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피의자인 40대 교사는 사건 며칠 전부터 수차례 공격적인 행동을 보여왔습니다. 학교 컴퓨터를 부수는가 하면, 동료 교사를 폭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 교사를 학생들과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지만, 학교와 교육 당국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전형우 기자입니다.
<기자>
정신질환 등을 이유로 병가를 반복했던 A 교사는 지난해 12월 초 휴직을 신청했습니다.
6개월간의 휴직이었는데,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12월 말에 돌연 복직했습니다.
병이 회복됐다는 내용의 의사 진단서를 학교에 제출한 직후였습니다.
[최재모/대전교육청 교육국장 : 정신과 의사의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됐다는 소견이 붙어 있는 상황에서 저희가 그걸 신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A 씨는 이번 달 들어 반복적으로 이상 행동을 보였습니다.
사건 닷새 전인 5일에는 속도가 느리다며 학교 컴퓨터를 부쉈고, 다음 날에는 교실에서 불을 끈 채 웅크리고 있다가 동료 교사가 말을 걸자, 팔을 꺾고 목을 잡아채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 보였습니다.
학교 측은 그러나 A 교사에게 구두로 주의를 줬고, 교감 옆자리에서 근무를 시키는 정도의 조치만 내렸습니다.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교육청은 사건 당일인 그제(10일) 오전에야 장학사를 학교에 보내 조사를 벌였습니다.
A 교사의 공격적인 행동에 따른 위험성을 확인한 뒤 휴가나 휴직 등을 통해 학생들과 분리조치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학교 측에 제시했습니다.
[최재모/대전교육청 교육국장 : 연가라든가 병가를 통해서 일단 분리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학교 관리자에게 줬고.]
하지만, A 교사에 대해서는 대면 조사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최재모/대전교육청 교육국장 : 해당 교사가 매우 불안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학교 관리자가 간접적인 소통을 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대면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학교와 교육 당국 모두 조사 이후 A 교사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서 반나절도 안 돼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 겁니다.
늑장 조사와 소극적인 대처로 참변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은 더욱 커질 걸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전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