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성 산불' 강풍에 불씨 옮겨 붙은 마을
"불이 산에서 산으로 점프하면서 번졌습니다."
24일 오후 4시쯤, 안동시 경계와 멀지 않은 경북 의성군 점곡면 입암리는 마을 전체가 희뿌연 연기에 둘러싸여 가까운 산도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인근 곳곳에서는 새빨간 불길이 맹렬히 능선을 올라타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재가 바람에 휘날려 마을 주민들의 이마나 옷에 들러붙었습니다.
주민 권 모(67)씨는 얼굴에 재가 묻었는지도 모른 채 도로 곳곳에 물을 뿌리고 있었습니다.
권 씨는 "마을 빼고 일대가 다 탔다고 보면 된다"며 인근을 손으로 가리켰습니다.
마을 바로 옆 하천은 산불이 휩쓸고 간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바위는 시커먼 석탄과 같이 변했고 하천에는 잿물이 둥둥 흘러 다녔습니다.
마을 주민 김 모(60)씨는 "바람에 불씨가 타고 날아다니더라"며 "산에서 산으로 점프하듯이 불길이 번지던데 우리 집까지 옮겨 붙을까 봐 전전긍긍했다"고 말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낮부터 바람이 세게 불기 시작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또 다른 김 모(64)씨는 "오후 2∼3시에 바람이 제일 셌는데 눈을 뜨기 힘들 정도"라며 마스크를 고쳐 맸습니다.
그는 "불길이랑 바람이 같이 불어오더라"며 "날씨가 안 따라줘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입암리는 산불이 옮겨 붙은 안동시 현하리와 서산영덕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해있습니다.
산불이 사흘째 꺼지지 않으면서 동물 구조 사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라이프 등 동물보호단체 4곳은 전날부터 의성군에서 동물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들은 현장을 다니며 화상을 입거나 목줄에 묶여 있는 개, 고양이 등 동물 24마리를 구조했습니다.
심인섭 라이프 대표는 "뜬 장 속에서 타 죽은 닭 등도 발견됐다"며 "산속에는 불법 운영 중인 개 농장에 개들도 다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