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최대 압박' 카드를 꺼내 든 것에 대해 이란은 이를 비난하면서도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는 것은 가능하다며 협상 여지를 열어뒀습니다.
국영 IRNA 통신 등 이란 매체에 따르면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현지시간 5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최대 압박' 정책은 이미 실패로 판명 났으며, 이를 다시 시도하는 것은 또 다른 패배로 귀결될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락치 장관은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면, 이는 달성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의 헌신적 회원국으로서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이 매우 명확하다"며 "최고지도자의 파트와(칙령)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이란의 핵무기 금지 원칙으로 받아들여지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파트와' (종교지도자의 칙령 또는 이슬람 율법 해석)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지난 2003년 대량살상무기(WMD)를 금지한다는 파트 와를 발표했습니다.
그는 2010년에도 "핵무기를 포함해 화학무기, 생화학 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는 인류에 심각한 위협"이라면서 "이에 맞서기 위해 기꺼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이날 모하제라니 이란 정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협상 가능성을 내비친 데 대한 취재진 질문에 "우리나라 외교 정책은 국가와 국민에 대한 존엄성, 지혜, 국익 3가지에 기반한다"며 "이는 다른 나라와 관계에 적용된다"고 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에 대한 최대한의 경제 제재를 부과하고 기존 제재 위반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도록 재무부에 지시하는 내용의 각서에 서명했습니다.
이 각서에는 재무부와 국무부에 이란의 석유 수출을 제로(O)로 만들기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트럼프는 각서에 서명하면서 "희망하기는 우리가 이(조치)를 많이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우리가 (협상을) 할 수 있는지 보겠다. 우리는 이란과 협상을 할 수 있고 모든 사람이 함께 행복하게 살 수도 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선거 운동 등에서 전임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면서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진전됐고 이란의 지원을 받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때에도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2018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강도 높은 제재를 복원하는 등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정책을 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