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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풀렸던 돈이 넘쳐나요"…미 경기 침체에 숨겨진 진짜 시그널

읽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

스프 교양이
지금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많죠.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JP모건 등은 '작년 말과 비교해 2배 가까이 경기침체 확률이 높아졌다'며 'R(경기침체)의 공포'가 다가오고 있다고 분석했어요.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조차 '큰 일에는 이행 기간이 있다'면서 경기침체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죠.

그런데 지금 미국의 고용 시장이 급락하고 있나요? 아닙니다. 점진적으로 안 좋아지고 있어요. 하지만 안 좋아지고 있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지금 침체다, 또는 침체가 임박했다고 보기에는 그 강도가 약합니다. 그래서 지금 미국 경제는 괜찮다. 고용 시장도 급락 아니다. 하지만 고용 시장을 중심으로 해서 조금씩 안 좋아지고 있다. 그렇다 보니 지난해보다 올해 미국 경제는 둔화할 것 같다고 볼 수 있죠.
스프 교양이사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지난해 8월 여름에 저희는 드라마틱한 상황을 경험했었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일본 중앙은행이 금리를 빨리 인상했습니다. 근데 일본 중앙은행의 이런 변화, 그로 인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회수될 수 있다고 하는 우려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을 정도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거렸어요. 어느 정도였냐면 그날 하루 동안에 일본 주가가 빠진 낙폭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8월 초에 주가가 빠졌었거든요.
스프 교양이
그 이유는 '미국이 침체에 빠질지도 몰라', '그나마 세계 경제에서 유일하게 잘 버티고 잘나가고 있던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거 아니야?'라는 우려가 제기되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 발표되었던 지표는 미국의 실업률이 4.1%에서 4.3%로 0.2% 포인트 높아졌었고요. 그리고 미국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주는 제조업 PMI 지수(2024년 6월 PMI 48.3 / 2024년 7월 PMI 47.0)가 악화했다고 발표되었기 때문이었거든요.

*PMI : 일반적으로 PMI가 50 이상이면 경기의 확장, 50 미만일 경우에는 수축을 의미한다. 

사실 그때도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진 건가요?' '또는 침체가 임박한 겁니까?' 그런데 저는 그렇게 안 봤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미국 경제는 침체에 빠진 걸로 보이지도 않고 임박한 걸로 보이지도 않았어요. 사실 저는 지금도 그렇게 봐요. 근거가 뭐였냐면 작년 8월에 실업률이 4.1%에서 4.3%로 높아졌다면서요? 높아진 건 맞죠. 그럼 그게 절대적으로 높은 거냐? 사실은 2000년 이후 미국 경제의 장기적인 평균 실업률 수준은 5.8%입니다. 굉장히 높죠. 근데 이것보다 많이 낮잖아요.

이런 말씀들을 하실 수 있어요. '그건 코로나 때 미국 고용시장이 엄청나게 출렁거리면서 실업률이 몇십 퍼센트까지 급등했잖아요. 코로나 때문인 것 같다'. 아 그러면 그 기간 제외하고 보면, 코로나 이전 2015년~2019년 5년 평균 미국의 실업률 수준은 4.4%입니다. 8월에 높아졌어도 여전히 4.4%보다 낮았잖아요. 그럼 지금 미국의 고용 시장이 아주 안 좋냐? 아닌 거죠. 나쁘지 않았습니다.
스프 교양이그럼 지금 미국의 고용 시장이 아주 안 좋냐? 아닌 거죠.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특히 올해 상반기를 중심으로 올해 중반 정도에, 하지만 그게 침체는 아니고 과거 대비 강도는 마일드하고 기간도 한두 개 분기 정도로 짧게 그러한 시기를 지나갈 것 같다. 

