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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 '우크라 영토 포기' 발언 오락가락…공화당서도 비판

미 국방, '우크라 영토 포기' 발언 오락가락…공화당서도 비판
▲ 12일(현지시간) UDCG 회의에 참석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청사진'과 관련해 오락가락하는 발언을 하면서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방장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올라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하루 전인 12일 나토 본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서 유럽 장관들에게 압박성 발언을 한 것과는 정반대의 태도였습니다.

당시 헤그세스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우크라이나의 국경을 2014년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비현실적인 목표임을 인정해야 한다"며, 유럽과 우크라이나에 '허황된 목표'를 버리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미국이 추진하는 협상의 '현실적 결과물'로 보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에 미군이 파병될 가능성도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이 같은 발언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밝히면서, 헤그세스 장관의 발언은 일종의 '미국발 종전 가이드라인'으로 해석됐습니다.

이에 유럽에서는 미국과 러시아가 '밀실 협상'을 통해 우크라이나 측에 양보를 강요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헤그세스 장관은 불과 24시간 만에 입장을 바꾸며 해명에 나섰습니다.

그는 "푸틴·젤렌스키 대통령과 대화에서 무엇을 허용하고 무엇을 허용하지 않을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 범위"라며,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하거나 하지 않을지, 어떤 양보가 이뤄질지 선언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공화당 내부에서도 헤그세스 장관이 실수를 저질렀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상원 군사위원장인 로저 위커(공화·미시시피) 상원의원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훌륭한 국방부 장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번 브뤼셀 회의에서는 초보적인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했습니다.

위커 상원의원은 헤그세스 장관의 첫 발언이 외교적 경험 부족에서 비롯된 실수라고 지적하며, "첫 회의를 앞두고 무엇에 동의하는지를 말하지 않는 것은 상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연설문을 누가 썼는지 모르겠지만, 터커 칼슨이 쓴 것 같은 내용 아닌가. 칼슨은 바보"라고 비꼬았습니다.

터커 칼슨은 푸틴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온 우파 평론가입니다.

NYT는 헤그세스 장관의 발언과 위커 상원의원의 비판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공화당 내부의 분열과 불확실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습니다.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세계 질서의 수호자를 자임하는 미국의 대외정책을 지지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 방식은 기존 공화당의 입장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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