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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내리듯 무너진 교량…지진 같은 진동과 분진" 주민들 불안

25일 안성 고속도로 붕괴 현장 인근 자택에서 붕괴 현장을 목격한 최모(70대) 씨가 사고 현장을 가리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25일 안성 고속도로 붕괴 현장 인근 자택에서 붕괴 현장을 목격한 최 모(70대) 씨가 사고 현장을 가리키고 있다.

"갑자기 교량 상판이 흘러내리듯 무너지면서 집이 흔들릴 만큼 진동이 심했어요."

경기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주민 최 모(70대) 씨는 "교량 구조물이 느리게 떨어지고 있어 처음에는 철거작업인 줄 알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그는 오늘(25일) 오전 9시 30분쯤 집 앞마당에서 반려견의 밥을 챙겨주다 붕괴 순간을 두 눈으로 목격했습니다.

최 씨는 "굉음과 함께 진동이 워낙 커서 처음엔 뭐가 뭔지도 모를 만큼 정신을 못 차렸다. 10초도 안 돼 교량 끝까지 연결돼 있던 장비와 상판 상당수가 사라진 것을 보고서야 큰 사고가 났다고 깨달았다"고 밝혔습니다.

최 씨의 주거지는 단독주택 10여 채가 모여있는 곳으로 주택 대부분이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9공구 교량 건설 현장과 직선 150m∼200m 이내로 가까운 위치에 있습니다.

오늘 두 아들과 아침 식사 후 쉬고 있던 박 모(40대) 씨 역시 "집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면서 갑자기 흔들려서 처음에는 지진이 난 줄 알았다"며 "곧이어 주민들이 우르르 밖으로 나오더니 곧 사이렌 소리가 들리며 소방차들이 도착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계속 공사 중이었지만, 평소에는 큰일이 없었다. 이번 사고가 큰 데다 우리 집이 현장이 워낙 가까워서 불안하다"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앞서 오늘 오전 9시 50분쯤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교량 연결작업 중 교각에 올려놓았던 상판이 무너져 내리면서 인부 10명 중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습니다.

사고 직후 소방청은 '국가 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사고 현장에 119 특수구조대, 119 화학구조센터 대원과 장비 등을 투입해 매몰자 구조 작업을 벌였습니다.

사고 현장이 걸쳐진 안성시 서운면과 천안시 입장면 주민들은 고속도로 붕괴 현장을 그대로 목격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목격자들은 굉음과 진동, 사고 직후 밀가루 같은 분진 가루가 연기가 솟구쳤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도림리 한 고물상에서 일하던 조 모(25) 씨는 오늘 차량에 실어둔 짐을 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가 쾅하는 굉음을 들었습니다.

조 씨는 "교각이 받치고 있던 상판 두 부분이 동시에 무너지고 있었다"며 "평소에 터널 뚫을 때 빼고는 큰 소리가 나는 공사 현장이 아닌데, 갑자기 큰 소리가 나서 무슨 일인가 했더니 다리가 무너지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인근 주민 성 모(77) 씨도 "폭탄 터지는 줄 알았다"며 "말도 못 하게 놀라서 소리가 난 곳을 쳐다봤더니 뿌연 연기가 마구 올라오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집에서 교량 위에서 사람들이 일하던 것을 종종 보곤 했는데, 추운 날씨에 새벽같이 일하러 나온 사람들이 사고를 당해 얼마나 안타까운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인근에서 밭일하던 다른 주민은 "연기가 나고 있어 불이 났나 했더니 다리가 무너져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주변 공장에 근무하는 이 모(46) 씨도 "공장 안에 있어 기계 소리 때문에 사고 당시 쾅하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면서 "앰뷸런스 소리가 너무 많이 나서 무슨 일은 있었나 했고, 이후 소식을 듣고 나와보니 교량이 무너져 있어 너무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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