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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몸일으키기는 죄가 없다?…효용 논란

윗몸일으키기는 죄가 없다?…효용 논란
▲ 2010년 SBS TV 드라마 '시크릿 가든' 속 윗몸일으키기 장면

수십 년간 한국인의 각종 체력 측정 지표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던 윗몸일으키기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중고교 체력장부터 체대 입학시험, 군·경찰 체력 시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험의 대표 종목이었던 윗몸일으키기는 매트에 누운 채 허리의 반동을 이용해 상체를 일으키는 운동입니다.

뱃살을 빼고 복근을 만들 수 있는 운동으로 각광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경찰청이 현직 경찰 체력 검정에서 윗몸일으키기를 빼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윗몸일으키기를 둘러싼 논란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허리에 무리를 줘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윗몸일으키기는 학교 체력 검정(체력장)에는 1979년, 군 체력 검사에는 1984년 종목으로 각각 처음 포함됐습니다.

경찰청에서는 2010년부터 달리기, 팔굽혀펴기, 악력 등과 함께 윗몸일으키기를 정기 체력 시험 종목으로 채택했습니다.

별다른 준비물 없이 접근성이 좋은 운동인만큼 윗몸일으키기는 각종 미디어 콘텐츠에서도 다뤄왔습니다.

'아이돌 체력 대결', '진짜 사나이 자존심 대결', '체대 입시생 vs 체대생' 등 이른바 체육 예능에서 윗몸일으키기는 단골 대결 종목으로 등장했습니다.

걸그룹 '아이들'의 우기가 한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윗몸일으키기 60개를 달성한 영상은 100만 조회수를 넘었고, '진짜 사나이' 등 군대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의 윗몸일으키기는 빠질 수 없는 코스입니다.

그런가 하면 2010년 SBS TV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하지원과 현빈이 호흡을 맞춘 윗몸일으키기는 로맨틱한 장면의 상징이 됐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면서 윗몸일으키기의 효용을 둘러싼 논란이 부각됐습니다.

학교에서는 체력장이 2009년 학생건강체력평가제도(PAPS)로 개정되면서 윗몸일으키기의 위상이 추락하기 시작했습니다.

PAPS는 5개 체력 요인(심폐지구력, 유연성, 근력·근지구력, 순발력, 체지방)에 따라 12가지 종목 중 5가지를 선택해 평가하는데, 이 과정에서 윗몸일으키기는 윗몸말아올리기로 이름과 내용이 바뀌었습니다.

윗몸말아올리기는 누운 자세에서 무릎을 굽혀 세우고 양손을 허벅지 위에 올린 채로 상체를 들어 올리는 동작입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같은 근력 항목인 팔굽혀펴기와 악력 검사에 밀려 측정 종목으로 채택되지 않는 추세입니다.

서울 동대문구 한 중학교 10년차 체육 교사 박 모(35) 씨는 오늘(27일) "학생들에게 윗몸일으키기를 시키면 허리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측정이 용이하고 위험 부담이 적은 악력 검사를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최근에는 경찰 체력 검정에서 윗몸일으키기가 퇴출당한다는 일부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다만 경찰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해당 안건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윗몸일으키기의 효용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김준성 가톨릭대 재활의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윗몸일으키기는 허리를 강제로 굽히는 자세이기 때문에 디스크 퇴행을 촉진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김대규 고려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잘못된 자세에서 수행했을 때 허리에 무리가 가는 것이지, 윗몸일으키기는 죄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박중현 연세대 재활의학과 교수는 "코어 근육이 충분히 발달 됐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면서 "윗몸일으키기는 복직근 및 복사근의 근력 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 교수는 이어 "코어가 약한 사람은 요추굴곡의 압력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디스크가 악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윗몸일으키기를 입시나 직업 체력 검사에 활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박 교수는 "경찰 시험처럼 코어가 충분한지 판단되지 않은 다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시험을 본다면 척추디스크 손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검사로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직종에 따라 필요한 체력 요소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측정 종목을 세분화·전문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준성 교수는 "윗몸일으키기를 포함한 기존 종목식 체력 시험은 실제 경찰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불필요한 종목이므로 직무에 최적화된 체력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경찰청은 2026년 순경 시험부터 순환식 체력검정제도를 실시해 ▲ 장애물 코스 달리기 ▲ 장대 허들 넘기 ▲ 당기기·밀기 ▲ 구조하기 ▲ 방아쇠 당기기 등 5개 종목을 평가할 예정입니다.

소방청은 2027년부터 소방 업무에 필요한 근력을 측정하기 위해 ▲ 계단 오르기 ▲ 소방호스 끌고 당기기 ▲ 중량물 운반 ▲ 인명 구조 ▲ 장비 들고 버티기 등 5개 종목과 오래달리기를 평가하기로 했습니다.

(사진=SBS 드라마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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