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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환자 100만 눈앞…가족 절반 가까이 "돌봄 부담돼"

<앵커>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우리가 고민해 볼 문제 짚어보는 순서입니다. 우리나라 노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병이 바로 치매입니다. 자신도 힘들지만, 돌봐주는 가족들의 부담이 걱정되기 때문인데요.

치매 환자 수가 국내에서 빠르게 늘어 내년엔 100만 명을 넘어설 거라는 예상까지 나왔는데, 정성진 기자가 그 실태를 살펴봤습니다.

<기자>

7년 전 치매 진단을 받고 전기 기사 일을 그만둔 김 모 씨.

[김 모 씨/치매 환자 : (일하는데) 자꾸 실수가 나오는 거예요. 이거는 안 된다, 이거 치매다, 그래서. 그때가 제일 힘들었을 때죠.]

증상이 악화되지 않게 인지 재활 치료를 받으며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김 모 씨/치매 환자 : 긴 시간이니까 짧은 시간도 아니고, 신경이 쓰이죠. 가족한테도 미안하고.]

흔히 '나를 잃어가는 병'으로 불리는 치매, 본인도 힘들지만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 피해를 줘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으로 꼽힙니다.

올해 기준 국내 치매 환자 수는 97만 명, 내년엔 100만 명을 넘어서고 2044년엔 200만 명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 수도 빠르게 늘어 올해 298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지 능력이 저하됐지만 일상생활은 가능한 상태로, 방치하면 이중 10~15%는 치매로 진행됩니다.

[기억한 숫자들을 순서대로 누르세요.]

치매 환자 증가로 부각되는 것이 돌봄 문제입니다.

집에서 지내는 치매 환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1인 가구, 즉 독거노인이었습니다.

[박건순/치매 예방 교육 참가자 : 혼자 있으니까 이제 치매 걸리면 누가 이렇게 돌봐줄 사람이 없잖아요.]

가족이 있는 경우 45.8%는 돌봄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고 삶에 부정적 변화를 겪었다는 사람도 40%였습니다.

특히 경제적 부담을 크게 호소했습니다.

[김점자/치매 환자 가족 : (지금은) 주간 보호센터 다니셔. '엄마 이대로만, 지금 이대로만 계셔줘. 더 아프면 엄마 우리가 못 모셔.' 자꾸 그 생각이 들어요.]

가족들은 평균 27개월 정도 치매 환자를 돌보다가 요양병원이나 시설 입원을 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은 시설이나 병원에 머물면 3천100만 원, 집에 있는 경우는 1천700만 원 드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치매는 조기에 발견하면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받아 악화를 늦출 수 있습니다.

[윤보라/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 술 담배 이런 문제들도 안 좋은 영향을 주니까 그런 것들은 미리미리 좀 중단하시고, 규칙적인 운동이나 이제 꾸준한 지적 활동 그런 것들을 계속하시는 게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전국 256곳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 예방과 조기 진단, 재활은 물론 환자 가족 상담과 간병 교육을 해 주고 있습니다.

[홍선희/양천구 치매안심센터 부센터장 : 부양 부담에 대한 피로도나 이런 것들이 많이 높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서 많은 힐링 프로그램들을 접목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치매안심센터 역할을 강화하고 환자와 가족들의 경제적 부담을 낮출 정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윤 형, 영상편집 : 윤태호, 디자인 : 김한길·이예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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