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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탄 누각' '메케한 연기'…천연고찰 고운사가 주저앉았다

'불탄 누각' '메케한 연기'…천연고찰 고운사가 주저앉았다
▲ 화마에 전소된 의성 고운사 연수전

"잔해를 보니 불길이 얼마나 강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오늘(26일) 오전 8시쯤, 경북 의성 고운사 경내는 여전히 매캐한 연기가 맴돌고 있었고 불탄 누각 잔해는 곳곳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폭삭 주저앉아 형체를 가늠조차 하기 힘든 가운루와 연수전 잔해들 사이에 불에 타지 않은 범종과 기왓장들이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현대식 건물로 지은 대웅전과 명부전 등은 가까스로 온전한 모습을 유지했습니다.

대웅전 안에는 미처 옮기지 못한 채 방염포로 꽁꽁 싸맨 불상이 그대로 있어 당시의 긴박함을 가늠케 했습니다.

통일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하는 천년고찰 고운사의 각종 보물이 이번 경북북부를 휩쓴 산불에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오늘 조계종에 따르면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경북 의성군 고운사가 전날 사찰을 덮친 화마에 큰 피해를 봤습니다.

특히 국가 지정 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 가운루와 연수전이 형체로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타버렸습니다.

고운사 입구에 세워진 최치원 문학관도 앙상한 뼈대만 남긴 채 전소됐습니다.

오늘 날이 밝자마자 고운사를 방문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산불로 유명을 달리하신 국민도 많다는 소식에 위로와 애도를 전한다"며 "잔해를 보니 불길이 얼마나 강했는지 알겠다. 진압에 나서준 소방대원들과 모든 관계자께 감사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산불로 전소된 가운루는 계곡을 가로질러 건립한 누각 형식의 건물로 지난해 보물로 승격됐습니다.

가운루보다 먼저 보물로 지정된 연수전 역시 조선 왕실과 인연이 깊은 건물로 유명합니다.

경내 또 다른 보물인 '의성 고운사 석조여래좌상'이 있었던 곳 역시 화마를 피할 수는 없었지만, 불상만큼은 전날 승려들이 극적으로 옮기며 살아남았습니다.

고운사 주지 등운 스님은 "어제 오후 4시 한참 넘어서까지도 절에 남아있었다"며 "사람들 대피시키고, 문화유산들 조금이라도 더 챙기려고 했는데 소방관도 외부 건물 화장실로 급히 피신해야 할 만큼 불이 사방으로 삽시간에 퍼졌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신라 신문왕 1년(서기 681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고운사는 경북을 대표하는 주요 사찰 중 하나입니다.

전통사찰 아래 식당 등 상업시설이 모여 있는 공동체인 이른바 '사하촌'이 없는 절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고운사가 있는 의성 단촌면은 산불 영향으로 전날 오후 3시 20분쯤 대피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화마가 덮치기 직전까지 절에 남아 유물 등을 밖으로 옮기던 승려 5∼6명을 포함한 20여 명은 마지막 불상과 오후 3시 50분쯤부터 고운사를 빠져나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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