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편입 위협 속에 치러진 그린란드 총선이 '독립 신중론'을 펴는 민주당의 깜짝 승리로 끝났습니다.
중도 우파 성향 '민주당'은 29.9%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해, 전체 31개 의석 가운데 10석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직전 총선 당시 3석에 비해, 의석 수를 3배 이상으로 늘린 겁니다.
[옌스-프레데리크 니엘센/ 그린란드 민주당 대표 : 총선 결과가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진전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차기 총리로 유력한 니엘센 민주당 대표는 당분간 덴마크와 협력하며 경제 자립부터 이룬 뒤 독립은 시간을 두고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미국의 '러브콜'엔 단호한 입장으로, 트럼프식 접근법은 정치적 독립에 위협이 된다고 강하게 비판해왔습니다.
2위는 즉각적인 독립을 지지하는 방향당으로, 8개 의석을 차지했습니다.
현재 연립정부를 구성 중인 이누이트 공동체당과 전진당은 각각 3, 4위에 그쳤습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독립 신중론을 펴온 민주당과 열렬한 독립 지지파인 방향당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건, 향후 나아갈 길에 대한 그린란드 내 엇갈리는 여론을 보여준다고 진단했습니다.
깜짝 1위의 주인공 민주당의 돌풍은 트럼프의 노골적 편입 위협 속에 경제자립 없는 독립이 불러올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 반영됐단 평갑니다.
[카리나 렌/ 알보르대학 부교수 : 유권자들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심으로 인해 경각심을 갖 게 됐고, 그린란드의 미래에 대해 보다 실용적인 접근을 하게 됐습니다.]
약 300년간 덴마크 지배를 받아온 그린란드는 1953년 식민통치에서 벗어나 덴마크 본국 일부로 편입됐습니다.
이후 단계적으로 자치권을 확대해 현재는 외교, 국방을 제외한 모든 정책 결정에 대해 자치권을 이양받은 상탭니다.
풍부한 자원에도 기후 등 문제로 개발이 부진해, 경제적으론 덴마크에서 받는 연간 5억 유로, 우리 돈 7천5백억 원 상당의 보조금에 여전히 의존하고 있습니다.
(취재 : 곽상은, 영상편집 : 채철호,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