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곽종근 전 특수전 사령관이 계엄 이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서로 말을 맞추자는 제안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한 걸로 저희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곽 전 사령관은 옥중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으로부터 회유를 당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이 내용은 김지욱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비상계엄 해제 뒤 핵심 군 장성들은 계엄 선포 사실을 "대통령 담화 방송을 보고 알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곽종근/전 특수전사령관 (지난해 12월 김병주TV) : TV를 틀어놓고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 바로 자막으로 떠서 그걸 보고 알았습니다.]
[이진우/전 수도방위사령관 (윤 대통령 5차 탄핵심판 변론기일) : (증인은 계엄을 선포한다는 사실을 대통령 TV 담화로 처음 알게 된 것이죠.) 네.]
이렇게 사령관들이 한목소리를 낸 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입을 맞추자는 제안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주변에 털어놓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곽 전 사령관은 "계엄 해제 뒤 여 전 사령관이 'TV를 보고 계엄 선포를 알았다'고 얘기하자고 제안했다"며 "이로 인해 모든 진술의 출발점이 꼬였다"고 아쉬움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검찰 특수본은 사령관들이 말을 맞춘 정황이라며 한 특전사 간부가 휴대전화에 작성한 메모를 공개하기도 했는데, 연락을 받은 당사자인 곽 전 사령관이 실제로 입 맞추기 시도가 있었다는 걸 인정한 겁니다.
관련해 여 전 사령관 측은 SBS 기자에게 구체적인 건 TV를 보고 알게 됐다는 기존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국민의힘에서 곽 전 사령관이 민주당에 회유당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오늘(14일) 4쪽 분량의 옥중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에 이용당하거나 회유당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사실에 기초해 증언했다고 반박했습니다.
계엄 해제 다음 날 김용현 전 국방장관으로부터 "비화폰은 녹음이 되지 않는다, 당당하게 하라"는 전화를 받았는데, 오히려 이 얘기를 듣고 검찰에 자수서를 작성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대통령으로부터 '의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을 수정하거나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전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