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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m 화폭에 담긴 화려한 미륵불…부여 무량사 괘불, 국보 된다

14m 화폭에 담긴 화려한 미륵불…부여 무량사 괘불, 국보 된다
▲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

화려한 색감과 표현으로 한국 대형 불화의 대표 격으로 여겨지는 충남 부여 무량사 불화가 국보가 됩니다.

국가유산청은 조선 후기에 제작된 괘불도(掛佛圖)인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를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할 예정이라고 오늘(6일) 밝혔습니다.

1997년 보물로 지정된 지 약 28년 만입니다.

괘불 혹은 괘불도는 사찰에서 야외 의식을 거행할 때 거는 대형 불화를 뜻합니다.

길이 10m가 넘는 경우도 있는데, 압도적인 규모로 다양한 도상을 표현한 점은 다른 나라 불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점으로 꼽힙니다.

괘불도는 17세기부터 20세기까지 꾸준히 제작됐는데 현재 '칠장사 오불회 괘불'을 비롯한 국보 7점과 보물 55점 등 전국적으로 120여 건이 전합니다.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된 무량사 괘불도는 미륵불을 중심으로 그린 그림입니다.

길이가 약 14m에 이르는 삼베 바탕에 화려한 보관을 쓰고 아름답게 장식한 모습의 부처가 서 있는 모습을 담아냈습니다.

도톰한 입술, 속눈썹, 콧수염까지 세밀하게 묘사했습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런 형태 괘불의 시작점을 연 작품"이라며 "균형 잡힌 자세와 비례, 붉은색과 녹색의 강렬한 대비로 숭고함과 장엄함을 구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무량사 괘불도는 제작과 관련한 정보를 명확히 알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큽니다.

그림 아래쪽에 남긴 기록인 화기(畵記)에 따르면 이 불화는 법경·혜윤·인학·희상스님 등이 제작에 참여했으며 조선 인조 5년인 1627년에 그린 것으로 파악됩니다.

국보로 지정된 다른 괘불도보다 제작 시점이 앞선 것으로 보입니다.

또 기록에는 '미륵'(彌勒)이라는 명칭이 남아 있어 충청 지역에서 유행했던 미륵대불 신앙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괘불도라는 점도 알 수 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규모, 장엄성, 시기성, 상징성, 예술성 등에 있어 우리나라 괘불도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으며 국보로 지정해 보존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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