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28일(현지시간) 체결할 광물협정에 애매한 문구가 많아 향후 협상에서 실질적 의미가 구체화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뉴욕타임스(NYT), 키이우포스트 등 양국 매체들에 따르면 공식명칭이 '재건투자기금 규정과 조건 설정을 위한 양자합의'인 이번 합의안에는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이나 양국의 자원수익 분배가 들어가 있으나 구체적 내용은 없습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관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이번 협상의 골자는 두 가지 의제로 압축됩니다.
우크라이나의 광물 자원을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공동 개발하고 그 대가로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해 주는지의 여부입니다.
미국은 그간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 등의 대가를 토해내라며 광물협정을 요구했고 우크라이나는 제안 수용을 위해선 러시아 재침공을 막을 안전보장이 필요하다고 맞섰습니다.
그런 줄다리기 속에 작성된 협정안에는 미국이 "지속적인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안보 보장을 얻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노력을 지지한다"라는 문구가 담겼습니다.
이전 버전의 합의안에는 이 문구가 없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요구가 반영된 이 문구는 미국이 주체가 된 명시적 안보 보장이 아닌 데다가 구체적이지도 않습니다.
미군 주둔 등 군사지원이 포함된 강도 높은 안전보장책인지 유럽의 평화유지군 파견을 비롯한 더 약한 대책인지, 외교적 지원에 머무는지 불확실합니다.
그 때문에 외신들에서는 양국 간의 추가 협상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는 평가가 일반적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강도 높은 안전보장책을 원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이 직접 연루된 대책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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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럽의 평화유지군을 보내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잘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당국자들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광물 자원과 석유, 천연가스 등에 대한 재정적 지분을 보유하면 이미 그 자체에 미국의 안보 보장이라고 주장합니다.
미국의 이익을 러시아가 강탈할 수 없는 까닭에 러시아의 재침공과 자원 점령이 억제된다는 논리입니다.
실제로 초안에는 미국이 '상호 투자를 보호할 조치'를 취하겠다는 문구가 포함돼 최전선과 가까운 자원 매장 지역을 미국이 보호하겠다는 의지는 간접적으로 드러났습니다.
두 정상이 서명할 합의안에는 우크라이나의 천연자원, 기반시설에서 나오는 수익을 나누겠다는 문구도 들어가 있습니다.
자원 개발, 인프라 운용에서 나오는 매출(revenues)을 거둬 미국과 우크라이나 공동 기금에 재투자하겠다는 내용이지만 기금의 분배 비율은 모호한 상태입니다.
키이우인디펜던트에 실린 합의안 전문에는 "우크라이나의 항구적 평화 달성을 목적으로 한 재건기금을 설립해 기금협정을 통해 추가로 규정될 공동 소유를 통해 협력하기로 한다"면서 "공동소유는 참가자의 실제 기여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 명시됐습니다.
또한 "기금의 거버넌스 및 운영과 관련한 더 상세한 조건은 이 양자협정이 체결된 뒤 즉각 협상이 개시될 후속 합의(기금협정)에서 기술될 것"이라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신규 자원 개발과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이나 항만 등 관련 인프라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절반을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사업 허가가 났거나 개발 중인 사업은 제외되며, 우크라이나가 포기한 수익은 기금에 납입됩니다.
대신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적 재정지원을 유지하는데, 이를 바탕으로 양측의 기여도를 따져 공동소유 비율 설정을 고려하게 된다는 점도 합의문에 포함됐습니다.
합의문에는 미국이 가질 공동 기금 소유권과 통제권의 최대 비율이 미국 관련법이 허용하는 범위까지가 될 것이라는 내용도 담겼는데, 해당 기술과 관련해선 어떤 해석이 이뤄질지 아직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일각에선 일부 광물의 경우 단기적으로 수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협정 시행이 한참 지난 뒤 후세대에나 가시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눈독을 들이는 우크라이나 희토류는 최대 40%가 교전 지역이나 러시아 점령지에 있어 미국의 안보 보장이 없이는 채굴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외교협회(CFR)의 하이디 크레보-레디커 선임연구원은 "영토가 안전하지 않으면 경제 안보 협정은 가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협상의 다음 단계에서는 군사적 지원 문제가 나와야 한다"며 나중에 더 실질적인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