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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안 확인" 허위 보고했다…엉뚱한 좌표 확인 않고 폭격

<앵커>

지난주 발생한 사상 초유의 전투기 오폭 사고에 대해 공군이 오늘(10일)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당시 좌표를 제대로 입력한 전투기까지 왜 폭탄을 덩달아 잘못 떨어뜨렸는지가 의문이었는데, 대형을 유지하는데 집중하느라 앞선 전투기가 오폭하는 줄도 모른 걸로 드러났습니다.

김수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KF-16 전투기 2대의 포천 민가 오폭을 조사해 온 공군은, 오폭 전날인 지난 5일, 조종사들이 지상에서 폭탄 투하 좌표를 입력할 때, 실수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좌표는 위도 7자리, 경도 8자리의 숫자인데, 1호기 조종사가 불러주면, 2호기 조종사가 듣고 저장장치에 입력합니다.

조사 결과, 위도 4번째 숫자가 5가 아닌 0으로 잘못 입력된 걸로 확인됐습니다.

잘못 불러준 건지, 아니면 잘못 입력한 건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사고 당일인 이튿날, 1호기 조종사는 좌표가 잘못 입력된 저장장치를 전투기 탑승 후 장착했고, 반면, 2호기 조종사는 저장장치 오류 때문에 조종석에서 수동으로 좌표를 다시 입력했는데, 이땐 좌표를 제대로 입력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앞서 입력된 1호기 좌표가 잘못돼 있다는 사실까지는 알아채지 못한 걸로 보입니다.

그럼, '정상 좌표'인 2호기는 왜 덩달아 오폭했을까.

"2호기 조종사가 2대가 동시에 투하하기 위한 밀집대형 유지에 집중하느라 오폭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공군은 설명했습니다.

좌표 입력이 잘못됐더라도 절차를 제대로 지켰다면, 오폭을 막았을 거라는 지적입니다.

지상에서 좌표 입력 후 재확인, 또 이륙 직전 재확인이란 절차를 1호기 조종사는 수행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상공에서 표적을 육안으로 재확인하는 절차의 경우, 눈으로 안 봤는데도 '표적 육안 확인'이라고 사격통제관에게 통보했던 사실도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김권희/공군 공보정훈실장 : 표적 좌표 입력이 잘못되었는데, 조종사가 적어도 세 차례 재확인을 해야 했으나 하지 않았습니다.]

공군은 비행 중 조종사들 간 표적 좌표 교차 확인, 전담 통제사의 추가 확인 같은 오폭 방지 대책을 내놨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조무환, 디자인 : 방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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