서 직선거리로 약 4㎞ 떨어진 곳까지 바짝 접근했습니다.

이후 오전 7시까지 소강상태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전날 밤 한때 청송국민체육센터 뒤편에서 급작스레 산불이 번져 화마(火魔)가 사찰 주변을 에워싸며 위협하기도 했지만 옮겨붙지는 않았습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투입된 소방대원들은 산불의 기세를 살피며 밤새 사찰 주위를 지켰습니다.

주변에 산불이 계속된 탓인지 오늘 오전에도 대전사를 비롯한 주왕산 국립공원 일대는 희뿌옇고 메케한 연기로 가득합니다.

불길이 잦아들긴 했지만 대전사에는 여전히 긴장감이 맴돕니다.

주왕산에는 인화력이 강한 소나무 숲이 넓게 자리해 불씨가 내려앉으면 대전사까지 순식간에 불길이 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전날 소방 당국과 국립공원 관계자들은 사찰 뒤편에 있던 나무를 베어내고, 만일의 경우 화재 피해를 지연시키기 위해 사찰 내 주요 문화재를 방염포 등으로 감싸기도 했습니다.

또 승려와 사찰 관계자들은 석탑 등을 제외한 일부 문화재를 다른 곳으로 옮겼고, 불쏘시개가 될 수 있는 풍등을 제거하기도 했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도 직원 85명을 3개 조로 나눠 화재 상황에 대응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