특히 올해는 트럼프가 취임하고 나서 관세 전쟁이라든가 불법 입국자 추방과 같은 여러 가지 정책적인 요인들이 겹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해리스가 당선되었을 때에 비해서 성장률이 조금 더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빅테크 기업들이 하고 있는 많은 투자가 성과를 내거나 또는 일론 머스크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공공부문 개혁, 친기업 정책 규제 완화 이런 것들에 대한 기대감도 분명히 있거든요. 이러한 것들이 성과를 낸다면 기업 투자 증가를 바탕으로 해서 트럼프 임기 후반에는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보다도 도리어 미국 경제 성장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스프 교양이

미 경제 성장에 숨겨진 비밀

제가 보기에도 미국은 지금까지 굉장히 좋았어요. 가령 미국 같은 경우에는 지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2.9%, 그리고 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2.8% 정도 되는 것으로 지금 추산이 되고 있습니다. 굉장히 좋은 거예요. 이게 어느 정도로 좋은 거냐면, 많은 나라들의 경제 성장률이 코로나 이전 5년 평균 대비 최근 3년 평균 경제 성장률을 비교해 보면 대부분 다 낮아졌어요. 그러니까 세계 경제 성장률 평균도 낮아졌고요. 선진국 평균도 낮아졌고요, 신흥국 평균은 그것보다 더 떨어졌고요.

주요국으로 한번 말씀드려 볼까요? 중국은 코로나 이전 5년 평균 대비 최근 3년 평균 경제 성장률이 2.4%포인트가 낮아졌습니다. 한국은 0.8%포인트가 낮아졌어요. 이렇게 전반적으로 다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오른 주요국이 있으니 거기가 어디냐면 미국이에요. 0.2% 포인트가 높아진 거예요. 그래서 지지난해 2.9%, 지난해에도 2.8% 정도로 높은 수준을 기록한 거죠. 그렇다 보니까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겁니다. '미국만 혼자 좋은 거 아니야?' 나 홀로 호황, 그리고 '다른 나라들하고 다른데 저 나라는 예외인가?' 미국 예외주의. 이런 표현이 거기서 나오는 거죠.
스프 교양이그런데 미국 같은 경우는 글로벌 IT 기업들, 구글이라든가 아마존이라든가 애플 이렇게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는 기술 기업들이 최근 몇 년간 굉장히 붐이 있었잖아요. 그러면 '미국 경제 구조가 전과 달라졌나? 뭔가 업그레이드됐나? 정부가 구조적으로 뭔가 변화가 일어난 건가? 미국 경제의 체력 평균적인 달리기 속도 이러한 것들이 높아진 거 아니야?'라는 이야기가 나오죠.

여기서 우리는 미국의 잠재성장률이 최근에 왜 높아진 것처럼 보였는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는 거죠. 잠재성장률이 높아지는 데에는 여러 가지가 영향을 미칩니다. 우선 생산에 쓸 수 있는 요소, 노동력, 인구 그리고 돈, 자본, 그리고 어느 만큼 생산적으로 만들어내느냐 효율적으로 만들어내느냐 이러한 효율성, 생산성 이런 것도 영향을 미치죠. 정작 미국 의회예산국(CBO)의 분석에 의하면 미국의 이 경제 안의 전반적인 생산성은 별로 달라진 게 없습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 : 입법 과정 전반의 비용 추정치를 분석하는 기관. 정부의 재정적자·경제 전망 등 보고서 발표
스프 교양이과거 2000년대 이후에 미국 경제의 평균적인 노동 생산성과 최근 3년간의 노동 생산성 수준이 똑같아요. 그리고 총요소 생산성 측면에서도 동일한 수준으로 숫자가 나옵니다. 그러면 이런 생각을 하실 수 있어요. '아니 그러면 도대체 뭐가 달라졌던 건데?' 분석 결과를 보면 의외로 양적인 투입이 많았던 걸로 나와요. 여기서 양적인 투입이라고 하는 것은 사람도 많이 늘었고 돈도 많이 늘었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이 잠재성장률을 계산을 한 미국 의회예산국(CBO)의 분석 결과에 의하면 사실 이런 식입니다. 코로나 이전 5년 평균과 그리고 최근 3년간의 미국 안에서 쓸 수 있었던 노동력을 양으로 환산해서, 사실은 정확하게는 노동 시간이거든요. 일할 수 있었던 노동력의 증가 속도. 어쨌든 인구가 늘어왔으니까 이 인구가 늘어나거나 노동력이 늘어왔던 이 속도를 보면 코로나 이전 5년 평균은 0.7% 매년 증가해 왔어요. 그런데 최근 3년을 놓고 보면 노동력이 매년 0.9%로 증가 속도가 빨라진 겁니다.
스프 교양이돈은 어땠느냐? 투입하는 자본의 양을 또 측정합니다. 그렇게 해서 이 자본의 양이 어느 만큼 또 증가해 왔느냐? 코로나 이전 5년 평균 미국 경제 안에서 쓰이는 자본 양의 증가율은 한 2.5% 정도. 근데 최근 3년 이 자본의 증가율은 2.7% 또 어느 정도 높아진 거예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런 겁니다. 미국 경제가 최근 몇 년 동안 꽤 괜찮았던 것은 사실은 미국 경제의 생산성이나 효율성이 높아져서가 아니라 사람이 많아지고, 사람들이 일을 더 많이 하고, 경제 안에서 쓸 수 있는 돈의 양이 늘어났고, 투자할 수 있는 돈이 많았고 그 효과가 컸다고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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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기침체 공포에 숨겨진 진짜 시그널

