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교황 병세 계속 위중…폐렴→패혈증 번질 위험에 긴장 지속

신자들이 교황이 입원한 병원 근처에서 기도하고 있다.
▲ 신자들이 교황이 입원한 병원 근처에서 기도하고 있다.

폐렴 진단을 받고 9일째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때 호흡곤란 증세를 겪는 등 병세가 계속 위중한 상황이라고 교황청이 밝혔습니다.

교황청이 교황의 입원 뒤 그의 병세를 설명하며 '위중하다'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일반적으로 의료진이 환자의 병세를 설명할 때 쓰는 '위중하다'(critical)는 표현은 종종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매우 심각해 즉각적이고 집중적인 의료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교황청은 또 프란치스코 교황이 호흡곤란을 보여 고용량 산소치료를 받았고, 혈소판감소증이 나타나 수혈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교황은 여전히 의식이 있는 상태로 병실에서 주변에 반응하며 일상을 소화하고 있지만, 현시점에서 예후는 불확실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의료진은 올해로 88세인 교황의 나이와 약화한 건강 상태, 기존의 폐 질환을 고려하면 그가 위험한 상태라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현재 프란치스코 교황이 양쪽 폐에 앓고 있는 폐렴 때문에 겪을 수 있는 합병증인 패혈증을 중대한 우려로 지목했습니다.

교황의 담당의 세르지오 알피에리 박사는 현지시간 21일 기자회견에서 교황에 있어서 가장 큰 위협은 호흡기에 있는 세균이 혈류로 침투해 패혈증을 유발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존) 호흡기 문제와 그의 연세를 고려하면 패혈증에 걸렸을 때 회복하기는 정말 어려울 것"이라며 교황의 쾌유를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알피에리 박사는 "교황이 자신의 상태가 위중하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이런 사실을 전하라고 우리에게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의료진은 전날 기준으로 교황에게 패혈증 징후는 없었다며 복용 약물이 잘 듣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날 혈소판 감소증이 나타난 점은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혈소판 수치 감소는 약물의 부작용이나 감염 등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편, 교황청은 와병 중인 교황이 사임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과 소문에 대응하고 나섰습니다.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이 사임한다는 소문은 "불필요한 것"이라며 정말 중요한 것은 교황의 회복과 복귀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통제되지 않은 루머가 퍼지고 몇몇 잘못된 발언이 나오는 건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사임과 관련한)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고 생각하며, 지금까지 그런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건강상 이유 등으로 생전에 자진 사임한 전임자 베네딕토 16세 교황을 높이 평가해 왔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이 직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할 경우를 대비해 사임 서한을 작성해 놓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기에 최근, 파롤린 추기경과 교황의 수석 교회법학자가 비밀리에 병원을 찾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교황이 사임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증폭했습니다.

교황청은 해당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교황은 이달 초부터 기관지염을 앓다 지난 14일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입원 초엔 '다균성 호흡기 감염'으로 복합적 임상 상황을 겪고 있다고 전했던 교황청은 지난 18일 흉부 CT 결과 양쪽 폐에 폐렴이 확인됐다고 알렸습니다.

지난 19일부터는 혈류 지표가 안정적이고 발열이 없는 등 교황이 회복 기미를 보이기도 했지만 의료진은 전날 병세가 위험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진단했습니다.

오는 23일까지 교황의 모든 외부 일정이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취소되면서, 교황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어오던 주일 삼종기도를 지난 16일에 이어 23일에도 집전하지 못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딥빽X온더스팟
SBS 연예뉴스 가십보단 팩트를, 재미있지만 품격있게!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연합뉴스 배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