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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찬스' 선관위, "가족회사·친인척 채용 전통" 내세워 묵인

'아빠 찬스' 선관위, "가족회사·친인척 채용 전통" 내세워 묵인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감사원이 선거관리위원회의 채용 실태를 확인한 결과 간부 자녀에 대한 특혜가 일어났고, 내부의 묵인과 방조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감사원은 오늘(27일) 7개 시도선관위의 가족·친척 채용 청탁, 면접 점수 조작, 인사 관련 증거 서류 조작·은폐 등의 비위를 골자로 한 '선관위 채용 등 인력관리 실태' 감사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특히 이번 감사 과정에서 특혜채용 관련자는 "과거 선관위가 경력직 채용을 할 때 믿을 만한 사람을 뽑기 위해 친인척을 채용하는 전통이 있었다"고 답변했습니다.

2021∼2022년 경력경쟁채용(경채) 당시 선관위 인사 담당자 등도 선관위를 '가족회사'라고 지칭하며 "선거만 잘 치르면 된다", "절차만 지키면 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선관위가 간부 자녀의 특혜 채용 의혹으로 '아빠 찬스'라는 비판까지 받은 배경에는 내부의 조직적인 묵인과 방조가 작용한 정황이 드러난 셈입니다.

감사 결과 선관위 고위직부터 중간 간부에 이르기까지 본인의 가족 채용을 청탁하는 행위가 빈번했고, 인사·채용 담당자들은 각종 위법·편법적 방법을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선관위 특혜 채용은 주로 국가공무원을 지방공무원으로 채용하는 경채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감사원이 2013년 이후 시행된 경채 291회를 전수 조사한 결과 모든 회차에 걸쳐 총 878건의 규정 위반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선관위 고위직·중간 간부들은 인사 담당자에게 거리낌 없이 연락해 채용을 청탁했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입니다.

중앙선관위 김 모 전 사무총장(장관급)은 2019년 아들이 인천 강화군선관위에 8급 공무원으로 채용되도록 부정하게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중앙선관위 송 모 전 사무차장(차관급)은 2018년 충북선관위 담당자에게 전화해 당시 충남 보령시청에서 근무 중이던 딸을 충북 단양군 선관위 경력직 공무원으로 추천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선관위 인사 담당자들은 다양한 위법·편법적 방법으로 청탁자의 가족을 합격시켰습니다.

구체적으로 채용 공고 없이 선관위 자녀를 내정했으며, 친분이 있는 내부 직원으로 시험위원을 구성하거나 면접 점수 조작·변조를 하는 등 갖가지 방법이 동원됐습니다.

이에 따라 김 전 총장과 송 전 차장의 아들과 딸을 비롯해 고위직 간부들의 가족은 선관위 입성에 성공했고, 이 과정에서 합격하지 못한 일반 응시자 등 선의의 피해자가 양산됐습니다.

선관위 채용 비리 혐의 32명 중징계 요구

감사원은 "공직 채용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공정한 채용을 지휘·감독해야 할 중앙선관위는 인사 관련 법령·기준을 느슨하고 허술하게 마련·적용하거나 가족 채용 등을 알면서 안이하게 대응했고, 국가공무원법령을 위배해 채용하도록 불법·편법을 조장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채용 비리 관련자들이 감사 과정에서 자료를 파기하거나 허위 진술을 강요하는 등 증거 인멸과 사실 은폐를 시도한 사례도 다수 확인됐습니다.

중앙선관위는 국회가 소속 직원들의 친인척 현황 자료를 요구하자 정보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여러 차례 허위 답변 자료를 제출하거나 사안을 축소 보고했습니다.

중앙선관위 박 모 전 사무총장은 사무차장이었던 2022년 당시 자녀가 경채에 합격해 직접 전입 승인 결정을 하고도 중앙선관위에 알리지 않았다가, 자녀 채용 특혜 의혹 보도가 나오고 나서야 사실을 시인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 감사원은 선관위 채용 외 조직·인사 분야에서도 심각한 복무 기강 해이, 고위직 늘리기를 위한 방만한 인사 운영과 편법적 조직 운영, 유명무실한 내부통제 운영 등의 실태를 확인했습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를 통해 선관위 채용(22건)·조직(2건)·복무(13건) 분야에 걸쳐 총 37건의 위법·부당 사항과 제도 개선 필요 사항을 적발했습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채용 비리에 연루된 선거관리위원회 전·현직 직원 32명에 대해 선관위에 징계를 요구하거나 비위 내용을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감사 보고서는 지난해 선관위가 감사원 직무감찰에 반발해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권한쟁의 심판 선고 기일이 오늘로 잡힘에 따라 애초 계획보다 이틀 앞당겨 공개가 의결되고 전날 헌재에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4월 말 선관위 전·현직 직원 27명의 부정 채용 의혹을 수사해달라고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 바 있으며 현재 관련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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