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명한 행정명령 펼쳐 보이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한국에도 예외 없이 적용됩니다.
이에 따라 한국이 2018년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철강에 적용받던 기존 면세 쿼터는 폐기됩니다.
이번에 발표된 새 관세는 다음 달 12일부터 시행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10일 오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포고문에 서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인 2018년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철강 제품에 25% 관세를, 알루미늄 제품에 10% 관세를 각각 부과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당시 미국과 협상을 통해 별도 합의를 도출한 뒤 그동안 대미 철강 수출에서 263만 t 물량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받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에서 한국,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 회원국, 일본, 영국 등 집권 1기 때 25% 관세 예외를 적용했던 국가들을 열거하면서 이들 국가와의 합의가 국가 안보 우려를 해소하는데 효과적이고 장기적인 대안을 제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등과의 관세 예외 합의는 다음 달 12일 오전 0시 1분부터 효력을 상실하며 같은 시각부터 새롭게 발표한 방침을 적용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지난 4일부터 10%의 추가 관세를 적용한 데 이어 국가를 가리지 않는 보편 관세 성격의 관세를 일부 품목에 도입함에 따라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포고문에 서명한 후 "우리는 친구와 적들로부터 똑같이 두들겨 맞고 있었다"고 밝힌 뒤 "우리의 위대한 산업들이 미국으로 되돌아오도록 해야 할 때"라며 "외국 땅이 아닌 미국에서 철강과 알루미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호주에 대해선 일부 관세 면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취임 후 첫 통화를 한 후 호주가 몇 안 되는 미국의 무역흑자 상대국이라며 "우리가 이 점을 크게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앨버니지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호주에 대한 (철강·알루미늄 관세) 면제를 요청했다며 협상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철강·알루미늄 관세 적용 대상에 완제품도 포함된다고 전했습니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2018년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주로 가공을 거치지 않은 철강재와 1차 알루미늄에 초점을 맞췄다면, 새로운 관세는 자동차, 창틀, 고층 빌딩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되는 압출물과 슬래브와 같은 품목을 포함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자동차 등에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습니다.
"앞으로 4주 동안 아마도 매주 (관세 등 무역 관련) 회의를 할 것"이라며 "앞으로 몇 주간 철강과 알루미늄뿐 아니라 반도체와 자동차, 의약품에 대해 들여다볼 것이며, 그 외 다른 두어 개 품목에 대해서도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우리나라로 많은 일자리를 가지고 오는 것이 될 것"이라며 "자동차는 매우 크고 중요한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와 반도체도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럴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앞으로 이틀 사이에 각국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율만큼 상대국 제품에 관세율을 부과하는 개념의 '상호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재확인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