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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시스템 음란채팅' 미국 정보기관 100여 명 해고 지시

'업무 시스템 음란채팅' 미국 정보기관 100여 명 해고 지시
▲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미국 정보기관들을 총괄 지휘하는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정보업무 종사자들 100여 명을 해고하라고 각 기관에 지시했습니다.

이들이 국가안보국(NSA)의 업무용 정보공유 시스템 '인텔링크'로 성적으로 부적절한 내용의 채팅을 했다는 이유입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개버드 국장은 지난 2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들 모두를 면직하고 (기밀정보 취급을 위한) 보안인가도 취소토록 오늘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NSA는 소셜미디어 X에 올린 입장문에서 "(정보당국 종사자들의) 부적절한 대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이는 게시물들에 관해 알고 있다"며 이에 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2025년 2월 25일에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정보업무 종사자들의 섹스 관련 채팅 의혹에 관해 소셜미디어 X에 발표한 입장문

개버드 국장의 인터뷰와 NSA의 입장문 발표에 앞서서 기독교 보수 블로거인 크리스토퍼 루포 맨해튼정책연구원(MIPR) 선임연구원은 NSA의 인텔링크에서 부적절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폭로하면서 최근 2년 사이 오간 "적나라한" 채팅의 내용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루포는 NSA의 현직 직원 1명과 전직 직원 1명으로부터 제보를 받았다고 밝히면서 "섹스, 변태, 폴리아모리(다자연애), 거세에 관해 폭넓은 대화가 오갔다"며,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들에 관한 내용을 부각했습니다.

정보를 교환하며 일하는 정보분석가들이 주로 쓰는 인텔링크에 임무와 무관한 내용을 올리는 것은 금지돼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징계 대상이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일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보 업무를 하는 한 계약직 직원은 워싱턴포스트(WP)에 "(정보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일할 때 채팅하기를 좋아한다"며 이는 외부 세계에 접근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보기관 종사자들은 보안이 철저한 민감특수정보시설(SCIF)에 갇혀서 업무시간 대부분을 보내며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됩니다.

전직 정보 분야 고위공무원인 래리 파이퍼 조지메이슨대 헤이든센터 소장은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안타깝게도 인텔링크와 개별 (정보분야) 기관들의 채팅방에 항상 문제가 있어 왔다"며 과거에도 괴롭힘, 정치 이야기, 인종차별적 발언 등에 대한 신고가 접수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신고가 들어오면 감찰 조사가 실시됐고 필요하면 행정적 조치가 내려졌다"며 채팅방 문제로 해고된 사례는 전무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러고 보니, (DNI 국장이) 정보기관 근무자를 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던 사례도 기억에 없다"며 이번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인텔링크에서는 트랜스젠더나 섹스 관련 채팅방들뿐만 아니라 업무와 무관한 다른 주제를 논의하는 채팅방들도 자발적으로 대거 삭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진=AP, NSA X 게시물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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