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선관위의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감사원이 실시한 직무감찰은 헌법기관인 선관위의 독립성을 침해한 것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헌재는 그러면서도 선관위의 부패행위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지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23년 5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등 전·현직 고위직 4명의 자녀가 경력 채용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감사원이 이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하겠다고 하자, 선관위는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며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습니다.
헌재는 이 사건에 대해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감사원 직무 감찰은 위헌이라고 결정 내렸습니다.
헌법은 '국가'에 대한 회계검사권과 '행정기관'에 대한 직무감찰권을 부여하고 있지만, 헌법기관인 선관위까지 직무감찰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그러면서 "대통령 소속기관인 감사원이 선관위를 직무감찰 할 수 있게 된다면 선거관리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한 국민 신뢰가 훼손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헌재는 그러면서도 이번 결정이 선관위의 부패 행위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관행과 현실에 비춰볼 때 납득하기 어렵지만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결정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와 연관성이 있을지도 주목됩니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윤 대통령이 선관위에 군을 투입한 행위의 위헌 여부가 탄핵심판 5대 쟁점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이황희/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선거관리위원회가 헌법상 고유한 중립성과 독립성을 부여받고 있고 그것을 훼손하면 헌법 위반이라는 판단이 (윤 탄핵심판에) 충분히 유의미하게 참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윤 대통령 측은 "직원 채용의 불법성 감시와 선관위의 독립성이 관련이 있느냐"면서 "헌재의 결정이 헌법 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반발했고, 국회 소추 대리인단 측은 "비상계엄 당시 선관위 침탈의 위헌성도 같은 관점에서 판단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전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