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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돈 내고? 가성비 최고"…'1,100만' 흥행 대박 가능할까? [스프]

[별별스포츠+] 2025 정규리그 대장정 앞둔 프로야구

권종오 별별스포츠+ 썸네일
길었던 엄동설한이 서서히 물러나면서 봄 냄새가 풍기고 있습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국내 프로야구 10개 구단들은 해외 스프링캠프를 거의 다 마치고 새 시즌을 기다립니다. 올 시즌 일정을 보면 시범경기는 3월 8일(토)부터 18일(화)까지 팀당 10경기씩 총 50경기가 치러집니다. 그리고 3월 22일부터는 프로야구 팬들이 오랫동안 기다렸던 2025 정규리그 대장정에 들어갑니다.

팬들의 가장 큰 관심은 역시 어느 구단이 올 시즌 우승을 차지할 것인가에 쏠리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처음으로 관중 1천만 명 시대를 연 프로야구가 그 기세를 이어받아 새로운 신기록, 다시 말해 올 시즌엔 1천100만 명까지 돌파할 것인지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권종오 별별스포츠+
1천88만 7천705명. 2024년 프로야구 KBO리그 총 관중 수입니다. 1982년에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는 지난해 43번째 시즌 만에 처음으로 대망의 1천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이 수치는 종전 한 시즌 역대 최다 관중이었던 2017년의 840만 688명을 크게 경신한 것입니다. 또, 한 경기당 평균 관중 수도 최초로 1만 5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런 폭발적인 관중 증가를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국가대표팀의 성적이 부진했고, 지난해 여름에는 야구가 빠진 2024 파리 올림픽이 열리면서 관심이 분산될 것이라는 예측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그렇게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한국 프로야구 경기장에 최초로 1천만 관중이 들어오는 '흥행 대박'이 찾아온 것입니다. 그럼 무엇이 이런 '상전벽해'의 변화를 불러온 것일까요?

그동안 야구는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에서도 '아저씨들의 스포츠'로 불렸습니다. 중년 이상의 남자들이 주로 보는 종목이라는 것입니다. 다른 종목에 비해 템포가 느리고, 경기 시간이 길다는 게 약점이었습니다. 2017년, 미국에서 메이저리그를 TV로 보는 시청자의 평균 연령은 57세. 미 프로농구(NBA)의 42세, 메이저리그 사커(MLS)의 40세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일본 야구팬의 '주류'도 '40대 이상의 남성'입니다.

그런데 이제 한국 프로야구는 더 이상 '아저씨들의 스포츠'가 아닙니다. 20대 청년, 특히 여성 관중이 획기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20대 점유율은 약 38%. 야구장 관중 10명 중 4명은 20대 팬이라는 것입니다. 2019년 전체 티켓 구매자 중 2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21.8%로 35.1%의 30대, 28.3%의 40대에 상당히 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5년 사이에, 20대 관중의 점유율이 2배 가까이 높아진 것입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성비'입니다. 남성이 주류인 미국, 일본과 달리 KBO리그의 관중석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습니다. 2023년부터 티켓 구매자 중 여성의 비중이 50.7%로 남성을 앞질렀는데 지난해에는 그 격차가 더 커졌습니다. 특히 20대 여성의 증가율이 폭발적입니다. 2019년 전체 티켓 구매자 중 20대 여성의 점유율은 17.9%이었는데 해마다 높아져 2024년에는 약 24%이었습니다. 즉, 야구장 관객 4명 중 1명은 20대 여성이라는 것입니다.


그럼 이들을 야구장으로 끌어들인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가성비'를 꼽는 전문가가 많습니다. 평균 1만 5천 원의 돈으로 3시간 이상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해 '야구장을 찾는 이유'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6%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성적과는 상관없이 야구장을 더 자주 찾는다고 답했습니다. 그 이유는 응원 문화가 재미있어서(49.3%),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가기 위해서(39.2%), 나들이나 데이트 목적으로(31.1%), 그리고 치맥 같은 야구장의 식음 문화가 좋아서(29.4%)라는 순서로 나타났습니다.

이 밖에도 관중이 눈에 띄게 늘어난 요인은 많습니다. 경기장 여건이 좋아진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2014년 챔피언스필드(광주), 2016년 고척스카이돔(서울)과 라이온즈파크(대구), 2019년 NC파크(창원)가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2015년 리그에 가입한 KT도 수원구장 환경을 대폭 개선했습니다. 올해에는 대전에 새 야구장이 들어섭니다. 서울, 부산, 인천에서도 새 야구장 건설이 추진 중입니다.

그럼 실제로 프로야구 구단을 운영하는 관계자들은 관중의 대폭 증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필자는 kt wiz 야구단을 비롯해 프로농구단 등 5종목 구단을 경영하고 있는 kt sports의 이호식 대표이사를 만나 그 이유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이호식 kt sports 대표이사 
"경기적인 요인과 경기 외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른바 '타고투저' 현상으로 점수가 많이 나고 역전승이 늘어나며 팬들이 큰 흥미와 스릴을 느끼게 됐다. 또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 도입으로 볼이냐 스트라이크냐는 판정 시비가 거의 사라지게 되면서 시간이 단축된 것도 박진감을 높였다. 각 구단이 신선한 아이디어로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큰 효과를 보았다. kt의 경우 몇 년 전부터 무더운 여름에 시원한 '물대포'를 쏘는 등 '워터 페스티벌' 이벤트를 개최해 호평을 받았다."

권종오 별별스포츠+
"또 회사의 특성을 살려 국내 프로구단 최초로 팬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위잽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해 야구팬들의 티켓 예매부터 발권, 입장까지의 절차를 간소화했고 구장 내 다양한 F&B(식음료) 매장 이용에도 편의성을 높였다. 불꽃 시구를 비롯해 드론, 로봇 시구 등 무인 시구를 선보였고, 특히 '스포츠+5G(5세대 이동통신) 융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용한 '스마트 스타디움'을 국내 최초로 수원 kt wiz 파크에 구축함으로써 야구팬들에게 이제껏 접하지 못한 신선하고 전문화된 경험을 선사했다.

이른바 MZ세대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는 SNS가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야구장에 와서 유니폼 입고 응원하는 것을 촬영해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올리는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야구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은 물론 가족과 친구들이 3-4시간 즐길 수 있는 '놀이 공간'으로 야구장이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는 시대의 대세인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시켜 팬들이 야구장에서 좀 더 편하고, 더 재미있고, 더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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