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오늘(6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123억7천만 달러(약 17조9천억 원) 흑자로 집계됐습니다.
12월끼리 비교하면 역대 최대이고 월간 기준으로도 역대 3위의 기록입니다.
이에 따라 작년 연간 누적 경상수지는 990억4천만 달러 흑자로, 2023년(328억2천만 달러)의 3배를 넘어섰을 뿐 아니라 한은의 연간 전망치(900억 달러)도 웃돌았습니다.
연간 기준 경상수지 흑자 역시 지난 2015년에 이어 역대 2위 규모입니다.
![월별 경상수지 추이 (사진=한국은행 제공, 연합뉴스)](http://img.sbs.co.kr/newimg/news/20250206/202036733_1280.jpg)
12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104억3천만 달러)가 전년 12월(86억6천만 달러)이나 전월(98억8천만 달러)과 비교해 모두 늘었습니다.
수출(633억 달러)은 1년 전보다 6.6% 늘었습니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 증가세가 이어지고 승용차·화학공업제품 등 비IT 품목의 감소세가 둔화하면서 수출 증가율이 11월(0.8%)보다 높아졌습니다.
품목 중에서는 통관 기준으로 정보통신기기(37.0%)·반도체(30.6%)·철강제품(6.0%)이 늘었고, 지역별로는 동남아(15.4%)·EU(15.2%)·중국(8.6%)·일본(6.1%)·미국(5.5%) 대상 수출이 모두 호조를 보였습니다.
수입(528억7천만 달러)은 4.2% 불었습니다.
원자재 수입(-9.6%)은 줄었지만 자본재(24.4%)·소비재(1.2%) 등을 중심으로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품목별로는 가스(-26.6%)·원유(-23.3%)·석탄(-10.6%) 등이 뒷걸음쳤고, 반대로 수송장비(59.2%)·반도체제조장비(42.6%)·비내구재소비재(7.5%) 등의 수입은 늘었습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수출이 15개월 연속으로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에 앞으로 증가세를 유지해도 규모가 많이 늘지 않으면 기술적으로 증가율은 떨어질 것"이라며 "그렇다고 수출이 안 좋은 건 아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올해도 상당 기간 고사양 반도체를 중심으로 IT 부문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줄겠지만, 여전히 상당히 큰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고사양 반도체와 달리 범용 반도체는 경쟁 심화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서비스수지는 21억1천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습니다.
적자 규모가 전월(-19억5천만 달러)보다는 크지만, 전년 같은 달(-29억8천만 달러)과 비교하면 줄었습니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여행수지가 9억5천만 달러 적자였습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11월 24억1천만 달러에서 12월 47억6천만 달러로 크게 늘었습니다.
특히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증권 투자 배당 소득을 중심으로 35억9천만 달러에 이르렀습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2월 중 93억8천만 달러 불었습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69억5천만 달러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12억3천만 달러 증가했습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8억6천만 달러 증가하는 동안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주식 위주로 38억 달러 감소했습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경제전망 당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800억 달러로 예상했습니다.
이달 25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합니다.
신 국장은 "올해 경상수지 흐름에서 가장 중요한 리스크 요인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통상 정책과 그에 대한 주요국 반응"이라며 "시기와 강도를 계속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1월 통관 기준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섰지만, 경상수지까지 적자를 기록할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월별 금융계정·자본수지 추이 (사진=한국은행 제공, 연합뉴스)](http://img.sbs.co.kr/newimg/news/20250206/202036732_128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