그러면 '아 이 노동력과 자본이 얼만큼 늘었길래 이렇게 나타나지?'라는 생각을 하실 수가 있어요. 이런 겁니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바이든 행정부 시기에 미국으로 들어오는 불법 이민자 입국자가 굉장히 늘어났어요.
도널드 트럼프 ㅣ 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인 (2025년 10월)
우리는 불법 이민자가 침공하는 걸 막아낼 것입니다. 우리 영토를 지킬 것입니다. 정복당하지 않을 겁니다. 정복당하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이게 어느 정도 숫자냐면 트럼프 1기 재임 시기 4년간 늘어났던 해외로부터의 인구 유입에 비해서 바이든 재임 시기, 코로나를 끼고 있죠. 그 4년 동안에 외국으로부터 들어온 순 인구 유입액의 증가 규모가 3.5배입니다. 3.5배. 공식적으로 확인된 합법적으로 미국으로 들어온 사람이 2022년 기준으로 1년 동안 천만 명이 넘습니다. 이게 어느 정도 규모냐면 당시 두 번째로 해외로부터의 순 인구 유입이 많은 나라가 독일이거든요. 근데 독일보다도 1.6배입니다.
스프 교양이그만큼 해외에서 사람들이 많이 들어왔다는 것이고 합법적인 사람보다 불법 입국자는 훨씬 더 많았을 것이고, 그렇다 보니 이 사람들이 들어와서 미국의 산업 중에서도 특히 농업, 서비스업 임금은 싸면서 사람은 많이 필요한 이런 쪽에 노동력을 많이 공급을 해줬고 그렇다 보니 경제 측면에서는 아주 이상적인(ideal) 상황.

이런 거죠. 우리 일할 사람이 필요한데 일할 사람이 마구 생기는 거예요. 또 그 사람들이 임금을 많이 받지도 않아요 근데 어쨌든 낮은 임금이라도 임금을 받아서 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니까, 사실 물건은 더 많이 만들고 그렇게 임금을 받아 간 사람들이 돈을 쓰니까 소비는 또 활성화되고 근데 또 임금이 안 오르니까 물가가 또 급등하는 것도 아니고. 이런 아주 이상적인 상황을 미국 경제가 누릴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럼 돈 측면에서는 어떠냐? 돈 측면에서 보면 FDI라고, '해외로부터의 직접 투자 유입액'입니다. 이 FDI 유입액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가 또 미국이에요. 1년에 한 3,500억 달러(약 510조 원) 정도 들어옵니다. 이 정도가 또 감이 안 오실 수 있어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FDI 투자 유입액이 많은 나라가 싱가포르거든요. 이게 왜 그러냐면 싱가포르가 나라는 작은데 전에는 중국으로 가던 FDI 투자 유입액이 중국으로 바로 가는 게 이제 좀 걱정스러워지거나 부담스러워지니까 싱가포르를 우회로로 쓰거나, 요즘 싱가포르 경제가 뜨다 보니까 싱가포르로 들어오는 투자가 많아요. 그런데 이 싱가포르로 들어오는 FDI 투자액이 세계 2위인데 미국으로 들어오는 규모가 이곳의 2배입니다. 그러니까 1위가 2위의 두 배예요. 그만큼 많습니다.
스프 교양이이게 생각보다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냅니다. 왜 그러냐면 이런 겁니다. 최근에 미국 주식시장이 좋았잖아요. 그러니까 이게 어떤 연쇄적인 효과를 낳냐면 주가가 오르잖아요. 그러면 미국 경제의 특징이 뭐냐 하면 미국 가계가 가지고 있는 재산 중에서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 주식으로 가지고 있는 비중이 주요국 중에서 제일 높습니다. 미국 가계는 자기 자산의 30% 정도를 주식으로 가지고 있어요. 근데 사실 우리나라에 계신 많은 분들은 그렇게까지 안 가지고 계시잖아요. 우리나라는 자산의 70% 이상이 부동산인 나라거든요.

