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살인자가 된 의대생…'그알' 제작진이 파헤친 그의 실체

살인자가 된 의대생…'그알' 제작진이 파헤친 그의 실체
명문대 의대생은 왜 여자친구를 살해했나?

1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괴물이 된 엘리트 - 강남 의대생 살인 사건'에서는 여자친구를 잔혹하게 살해한 수능 만점자 의대생의 비밀을 추적했다.

지난해 5월 6일, 강남역의 고층 건물 옥상의 한 난간에 위태롭게 선 남성이 발견됐다. 119 신고로 구조된 남성은 이유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남성의 가방을 찾기 위해 옥상으로 향했던 경찰은 급히 119 구조대의 출동을 요청했는데 이는 옥상 한 구석에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었기 때문. 배낭을 멘 채 엎드린 자세의 여성은 목 부위를 집중적으로 공격당한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대량의 혈흔과 회칼 두 자루가 눈길을 끌었다.

참혹하게 살해된 피해자는 24살의 정지수 씨. 그리고 그를 살해한 것은 조금 전 119에 구조된 남성 최 씨였다. 그리고 그는 바로 살해된 피해자의 남자 친구였다.

수능 만점 출신에 명문대 의대생으로 밝혀진 최 씨. 그는 피해자와 만난 지 50여 일 만에 혼인신고를 한 연인 사이였다. 그런데 피해자의 부모가 이 혼인신고에 대한 혼인 무효 소송을 진행하고자 했고 이에 자신의 의대 생활이 망할 것이라 여겨 피해자를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하려고 했다는 것. 또한 최 씨는 자신의 범행이 우발적, 충동적 범행이라 주장했다.

0316 그알 썸네일

피해자가 원해서 혼인신고를 했다고 주장한 최 씨. 그러나 지수 씨의 지인이 알고 있는 것은 달랐다. 사실 최 씨가 피해자와 결혼해 피해자의 경제적 지원을 받아 병원 개원을 하는 것을 꿈꿨다는 것이다.

피해자의 부모가 두 사람의 혼인신고를 알게 되고 이에 대한 무효 소송을 진행하고자 하자 최 씨는 피해자를 압박했고, 이에 스트레스를 느낀 피해자는 자해를 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에 수술을 진행해야 하는데 피해자 부모에게 사정이 생겨 곁을 지키는 것이 힘들었고 부모는 최 씨에게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부탁했다. 그러나 최 씨는 알겠다는 말 후 병원에 오지 않았고, 다음날 수업에 가지 않으면 유급이 된다며 피해자의 연락처까지 차단했다.

결국 혼인 무효 소송에 동의한 피해자. 그런데 이를 알게 된 최 씨가 다시 피해자에게 연락을 취했고 마음 여린 피해자는 그를 다시 받아주었고 얼마 뒤 짐을 싸서 집까지 나갔다. 이후 모텔을 전전하며 지낸 피해자. 최 씨는 피해자를 홀로 모텔에 두고 떠났고 가끔 먹을 것만 사서 방문했다고.

그리고 최 씨는 모텔에서 피해자와 갈등이 커져 갔다며 피해자가 집으로 돌아가면 혼인 무효 소송으로 자신의 인생이 망가질 거 같아서 결국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는 "충동적 우발적 범행이었다면 그런 감정의 흥분이 형성된 장소에서 범행했어야 한다"라며 그의 말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했다.

치밀하고 계획적이었던 최 씨는 범행 도구와 치킨을 사들고 피해자를 찾아가 2시간 30여분 뒤 함께 모텔에서 나와 강남역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동하는 내내 살인 방법을 검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최 씨는 "피해자는 평생 저만 바라본 애니까 얘도 불행하게 되고 여차하면 끝내야겠다 생각하고 강남으로 데려갔다. 좀 많이 충동적이었다"라며 동반 자살을 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발견된 피해자는 원래 모습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모습이었는데 이에 전문가는 "모순이다. 그가 살인을 한다는 것이 어떤 면으로 봐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 여성을 살해하면 자기 인생 자체를 잃는 것인데 왜 살인을 했는지 납득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0316 그알 썸네일

최 씨는 피해자를 살해하기 직전 SNS 프로필 사진을 피해자와 함께 찍은 사진으로 바꿨는데 이에 유가족들은 최 씨의 신상이 공개될 경우 고인과 유족의 신상이 노출될 수 있어 범인에 대한 신상 공개를 포기했다.

사망한 피해자의 휴대전화에는 그동안 최 씨와의 대화 내용이 발견되었는데 혼인신고를 한 날을 기점으로 앞뒤 며칠간의 메시지는 삭제되고 일부분만 저장되어 있었다. 그런데 최 씨는 당시 유학을 앞둔 피해자가 관련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모가 혼인신고 사실을 알까 봐 주의할 점을 숙지시키는 치밀한 모습도 보였다.

전문가는 "만남의 과정이나 사건의 전개 경위를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입신양명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보인다. 메신저 대화 내용을 보면 동의 없이 임신시키려고 했던 그런 흔적도 보이는데 상당히 계산된 만남 같다"라고 분석했다.

수사 관계자들도 이를 문제 삼았는데 최 씨는 피해자가 "내 씨를 받고 싶다"라고 했다는 주장을 했다.

