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생명이 위급한 중증 외상환자들을 살려내는 권역 외상센터에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중앙의료원에 있는 서울에서 유일한 권역 외상 센터에서, 마취과 의료진이 부족해 응급 수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정성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제(24일) 오전 서울의 중증외상 의료진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 서울 권역외상센터장이 글을 올렸습니다.
"요즘 모든 응급수술 마취가 불가한 상태라, 환자 수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며칠간 응급 수술이 필요한 사지 절단 환자나 두부 손상 coma 환자 등을 수용하지 못했다"며 상황을 수습할 때까지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권역외상센터는 사고나 재해로 생명이 위중한 중증 외상 환자를 골든타임 안에 살려낼 수 있게, 보건복지부가 전국 17개 권역에 한 곳씩 지정해 운영합니다.
365일 24시간 언제든 가능한 응급수술이 핵심입니다.
그런데 응급 수술이 어려워진 겁니다.
외상센터 전담 마취과 의료진이 없어, 그동안 국립중앙의료원 마취과 의사 6명이 지원 근무를 해 왔는데, 업무 과부하로 야간, 휴일 당직 근무를 더는 못 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의료원 측은 전공의들 떠난 빈자리를 전문의들이 당직을 늘려 1년간 메워 왔지만, 더는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른 지역 센터들도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지방 권역외상센터 의료진 : 365일 24시간 저희는 항상 대응을 해야 되고 환자가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젊은 의사들이 들어와서 그걸 많이 해줘야 되는데 다 대가 끊긴 거죠.]
국립중앙의료원은 마취과 의료진을 추가로 뽑기 위해 2주 전 복지부에 예산 지원을 요청하고 채용 공고를 냈지만, 예산 지원에 대한 확답도 받지 못했습니다.
복지부는 의료원이 해결 방안을 찾는 중이라며 일단 기다려 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 영상편집 : 김병직, 디자인 : 강경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