근데 우리나라만 그러냐? 사실은 우리나라가 그렇게 또 뭐 아주 예외적인 것도 아니에요. 왜냐하면 영국, 일본, 한국 모두 다 이러한 주요국들조차도 가계 자산 중에서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이 10%가 안 되거든요. 근데 미국은 30% 정도 되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무슨 일이 벌어지냐면 주가가 올랐죠. 그럼 미국 가계는 계좌에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이 늘어나는 거예요. 주식 투자를 해서 돈을 벌었으니까. 돈이 늘어나면 어떻게 하세요? 돈을 쓰시잖아요.

근데 미국 경제는 우리나라나 일본 경제랑 또 다른 게, 앞선 출연 때에도 말씀드렸지만 그 나라 경제에서 수출이 별로 중요한 나라가 아니에요. 
스프 교양이
조영무 ㅣ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 (2024년 12월)
미국은 소비 중심 경제거든요. GDP의 70% 이상이 소비예요. 돈을 얼마만큼 활발하게 써주느냐, 어느 만큼 지갑을 여느냐 이런 게 매우 중요한 경제거든요.


사실은 미국에서는 퇴직연금 같은 게 굉장히 활성화되어 있거든요. 401k 이런 식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연금의 상당히 많은 부분이 또 주식인 거예요. 근데 주가가 올랐잖아요. 그럼 내가 받을 연금도 늘어났고요, 제가 직접 주식도 했으면 주가도 올랐고요. 그러니까 제가 마음이 넉넉해져요. 그럼 돈을 잘 쓰잖아요 돈을 잘 쓰면 또 무슨 일이 생기냐 하면 기업이나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장사가 잘되잖아요 매출이 늘고 이익도 많이 나고, 그럼 뭐 하시겠어요? 사람 더 뽑죠.

