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소득 하위 20% 가구의 근로소득이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소비 지출은 서민 가구에서 늘고, 고소득 가구에서는 줄었습니다.

통계청이 오늘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21만 3천 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3.0% 증가했습니다.

재산소득(25.8%)과 이전소득(7.8%)은 늘었지만, 근로소득(-4.3%)과 사업소득(-7.9%)은 감소했습니다.

특히 근로소득 감소는 4분기 기준으로 2019년(-6.2%) 이후 처음입니다.

1분위 근로소득은 지난해 2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감소세로 집계됐습니다.

통계청 이지은 가계수지동향과장은 "1분위에 고령 가구가 전년보다 많이 늘면서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모두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노동 수입이 상대적으로 적은 노인 가구가 이번 조사 기간 1분위로 대거 유입되면서 근로소득을 끌어내렸다는 설명입니다.

처분가능소득은 103만 7천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6% 증가했습니다.

1분위 가구의 지출도 전년 동기보다 6.3% 증가했는데, 소비 지출이 8.0%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소비지출을 품목별로 보면 주류·담배(17.3%), 교육(16.7%), 의류·신발(16.6%) 등 대부분의 품목에서 소비가 늘었습니다.

소비가 줄어든 품목은 통신(-3.1%)과 보건(-2.2%) 등이었습니다.

비소비지출(이자비용, 사회보험료, 조세 등)은 5.6% 감소했습니다.

평균소비성향은 133.6%로 전년보다 4.3%포인트 증가했습니다.

1분위 가구는 월평균 34만 9천 원의 적자 살림을 했습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적자액은 33.6%였습니다.

고소득 가구인 5분위 가구의 4분기 월평균 소득은 1천 119만 9천 원으로 1년 전보다 3.7% 증가했습니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각각 0.5%, 9.8% 늘었고, 이전소득도 6.4% 증가했습니다.

재산소득은 1년 새 15.5% 늘면서 2023년 1분기부터 8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처분 가능 소득 또한 4.9% 늘어난 891만 2천 원이었습니다.



이처럼 소득과 소비 여력이 늘었음에도 가계 지출은 1년 전보다 0.4% 감소했습니다.

소비지출(-0.3%)과 비소비지출(-0.8%)이 모두 줄어든 영향입니다.

소비지출 품목별로 보면 교통(-25.9%)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주류·담배(-12.9%), 교육(-5.2%) 소비도 줄었습니다.

이지은 과장은 "자동차 구매가 줄면서 교통 소비가 많이 감소했다"며 "비소비지출 감소는 기준금리 인하로 이자 비용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분석했습니다.

5분위 가구는 월평균 401만4천원의 흑자 살림을 했는데, 흑자율은 45.0%였습니다.

4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28배로 1년 전(5.30배) 보다 하락했습니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을 가구원 수로 나눈 후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의 몇 배인지를 보는 지표입니다.

통상적으로 배율이 작아진다는 것은 빈부 격차가 줄어든다는 것으로 분배의 개선을 의미합니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작년 1분기 이후 3개 분기만입니다.

다만 공식적인 소득분배 개선 여부는 가계금융복지조사(연간지표)를 통해 판단할 수 있습니다.

(사진=통계청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