또한 전문가는 최 씨가 피해자의 수술 이후 용서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계산된 접근이라며 혼인 무효 소송에만 관심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마치 피해자를 부모에게서 떼어 놓아 소송 진행을 막으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것. 또한 최 씨의 진술이 지능적인 진술처럼 보인다고도 했다.

범행 나흘 전 범행 현장 방문했던 최 씨는 앞서 자살 시도를 했다고 주장했는데 그의 행동을 추적한 결과 자살 시도보다는 범행을 위한 리허설을 진행한 것 같은 부분들이 드러났다.

하지만 재판부는 그가 수차례 자살 시도를 했다는 점을 참작하여 전자발찌 부착 명령과 보호관찰 명령을 기각했다.

또한 판결 시 나중에 이 가해자가 사회에 돌아가서 기여할 것도 고려했다고 말했는데 이에 피해자 측 변호인은 "이런 잔혹한 가해자의 사회 기여를 우리가 왜 기대하나"라며 분노했다.

0316 그알 썸네일

그리고 최 씨는 범행 후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는데 이 점 또한 투신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

전문가는 자기애성 특성, 자기애적 경향이 강한 사람들이 굴욕감을 못 견딘다며 "타인의 비판과 평가에 과도하게 반응한다. 속으로는 작은 상처에도 무너지는 취약성을 갖고 있는데 자기애가 지나치게 과도한 탓으로 분석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타인의 인정에 목말라 있는데 누군가의 인정이나 애정을 받기 위해 애쓰지만 본인의 자기애가 충족이 안 되기 때문에 극심한 자기애성 손상을 입고 이는 자기애성 분노로 튀어 오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는 "의대 타이틀로 우월감을 얻고자 한 최 씨는 먼 미래에 올 의사 타이틀 보다 이 굴욕감을 해결하는 게 훨씬 가치 있다고 판단했던 것. 공부만 잘하면 어떤 책임에서도 면해지는 그런 환경이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여름에도 의대 과잠바를 입고 땀을 흘렸다는 최 씨. 그런 그에게 피해자도 언젠가부터 자랑거리였다는 것.

그런데 취재 도중 취재진은 최 씨가 특정 지역의 찜질방과 목욕탕에 수차례 드나들었던 정황을 포착했다. 그리고 이 장소들이 모두 남탕에서 동성 간의 애정행각이 문제가 된 공통점을 갖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 장소들은 성 소수자 커뮤니티에서 즉석 만남 장소로 언급된 곳들이었는데 한 제보자는 동성 커뮤니티에서 최 씨를 알게 되었다며 그가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지인도 최 씨가 "SM성향을 가진 성 소수자 커뮤니티를 통해서 많이 자봤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한 제보자는 최 씨가 "SM 플레이를 구한다는 글"을 몇 개월에 걸쳐서 주기적으로 게시했고 이에 따로 연락해 만남을 가졌다고 했다. 이에 그가 준비해오라는 준비물을 챙겨 플레이를 즐겼다는 것.

그리고 제작진 또한 역할극을 하며 가학적 성관계를 즐길 남성 파트너를 구하는 최 씨의 SNS 글을 여러 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피해자와 만나기 한 달 전까지도 활발하게 활동했던 것.

제보자는 "그 사람은 여자 친구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고 일종의 수단으로 본 게 아닐까 싶다"라며 자신이 제보를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0316 그알 썸네일

이에 최 씨는 "나는 양성애적 성적 지향을 지닌 사람으로 피해자와 연인이 되는데 문제가 있지 않았다. 성향과 정체성 및 과거 경험에 대해 피해자에게 그대로 언급했다"라고 주장했다.

10년 만에 피해자에게 먼저 연락했던 최 씨는 생식기에 질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자 기증을 하는 행위를 했다. 이에 최 씨는 "용돈벌이를 위해 난임병원에 방문한 적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자기 유전자가 대단하다고 착각하는 것 같다. 타인을 위한 이타심이 아니라 과도한 자기애로 정자 기증을 한 것. 자기를 실제보다 더 대단하다고 여기는 최 씨는 자기를 찬사 하는 사람을 필요로 하고 남을 죽여서 나를 위로할 수 없는데 이 사람은 남을 죽여서 나를 위로하는 사람인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1심 재판부는 최 씨에 대해 재범위험성 평가에서 점수가 높은 구간에서 가장 아래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감형했다. 이에 전문가는 "점수가 높은 단계에서 최하단에 해당된다 심리 평가라는 과학적인 처리 과정에서 문외한인 판사가 함부로 단정하는 것은 무리수다. 최 씨가 명문대 의대생이기에 재범을 또 하겠냐는 선입견이 있었는지도 모른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최 씨에게 선고된 형량의 기준이 비난 동기 살인이 아닌 보통 동기 살인의 유형으로 판단된 것인데 이에 전문가는 "자기 인생에서 발생한 번거롭고 짜증 나는 일을 여자친구를 죽임으로써 행위를 했다. 이는 보통 동기 살인보다 비난 동기 살인에 가까워 보인다"라며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김효정 에디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프 깐깐하게 우리동네 비급여 진료비 가장 싼 병원 '비교 검색'
SBS 연예뉴스 가십보단 팩트를, 재미있지만 품격있게!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연합뉴스 배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