*401k : 미국의 대표적인 확정기여형 기업연금제도. 보통 자산관리 회사와 연계됨

사람 고용하고 또 남는 돈으로 투자도 하고, 그러니까 그 나라 경제 안에서 고용도 활성화되고 투자도 늘고, 근데 이 투자가 늘면 또 무슨 효과가 생기냐? 투자가 또다시 공장을 만들고 기업을 만들고 하는 거다 보니까, 또 가만히 보니까 '와, 미국은 저렇게 기업들이 투자도 많이 하네? 빅테크 기업들이 엄청나게 또 AI에 투자하네? 앞으로 잘 되려나 보다' 이러면서 해외에서 사람들이 돈을 싸들고 와서 미국 시장에 투자를 하죠. 그래서 예전에는 이 비율이 한 30% 정도였는데 요즘에는 전 세계 증시에서 미국 한 나라의 증시의 주식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70%입니다. 그만큼 지금 미국 증시가 괜찮아요.
스프 교양이그러니까 한마디로 뭐냐 하면 오른 주가가 가계를 부유하게 만들고 소비를 늘리고 기업의 매출과 이익을 늘리고, 그게 고용과 투자를 늘리고 그것에 대한 기대로 다시 주가가 오르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거죠. 그래서 사실은 돈이 많아지고 또 돈이 들어오니까 이런 효과를 누릴 수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미국 경제가 불법 입국자든 또는 안에 계신 분들이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였든 노동시간이 많이 늘어났다.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났다. 그리고 외국으로부터 들어오는 돈이든 국내 가계가 가지고 있는 주식에 대한 투자 자금이건 돈이 또 많아서 또 늘어나서 그게 또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달성했다. 그렇다 보니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경제 성장률이 꽤 높았는데, 이게 사람과 돈이라고 하는 양적인 생산 요소의 증가에 기인했던 부분이 컸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들을 다 제외하고 '정말 우리가 효율적으로 되었나? 우리가 업그레이드되었나?' 이러한 부분을 측정해 보니, 노동 생산성으로 측정해 보든 총요소 생산성으로 측정해 보든 적어도 아직까지는 이게 예전에 비해서 두드러지게 높아졌다, 효율성이 좋아졌다, 개선되었다고 하는 게 숫자로는 확인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결론을 조금 전에 말씀드린 미국 의회예산국 CBO만 내리고 있느냐? 아닙니다. 사실은 미국의 잠재성장률을 다른 데서도 계산을 하거든요. 가령 미국의 노동통계국이라고 하는 곳에서도 미국의 주요한 경제 통계를 분석해서 발표를 하는데 거기의 결론도 똑같습니다. 또 미국의 중앙은행인 미 연준에서도 비슷한 작업을 하거든요. 여기에서의 결론도 똑같습니다.

그렇다 보니 미국의 경제는 사실 생각보다는 그다지 아직까지는 업그레이드되었거나 탈바꿈했다거나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생각보다는 사람과 돈의 힘이 지난 몇 년 동안, 그리고 아직까지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는 겁니다.

흔들리는 미 경제의 두 축, 그럼 AI는... 

Q. 말씀하신 걸 들어보니까 그 회사들의 어떤 기술이나 이런 것들이 아직 그게 노동에서의 생산성으로 적용이 된 건 아니고 그 기업들에 대한 어떤 가치 투자의 투자금이 많이 들어갔다고 이해가 되는데?

좋은 질문이고요, 이렇게 전망하는 게 저는 맞을 것 같아요.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경제 호조세의 바탕이 되었던 노동력의 유입, 불법 입국자의 유입. 이게 사실 어느 정도로 많았냐면 미국의 인구 증가율이 1.1% 정도 되거든요. 그런데 그중에서 불법 입국자가 포함된 해외로부터의 인구 유입이 1%랍니다. 그러니까 그냥 자체적으로 인구가 늘어난 건 0.1%밖에 안 되고요, 해외에서 이민이든 불법 입국이든 들어온 사람들이 1%를 차지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러한 요소들이 작용을 많이 해왔는데 중요한 건 트럼프의 주요 정책 중 하나가 불법 입국자를 쫓아내는 거라고 하지 않습니까?
스프 교양이
도널드 트럼프 ㅣ 미국 대통령 (2025년 2월)
제가 불법 이민자라고 부르는 사람들. 우리나라에도 그들만큼 나쁜 사람들이 있어요. 그들을 내쫓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막 잡아들이고 일부는 비행기 태워서 돌려보내고 뭐 다르게도 보낸다고 하고 지금 예상하기는 어렵죠. 그냥 그게 몇십만 명이 될지 또는 언급되는 수치가 100만 명까지도 언급이 되고 있으니까 근데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Q. 한 축이 무너지는 거네요?

그렇죠.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경제 호조세의 한 축이었던 외부로부터의 대규모 인구 유입, 노동력 공급이 위축되는 거죠. 그러면은 그 악영향을 우리가 생각해야만 된다고 봅니다. 특히 트럼프가 여러 가지 정책을 펴겠다고 하죠. 관세 전쟁도 하겠다고 하고, 세금을 깎아주는 감세도 하겠다고 하고, 불법 입국자를 쫓아내면서 이민 통제의 유입도 강화하겠다고 하고. 그런데 특히 외부로부터의 인구 유입을 차단하거나 억제하는 것이, 많은 경제 전망 기관들에서 분석을 해보면 트럼프가 미국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악영향들, 트럼프 정책이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요인 중에서 이 부분이 가장 크다.

