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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빈소도 못 가요" 강풍·한파에 뱃길 끊긴 섬마을 주민들

"어머니 빈소도 못 가요" 강풍·한파에 뱃길 끊긴 섬마을 주민들
▲ 전남 신안군 가거도 바다

광주·전남에 연일 내리는 눈과 강풍으로 장기간 뱃길이 끊기는 등 주민들의 크고 작은 불편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전남 신안군 가거도항에는 거센 파도가 이는 가운데 어선 몇 척만이 정박한 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육지로 가는 유일한 배 운항이 기상 악화로 지난 1일부터 중단되면서 섬으로 돌아오는 이도, 나가는 이도 없습니다.

바람에 민감한 해상교통의 특성상 높은 파고 때문에 뱃길이 끊기자 주민들은 며칠간 육지에 발을 딛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거도와 육지를 자주 오가는 한 주민은 어제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접했지만, 육지에 있는 빈소에 가지 못하고 있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안타까운 마음에 위로를 건네도 뱃길이 열리지 않는 이상 어머니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집에서 홀로 슬픔을 달래고 있습니다.

여객선 통제뿐만 아니라 낚시객들을 태우거나 고기잡이에 나서야 하는 이들도 며칠째 배를 띄우지 못해 속만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기상 악화로 뱃길이 끊기는 일은 다반사였지만 유난히 올해 날씨가 좋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고승권 가거도 1구 이장은 "지금 상태로 10일까지 배가 안뜰 수도 있는데 급하게 육지로 가야 할 사람들이 못 나가고, 어업인들은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일도 못 하고 있어 답답한 심정"이라며 "올해는 유난히 날씨가 오락가락해서 더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섬이라 식수난이 심한데 날씨도 추워져서 수도관이 얼어버리니 물이 더 귀해졌다"며 "지원을 받고 싶어도 배가 뜨지 못해 대책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전남 도서 지역을 오가는 해상교통 중 2항로, 3척이 통제되고 있습니다.

또 계속 쏟아지는 눈에 구례 노고단, 무안 청수길, 진도 두목재 등 전남 고갯길 5개 구간에서 차량 통행이 전면 제한되고 있으며 국립공원 4곳(지리산전남, 내장백암, 다도해서부, 월출산)의 입산도 금지됐습니다.

연일 폭설이 내리는 광주에서는 교통 불편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밤사이 눈이 가득 쌓인 출근길에 차량은 엉금엉금 기어야 했고, 낮에 녹은 눈이 다시 얼어 빙판길이 되는 퇴근 시간에도 차량 정체가 극심해졌습니다.

어제 광주 서구 유촌동에서는 한 시민이 "아무리 기다려도 마을버스가 오지 않는다"며 광주시에 민원을 접수하기도 했습니다.

시내버스 운행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오전 8시 기준 광주 시내버스 44대(11개 노선)가 단축하거나 우회 운행했습니다.

광주·전남에 내린 눈은 오후 들어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밤부터 시간당 1~3㎝ 규모로 강하게 내리면서 당분간 폭설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사진=고승권씨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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