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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90분 통화, 바로 푸틴이 원했던 것" 러시아 반색

"트럼프와 90분 통화, 바로 푸틴이 원했던 것" 러시아 반색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눈 90분간 통화가 바로 푸틴이 원했던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3일 "'푸틴이 기다리고 있었던 바': 트럼프와 통화 후 환호하는 모스크바"라는 제목의 분석기사에서 이런 러시아 당국의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러시아 대외정책 담당기관 소식통은 가디언에 "트럼프와 직접 통화하는 것이 바로 푸틴이 기다리고 있었던 바"라며 "협상의 시작에 불과하긴 하지만, 푸틴이 1라운드를 이겼다"고 말했습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3년간 대규모 병력 손실과 경제적 압박 심화 등으로 종종 정권의 위기를 맞는 듯했으나, 트럼프와의 통화를 계기로 모멘텀이 확고히 자기 쪽으로 기운 것을 느끼게 됐다는 것입니다.

이번 통화는 또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을 제쳐놓고 러시아와 미국, 양 강대국이 우크라이나의 운명을 결정하자는 푸틴 대통령의 오랜 비전이 모습을 드러내는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푸틴은 참을성을 유지했고 굽히지 않았다. 대신, 자신을 둘러싼 세계가 변화하는 것을 기다렸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등장을 거론했습니다.

이어 "이제 푸틴의 주된 초점은 트럼프이며 다른 사람들은 중요하지 않다"며 "푸틴의 다음 행보는 트럼프와 밀실 회의를 할 기회를 확보해서 그의 주장을 더욱 강하게 내세우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머지않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트럼프와 푸틴이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의 친정부 평론가들은 트럼프가 12일 푸틴과 통화한 다음에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한 점을 들어, 트럼프가 푸틴과 대화를 나눈 사항을 젤렌스키가 수용할 수밖에 없도록 사실상 압박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모스크바로 초대한 점도 의미가 깊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크렘린궁 측은 초대 일정이 5월 9일 제2차대전 전승절 열병식에 맞춰졌을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푸틴 옆에 앉아 모스크바 전승절 열병식을 참관한다는 것은 한때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모습이었지만, 이제는 현실성이 전혀 없는 얘기라고는 할 수 없게 됐으며 현실화될 경우 푸틴을 고립시키려고 했던 서방 측의 노력에 치명적 타격이 될 것이라고 가디언은 설명했습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에서 푸틴의 궁극적 목표는 세계 질서를 재편하는 것'이란 제목의 분석기사에서 러시아의 목표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자체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러시아라는 점을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 관영매체는 2022년 2월 말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개시한 지 약 48시간 후에 실수로 미리 준비했던 기사를 올렸다가 이를 깨닫고 1분 만에 삭제했습니다.

당시 기사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순조롭게 이뤄지는 것을 전제로 미리 준비됐으나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고 있던 상황에서 실수로 송고됐던 것으로 보입니다.

기사에는 "새 세계질서가 우리 눈앞에서 탄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군사작전은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 돌아왔다. 이것은 우크라이나의 국가성이 청산된다는 것이 아니라, 재편되고 재확립돼 러시아 세계의 일부라는 자연스러운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뜻한다"는 주장이 실려 있었습니다.

더타임스는 이 기사를 인용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서방에서는 주로 영토 싸움으로 비치지만, 모스크바의 궁극적 목표는 우크라이나를 굴복시키고 글로벌 질서를 재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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