한마디로 단기적으로는 관세 전쟁의 영향이 크게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어떤 것이 미국의 물가 상승률, 임금을 가장 많이 끌어올리고 미국의 생산을 가장 위축시킬 것이냐? 많은 전망기관의 공통적인 분석 결과가 뭐냐면 이러한 인구 부분. 외부로부터의 인구 유입 차단, 불법 입국자의 추방. 이러한 부분이 가장 부담이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또한 관세 전쟁을 벌인다고 하고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이러한 불안감, 또는 지난번 출연 때 말씀드렸던 트럼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그래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거야'라고 하는 불안감들을 다들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부분들로 인해서 미국 경제가 타격을 받을 거라고 하는 우려 때문에 사실은 주식시장에서도 주가가 출렁출렁하고 있죠.
조영무 ㅣ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 (2024년 12월)
트럼프가 하겠다고 하는 정책의 3대 키워드를 꼽아봐라 그러면 제가 오랫동안 말씀드려 온 건 이런 거예요. 관세, 감세, 이민 통제 강화입니다. 그러면은 생각해 보시면 한마디로 세 가지 키워드가 모두 다 물가 상승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교양이를 부탁해 배너그런데 이렇게 주식시장이 악영향을 받게 되면 주가가 오르고 소비가 늘고 기업이 좋아지고 투자를 늘리고 다시 주가가 오르고,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어떻게 보면 깨지는 거거든요. 한마디로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경제가 누려왔던 전 세계의 투자 자금이 미국 증시로 몰려들고 미국 사람들이 주가가 오르면서 소비를 늘릴 수 있었던 이러한 요인이 지속될 수 있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은 장담하기가 어렵게 되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은 사실은 남는 것은 생산성밖에 없죠.

그렇기 때문에 지금 많은 사람들이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해서 미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이 투자되고 있는 이러한 혁신 산업 특히 AI와 관련된 투자가 성과를 내고 있나? 언제쯤 낼까에 대해서 관심이 높은 겁니다. 그래서 앞으로 미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아직까지는 확인이 안 되는데 높아질까? 특히 인구나 자본 측면에서. 그래서 생산성을 그렇게 높일 수 있을까라고 하는 부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거죠.
스프 교양이실제로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증시도 좋았고 매출도 좋았고 이익도 많이 나면서 대규모로 투자를 했습니다. 2024년 상반기에만 AI와 관련된 이러한 투자에 전년 대비 50% 이상 늘려서 대규모로 투자를 했어요. 그런데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많은 분석 기관들이 분석을 해봐도 그렇게 투자를 많이 했으면 노동 생산성이 높아지거나 총요소 생산성이 높아지거나 그런 게 나타나야 될 것 같은데 아직 그게 수치로 확인이 안 된다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여기에 대해서 사실은 빅테크 기업들의 수장들도 동의하고 있습니다.
스프 교양이그럼 이런 거예요 메타의 저커버그가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적어도 근시일 내에 AI가 의미 있는 수익원이 될 걸로 예상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의 피차이 CEO는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그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게 두려워서 과소 투자했을 때 입을 데미지에 비해서 투자를 많이 해서 과잉 투자로 입는 데미지가 적을 걸로 예상되기 때문에 우리는 AI에 투자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다른 분석 기관들이나 전문가분들은 또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 거예요. 가령 골드만삭스는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로 투자했지만 그 성과가 아직까지 확인되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아세모글루 교수님이라고 최근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으신 교수님이 계신데, '생각보다 로봇이나 AI가 사람의 일을 대체해 주는 효과는 앞으로도 그렇게 클 것 같지가 않다. 그로 인해서 미국의 GDP나 경제 생산 또는 경제 성장률이 그렇게 의미 있게 높아질 걸로 나는 안 본다.' 이런 이야기를 하신 거거든요.
스프 교양이
그래서 이런 이야기가 2024년 중반에 확 퍼지니까 이런 걱정이 생기는 거죠. 빅테크 기업들이 투자는 많이 해서 그것과 관련해서 우리나라에서도 SK하이닉스가 반도체 많이 팔았고, 그와 관련해서 전력 설비와 관련된 기업들도 많이 팔았고 주가도 급등하고 했는데 그 아웃풋이 안 나오니까 '이거 투자만 해놓고 나중에 문제 생기는 거 아니야?' 그런 우려가 커질 때마다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요동을 치는 거죠.

하지만 중요한 건 뭐냐 하면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이 부분은 제가 진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씀을 드리는 게 맞다고 봅니다. 하지만 양방향이 열려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 하지만 최근에 중국에서 새로운 형태의 AI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지금 빅테크 기업들이 투자와 관련해서 가장 우려를 샀던 건 그런 거죠. 'AI를 구현하는데 너무 비싸다. 전력도 많이 먹고 반도체도 많이 필요하고. 엔비디아 칩도 너무 비싼 거 많이 써야 되고.' 근데 딥시크는 그것보다 훨씬 더 적은 돈으로 그걸 구현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 보니 이러한 효과가 확산되면 생각보다 적은 돈으로 AI가 확산되고 AI의 생산성 향상 효과가 빠르게 가시화될 수 있기 때문에 이게 긍정적이라고 하는 시각도 있고요.
스프 교양이반면에 '아니다, 이거는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았거나 역전했다는 신호다.' 이거를 다른 용어로는 스푸트니크 모멘트라고도 합니다. 과거 우주 개발 경쟁 시기에 소련에서 스푸트니크라고 하는 우주선을 발사하면서 미국을 역전했거나 또는 따라잡았다고 하는 우려가 커졌던 그런 경험 때문에 나온 용어죠. 스푸트니크 모멘트가 현실화해서 이제 미국은 '투자만 많이 해놨는데 큰일 났다' 이렇게 양방향이 다 열려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지만 미국 경제 향방에 있어서 이 변수가 미국의 경제 성장률에 있어서 앞으로의 핵심 요소가 될 거라고 하는 부분은 분명해 보입니다.
(좌) 스푸트니크 우주선 1호 (우) 스푸트니크 2호에 탄 개 '라이카'
*스푸트니크 모멘트(Sputnik Moment) : 기술 우위를 확신하고 안주하던 국가가 후발 주자의 압도적인 기술에 충격받는 상황

분명한 것은 미 연준이 5.5%까지 물가 급등에 대응해서 코로나 이후에 정책금리를 인상했지만, 미 연준이 푼 돈에 해당하는 글로벌 유동성 측면으로 측정해 보면 미 연준이 풀었던 돈의 양 글로벌 유동성은 코로나 이전에 비해서 급증한 상태로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나버렸고 그 이후에 어쨌든 아직은 금리 인하 사이클이고 그래서 글로벌 유동성의 양은 사실은 굉장히 많다. 여전히 많다.

과잉 유동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기 때문에 그래서 이러한 돈은 사실은 투자처를 찾아서 돌아다니고 있는데, 트럼프 때문이건 또는 다른 요인 때문이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보니 조금이라도 안전해 보이거나 또는 '나는 이 정도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높은 수익률을 얻겠어!' 하는 돈은 단기간에 특정한 투자처로 몰려갔다가 빠지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는 패턴으로 보인다.

근데 이러한 상황일수록 과거 경험상 명확한 것은 뭐냐 하면, 안전해 보이는 것이 확실해 보이는 쪽에는 돈이 더 몰리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가령 최근에 보면 그것이 금일 수도 있고 국내 같은 경우에는 특정한 섹터의 주식일 수도 있고 또는 특정한 지역의 주택일 수도 있고 이러한 패턴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지 않나 하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교양이를 부탁해>는 여기까지입니다.

[제작진]
기획·연출 : 한동훈 / 영상취재 : 박승원·강동철 / 작가 : 손예원 / 편집 : 현승호 / 콘텐츠디자인 : 옥지수 / 인턴 : 강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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